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by 온지엽

브루노는 까치발을 하고서 방 안을 들여다본다. 아빠가 허락 없이는 들어오지 마라던 바로 그 방 안이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앉아있다. 그중에는 브루노의 아빠도 있다. 빔 프로젝터가 비춘 벽에는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들과 장난꾸러기 남자아이들이 징검돌 위를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아이들은 웃고 있다. 어른들도 웃고 있다. 화면 속 농장에는 카페가 있고 여유로우며 또 활기차다. 영화가 끝나자 군인들은 박수를 친다.

브루노는 시선을 황급히 거둔다. 브루노에게는 단짝 친구가 있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슈무엘. 그 아이는 그러나 그곳이 농장이 아니라고 했다. 군인들이 사람들의 옷을 싹 다 뺏어갔다고 했다. 브루노는 자신의 아빠가 군인이라고 했다. 근데 사람들 옷이나 뺏는 그런 류는 아니라고 했다. 브루노를 연기한 아역 배우는 나와 동년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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