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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나 May 17. 2023

한줌책평 | 탁월함의 발견 by 김민기

탁월함, 자아성찰, 좋지. 좋은데...



오며 가며 오디오북을 꽤 듣는 편이다.


종이책이나 전자책과는 달리 하이라이트, 밑줄, 기록 등을 안 하면서 청각만 열어놓고 스르륵 듣는다. 대개 운전 중에 들으니까 어떤 내용이나 글귀가 마음에 남더라도 그때 잠시 기억했다가 나중에는 놓쳐버리기 일쑤다. 다시 찾아보려고 해도 정확한 타이밍이 북마크를 해놓은 게 아닌 이상, 되돌려감기와 건너뛰기까지 해서 찾아내기에는 번거롭다.


심지어 종이책이라면 그럭저럭 읽었을 내용이라거나, 예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고전이라 해도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바로 성우의 목소리 연기. 이래저래 초반만 듣다가 꺼버린 오디오북들도 다수.


이런 책들은 금방 기억에서 잊힌다. 책 속의 문장 단 하나라도 남기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시간이 많이 지나면 ‘어라, 내가 이 책을 읽었던가’ 싶어질 때조치 있다.


그렇다고 지금 편안하게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사용하는 오디오북을 갑자기 각 잡고 메모하면서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짧게 짧게 이러저러했다는 한줄평 정도는 남겨보기로 했다. 꼭 ‘한 줄’이 아니라 해도 형식과 길이에 구애받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끄적이는 그런 도서평 같은 것.


어쨌든 기록은 재미있고 뿌듯하니까 :)






윌라 오디오북




보다시피 오디오북의 10% 정도만 듣고 쓰는 후기. 그리고 현재로서는 끝까지 더 듣거나 전자책, 종이책 등으로 독서를 이어나갈 생각은 없다.


음, 그러니까 좋은 내용... 은 맞아.

평범함 속에도 탁월함은 분명 존재한다.

그 탁월함이라는 가치는 발견하는 자의 몫이다.

내가 나를 알고, 나를 충분히 경험해봐야 한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화려하게 기교 부린 문장이 아니라 짧고 담백하고 정직한 문장에 꾹꾹 눌러 담아낸 것도 장점이다.


그런데 그런 ‘말들의 연속’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어쩌면 이 책을 종이책으로 읽었더라면, 청각이 아니라 시각으로 접했더라면, 기억에 담아두고 마음을 의지할 만한 문장들을 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오디오 콘텐츠인데 나는 이러저러했다, 이러저러할 것이다, 이러저러해야 한다, 라는 내용이 이어지니까 아무래도 와닿지 않았달까.


그와 동시에 -

내가 쓰는, 혹은 쓰게 될, 또는 쓰고 싶은 글은 어떤가... 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채워 넣는 것이 아니라, 읽는 (또는 듣는) 이를 고려하고 상상해서 보다 정교하게 기획해야 할 터인데. 휴, 그걸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막막하네.


책으로 시작해서 자아성철형 고뇌로 끝나네. 여하튼 이 오디오북은 여기에서 중단. 훗날 다른 형태로 다시 만나게 되려나. 그때는 와닿는 바가 다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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