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형 인간의 AI 옷장

2023년 5월 9일의 좋음

by 김젠비



내 차 창문에 낀 꽃가루와 먼지는 안 좋음. 세차를 할까 했는데 주말에 또 비 온다네...?

하지만 아침 출근길에 차에서 내려서 (비록 잘 안 보일지라도) 사진으로 찍어두고 싶었던 오늘의 코디는 좋음.


소재가 탄탄한 으네 핑크아이보리 툭빼셔츠가 마음에 들었던 것도 맞다.

그런데 그보다 더 좋은 건 요즘 사용 중인 AI 디지털 옷장 앱 #에이클로젯


에이클로젯(A-Closet)이란?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옷장 플랫폼
본인이 가진 옷들을 아이템별로 사진 찍으면 인공지능이 알아서 누끼를 따고 카테고리 분류를 해준다. 브랜드나 소재, 색감, 계절 등을 작성자가 보완해서 분류할 수도 있다.
이렇게 등록한 옷들을 데일리 코디 기록으로 남길 수도 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인공지능이 나의 옷 사용 패턴을 분석해 준다. 예컨대, 어떤 옷을 자주 입었다든가, 어떤 옷은 해당 계절이 지나가는 동안 안 입었다든가, 주로 활용하는 색감, 소재 등등.



나는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고 내 생각에 옵티멀리스트 정도는 된다. 여기에 수납 정리정돈에 대한 집착, 그리고 약한 통제 욕망이 있는 사람. 패션에는 관심이 아주 없는 건 아닌데, 코디와 착용에 열정을 쏟기에는 귀찮다.


이런 인간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사두고서 그냥 눈길 가고 손 가는 대로 입고, 그러다가 한 계절이 지났는데 내가 귀찮아서 또는 잊고 있어서 잘 활용하지 못한 옷이 보이면 그게 꽤나 마음이 불편하다. 아마도 이건 ‘내가 내 일상과 물건들을 온전히 파악하고 통제하고 싶은데 그게 안 돼서’가 아닐까, 라고 셀프 야매 진단을 해본다.


작년 봄에 시즌오프 세일을 할 때 미리 사둔 가을용 롱 스커트를 옷장 안에 고이 걸어뒀다가 여름이 지난 동안 까맣게 존재를 잊어버리고 같은 제품을 (심지어 같은 색상으로!) 겹치게 구매를 하고 나서 - 이 심기 불편이 정점을 찍었다.


내가 보유한 모든 물건이 한눈에 보고 싶어. 그런데 이를 위해서 맨날 옷장에 대해서 생각하고 연구하고 싶지는 않아. 내 머릿속에 단순하게 체계화된 로드맵이 있었으면 좋겠어. 무엇을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가 그려지고, 무엇이 불필요한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이런 나에게는 그야말로 딱 맞는 AI 디지털 옷장.

내가 가진 모든 물건을 분류해서 DB화할 수 있고, 이를 기록해 둘 수 있고, 또 뭔가를 살까 말까 싶어질 때 ‘대체재가 있는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고. 이런 앱을 진작에 활용했더라면 아마도 작년에 같은 스커트를 (다시 말하지만 심지어 같은 색상으로!) 무지성 중복 구매할 일도 없었겠지. 이런 보람에 비하면 마음먹고 시간 내서 옷들을 사진 찍어서 분류해 두는 것쯤은 일도 아니야.


... 라고 나는 생각하는데 이 이야기를 회사 동료들에게 했더니 100% 반응이 ‘어우, 그런데 그거 일일이 다 사진 찍어야 하는 거잖아요 (귀찮아서 못해요)’였음.


남한테 무지성 강추는 못 하겠다. 그런데 나는 너무 좋아. 그러니까 굳건하게 이걸 오늘의 좋음으로 기록해야지. 그리고 아래는 오늘의 코디 기록!




나만 아는 뿌듯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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