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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길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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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Oct 10. 2021

미국 교환학생_ 설렘

신대륙에 발을 딛다

푸른 잔디밭의 넓은 운동장. 길 위의 표지판도 영어이고 길 위의 소음마저 낯선 언어로 가득했다.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딛는것. 그것은 무한한 설렘을 가지고 있다.


여중.여고.여대를 나와서 딱히 이렇다 할 재미라곤 없었던 내 삶이 360도 바뀌었던 때였다.

미국 교환학생. 미국 캠퍼스라니. 기숙사 생활이라니.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로 가득차 있던 이 곳은 나에게 엄청난 흥분을 줬다.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내 머릿속 상상은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서 '와~미국이다' 외치는 것으로 항상 끝이였다. 물론 빈약한 상상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옛날 옛적 사람들이 지구가 네모나다고 믿고 그 지구의 끝에는 낭떠러지 뿐이라 믿었던 것처럼.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땅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탓이었다.

짧은 홈스테이를 거쳐 친절한 미국 홈스테이 할아버지가 학교까지 드라이브를 해주셨고, 나는 잠깐씩 스치는 미국 캠퍼스의 풍경에 눈에 하트를 품고 반해있었다. 잔디밭 위에서 학생들이 운동을 하거나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다니는 드라마와 영화에 나오는 미국 캠퍼스 풍경이 펼쳐져있었고 이 곳에 내가 살게 될거라는 점은 감격 그 자체였다. 물론 실제 인생에는 한글자막이 없기 때문에 미국사람들이 건네는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다는 점은 혼돈 그 자체로 눈물나왔지만 말이다.


캐리어를 들고 기숙사에 처음 도착했을때 만났던 건 두명의 소년들이었다.

한명은 가히 명화에 나올법한 갸날픈 미소년 느낌의 금발머리 외국애였고, 다른 한명은 헝크러진 갈색 머리에 장난기스러운 행동으로 가득한 소년이었다. 상반신을 탈의한채 커다란 이불을 둘둘 둘러쓰고 자기들끼리 장난치며 기숙사 복도를 걸어가는 애들을 보면서. '우와 진짜 미국이구나' 싶었다. 상반신 탈의가 저렇게 자연스럽다니...그 애들은 안녕 하고 가볍게 인사하고 지나갔다.


긴 복도마다 방들이 있었고 여자방 바로 옆에 남자방이 있는 등 구분이랄것도 없이 섞여있는 모습에 쇼크를 또 받았다. 별명이 수녀님이란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던 내가 이곳에서 잘 살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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