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두쫀쿠와 고슴도치와 화장실

by 온지엽

오늘은 두쫀쿠에 대해 말해보겠어요. 저는 두쫀쿠를 세 번 먹어봤답니다. 첫 번째는 도깨비 베이커리에서 하나를 사서 3등분을 해서 엄마, 아빠, 저 이렇게 셋이 나눠 먹었어요. 그렇게 난리인 이 두바이빵이 뭐길래 그런가 하고 맛만 보자는 식이었죠. 저는 원래부터 하나 유행하면 모두가 우다다 몰리는 그런 거에는 이상하게 반감이 들어서 일부러 먹기가 싫어져요. 그치만 허니버터칩이나 포켓몬빵, 두쫀쿠까지 뭐든 한 번씩은 먹어보기는 했네요. 허니버터칩은 지금까지 제 최애 과자예요. 하지만 탕후루는 먹어본 적이 없고, 마라탕도 제 취향이 영 아니에요.

아무튼 그 두쫀쿠를 사러 갔는데 처음에는 그게 그렇게 비싼 거인지를 몰랐어요. 가격을 보지 않고 그냥 담았거든요. 그게 하나에 무려 7천 원이라는 건 나중 가서 알게 됐어요. 두쫀쿠가 아니고 금쫀쿠였어요. 근데 그게 생각 밖으로 너무 맛있어서 문제예요. 저는 찹쌀의 쫀득거림을 좋아하지 않는데 두쫀쿠의 피는 무척 얇아서 하나도 거부감이 들지 않았어요. 초코가루의 벨벳 비슷한 촉감도 좋고, 그 안에 꽉 찬 피스타치오가 최고예요. 먹을 때마다 무슨 톱밥을 씹는 느낌이에요. 너무 재밌어요. 저는 초등학생 때 고슴도치를 키운 적이 있는데, 톱밥을 주기적으로 갈아주곤 했었거든요.


이렇게 먹는 것도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같은 사람들한테요. 먹기 위해 살고, 살기 위해 먹는다는데 저는 먹고 싶지도 않고 그다지 살고 싶지도 않거든요. 밥을 입에 물고 1시간을 버틴다는 금쪽이들을 두고 말썽꾸러기에 악동이라고 쯧쯧- 혀를 차는 건 솔직히 잔인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아동 관련 알바를 해봐서 어른들 입장을 이해 안 하는 건 아닌데 그 애기들이 똥고집이라 그런 게 아니고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에요. 그것도 그 아이들 나름대로 고통스럽거든요. 간식이든 뭐든 눈높이, 아니 입높이에 맞춰서 식감이나 질감 등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선진 식문화라고 생각합니다! 탕, 탕, 탕!


아무튼 그 피스타치오의 서걱임과 얇은 찹쌀피의 조합이 새로웠다 이 말이에요. 그래서 그걸 2번이나 더 사 먹었는데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느라 스위트콘이 올라간 계란빵도 하나 더 시켰어요. 두쫀쿠+아아의 달쓴 조합이라 소소하게 행복했답니다. 근데 그 조약돌만 한 게 7천 원이라니 너무한 것 같아요. 백수인 저에게는 철없는 사치였습니다.

요즘 헌혈의 집에서 두쫀쿠를 주니까 사람이 너도나도 헌혈을 한대요. 그래서 항상 모자라던 혈액이 적정 수준을 유지한다고 해요. 저도 어릴 때는 헌혈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었는데 지금은 저체중이라 그럴 수가 없어요. 살을 찌우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네요. 예전에는 살이 빠지면 팔다리와 몸통을 위주로 가늘어졌어요. 근데 이제는 볼살까지 훅훅 빠져서 여기서 조금만 더 빠진다면 마치 김여정 같은 해골상이 될까 봐 조금 우려돼요. 저는 아직 꽃다운 나이란 말이에요.

어쨌든, 그 두쫀쿠가 이제는 두바이로 건너갔대요. 거기선 두쫀쿠가 아니고 한쫀쿠라고 불린다네요. 그럴 때면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인가 착각을 하게 돼요. 미국인이 왜 세상에는 영어만 있는 게 아니고, 유럽과 아프리카와 아시아도 있다는 걸 가끔 잊고 사는지 좀 이해가 되기도 해요.

너무 급작스럽고 온 나라가 들썩이는 유행이면 좀 반감이 들기는 해요. 모두가, 모두가 맛있다면서 사 먹으면, 다들 그렇게 사 먹는데 나까지 먹어야 하나? 하고 삐딱하게 툴툴거리게 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너도나도 사 먹는데 그중에서도 못 먹는 사람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학교에서 우리 엄마 아빠가 두쫀쿠 사줬어, 어 나도 먹었어, 난 동생이랑 하나씩 먹었어- 이러는데 그냥 듣고만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갑자기 화장실을 가거나 할 수도 있다고요. 그건 전날 두쫀쿠를 너무 많이 먹어서 설사가 나는 게 아니고 배는 평온한데 마음이 허전해서 가는 그런 화장실행이에요.

그래서 제가 내린 두쫀쿠 시식평은 다음과 같아요:
1. 두쫀쿠는 생각 외로 정말 맛있었고, 특히 식감이 우수했다.
2. 돈 없는 나까지 3번을 사 먹었다.
3. 그치만 너-무 비싸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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