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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Oct 25. 2021

마음이 복잡한 날엔 걷고싶으니까

답답한 날이 있다.

그럴때면 일부러 몇정거장 정도 되는 길을 걸어서 온다.

길을 걸으면 복잡하게 엉켜있던 답답한 감정과 생각의 실타래를 조금씩 헝클어 풀어내는 기분이 든다.

그래. 그랬다.

스페인에서 순례길을 걷고 난뒤. 나는 화가나거나 답답할때면 걷는 습관이 생겼다. 호주에선 스토리브릿지라는 무지갯빛 조명으로 빛나는 강가를 따라서 걸었고, 캐나다에서도 낙엽을 밟고 눈비를 헤쳐가며 그렇게도 걸었다. 차가운 바람에 뺨이 서늘해지도록.


때론 화가나서. 때론 행복하고 즐거워서.

좋았을때도 나빴을때도. 주체할 수 없는 감정들을 정리하고 싶어서 걸었다.

설레는 마음이 있었을때도, 침울했던 때도. 그냥 다.


걸을때는 현재에 집중하게 되는 점이 좋다. 과거도 소용없고, 한치앞도 알수 없는 미래도 내게 손을 뻗지 못한다. 그저 걷고 걷는 내가 있다. 마음이 복잡한 날에는 그래서 걷는다. 어쨌든간에. 지금 걸어가고 있는 내가 중요하니까.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과, 길거리에서 펼쳐지는 사람들의 소음. 나를 둘러싼 현재의 것들.


단순하고 단순하게. 하나씩 풀려나갔으면 좋겠는 마음 속의 실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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