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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댄싱인더레인 Nov 16. 2021

Episode5. 한 단계 레벨 업

시험관 시술의 시작 '난자 채취'

 시험관(체외수정)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큰 흐름은 이렇게 진행된다.


우선 난포를 키운다. 인공수정 때보다 많이!

난포를 많이 키우기 위해 주사를 여러 가지 쓰게 되는데 주사마다 약간씩 사용법이 달라서 유튜브를 보며 하나씩 클리어해나간다. 놓는 시간도 매일매일 알람을 맞춰놓고 지킨다. 난포를 키우면서 어느 정도 컸는지 수시로 의사 선생님께 확인받는다. 과제 검사받는 학생처럼.


어느 정도 컸다 싶으면 난자가 조기 배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주사가 등장한다. 병원에서 주사를 한가득 받아와 하루하루씩 놓다 보면 어느새 바닥이 보인다.  안에 있는 여러 개의 난자들이 나올 준비를 마칠 때가 온 것이다.


 주사 외에도 난자를 키우는데 좋다는 여러 가지 것들을 했는데, 우선 영양제를 매일 잘 챙겨 먹었다. 코큐텐과 임신 준비할 때 꼭 복용해야 한다는 엽산을 충분히 섭취했다.


 그리고 남편과 많이 걸어 다녔다.

걷는 게 혈액순환에도, 난자를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하루에 만보 걷는 걸 목표로 동네 산책을 매일 했다. 남편도 같이 걸으려고 일부러 회사 퇴근도 최대한 빨리하고 집에 와서 쉬고 싶을 텐데도 함께 걸었다.


걸으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아기를 낳기 전에 겪고 있는 이런 과정들이 나중엔 다 추억거리가 될 거라고. 아기를 태우고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부부들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그러다 우리도 나중에 저러고 있을 텐데, 시간의 문제일 뿐이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난자 채취는 난포들이 어느 정도 크기가 되면,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고 2일 뒤에 이루어진다. 남편도 이날 함께 병원에 가서 정자 채취를 한다.


난자 채취는 수면 마취를 하는 시술이라 신경 쓰인 것도 있지만, 하고 나서 복수가 차거나 난소가 붓는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해서 하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30분 정도 뒤에 채취가 끝나고 시술실에서 나와서 누워 있는데, 이제 무사히 1단계는 끝났구나 홀가분하면서도 난자가 몇 개 채취되었을지, 모두 수정이 잘 되어야 할 텐데...라는 또 다른 걱정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당일에 의사 선생님께서 몇 개의 난자가 채취되었는데 이중 성숙 난자는 몇 개, 미성숙 난자는 몇 개라며 알려주셨다. 수정 결과는 일주일 뒤에 병원에 오면 알려준단다.


 일주일 뒤 병원에 갔더니 최종 수정된 배아 개수는 몇 개고, 6일 배양, 4일 배양 각각의 개수를 알려주셨다.

듣는 순간 인터넷에서 찾아봤을 땐 3,5일 배양만 나오던데 왜 그렇지 의문이 들었는데, 그게 세포분열 속도가 좀 느려서 4,6일 배양이라고 해도 3,5일 배양에 가깝다고 했다.


흠... 그 말을 듣자마자 뭔가 마음에 걸렸다. 배아의 세포 분열 속도는 중요한 건데 혹시 배아 상태가 건강하지 않은 건 아닌가 하고. 마음을 편하게 먹자고 다짐하다가도,

그게 쉽지가 않다.


시험관 시술은 걱정의 연속인 것 같다. 

어쩌면 난임 생활은 수많은 걱정 중에서도

하나의 희망을 건져 올리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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