brunch

지금 나의 생각들

기록은 좋은 거라니까?

by 제나블
AM 4:50

이 시간은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나의 알람시간이다.

새벽같이 일어나는 이유는 하나다. 나를 지키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느긋한 그녀들“ 미라클모닝 클럽에 참여한다. 약간 불량하지만 나름 클럽장.

인원은 단출해 보이는 2명으로 운영된다.

우리는 아침에 각자의 일을 하고 잠시 대화를 한다.


그렇게 나의 하루는 시작한다.

그러곤 운동을 하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보내고 나의 일을 한다.

때로는 서예도 하고 자이언트플라워를 만들기도,

서평을 쓰거나 누군가를 만나고,

아이들에게 내 시간을 쏟은 뒤 하루를 마감한다.


단조로운 듯한데… 난 왜 시간에 허덕일까.

평범하게 보낸 듯 한 시간 속에서 하루를 마감할 땐 해결하지 못한 일들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곤 한다.


난 정말 바쁜 걸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솔직히 시간은 만들면 만들 수 있잖아.

그냥 난 계속 익스큐스 하고 있는 것뿐이다.


과연 진짜 하고 싶은 일 맞아?

몇 년간 질질 끌던 일의 마무리가 코앞에 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 할 다른 일도 남아있다.

그래도 한 가지라도 끝맺을 수 있다는 게 어디야..

이렇게 기회의 끈을 하나 만들고 있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하다.

계속 끌어왔으니 마무리를 지으려 하지만

과연 이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인 걸까?


어제 하루 동안 2가지 일을 권유받았다.

분야가 다른 두 가지 일에 어지러웠다.

지금까지 내가 해 왔던 일도 아니고,

내가 실컷 벌리고 수습 못하고 있는 길도 아니고,

지금 마무리 짓는 일과도 상관이 없다.


그렇다.

난 지금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른다.

그냥 될 대로 흘러가라지, 흥 하면서

꾸준히 그냥 걷고 있는 거다.

과연 이거 맞는 거니!!??


나로서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

나는 이 사이에 놓인 사다리줄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

때로는 나에게 죄책감이 들어 눈물이 나기도 하고,

역할을 다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울적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 사이 나는 방전이 되어

내 할 일 다 못하고 미루곤 한다.

이도 저도 안 되는 내 시간들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


그래서 난 뭘 하고 싶은 거야?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들은 왜 이렇게 다 부러운데?

다 해야만 할 것 같은데 못해서 조바심이 나는 건 아냐?

그런데 왜 시작하진 않지?

부러워만 하는 건 무슨 심리야?

시작 찔끔하고 흐지부지하는 것은?

정신 차려.


기록

기록을 해야 한다고 늘 느끼고 있다.

경험한 일들을 기록하지 않으면 휘발되잖아.

알면서 찔끔해보고 계속 미루고 있다.

이거 끝내고… 저거 끝내고…

아직 본격적으로 할 준비가 안되었어..

갖가지 이유를 대고 있다.


불렛 저널 해보겠다고 책도 사고

의욕적으로 시도도 해봤는데…

그냥 좋아 보이는 건 다 따아해야 하는 성격인가?

기록이 중요한 것을 알긴 하니까,

정말 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고 싶은 건가?

점점 모르겠다.


심지어 모닝페이지를 쓰다 멈추니 더욱 어렵다.

기록이라는 모든 것들이..


그럼에도 다시 기록을 해 보고 싶다.

생각정리를 할 수 있는 좋은 수단.

나를 알아갈 수 있는 방법.

문자로 전수되는 다양한 문화유산의 산물, 기록.


빠르게 메모해도 좋다.

내 생각들이 휘발되기 전 꼭 남겨두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쩌다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