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의 기억

by 온지엽

콩 한쪽도 나눠 먹어라-, 나라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어라-라고 할아버지가 이야기하셨다고 작은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수원 작은 아빠가 말씀하시고, 막내 작은 아빠가 말씀하시고, 우리 아빠가 말씀하셨다. 그 작은 콩알맹이 한쪽을 반으로 나누면 너도 죽고 나도 죽을 텐데 그러는 한이 있더라도 나누기는 해야 하는구나, 참 바보 같다 생각했다. 콩알 하나를 내가 다 먹어도 살아남을까 말까일 판이었다.

할아버지가 어렸을 적 모친이 앓으시자 도끼로 손을 베어서 그 피를 마시게 하셨다고 한다. 그 효심을 높이 사서 마을은 그에게 상장을 주었다. 그 상장은 할머니댁 안방에 걸려있다. 수원작은엄마와 우리 엄마가 한켠에서 차례상을 차리실 때 수원 작은 아빠와 막내 작은 아빠와 우리 아빠는 그걸 가리키며 할아버지의 효심을 강조하셨다.

할머니의 안방에는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60대 시절 정도로 보이는 사진들도 있다. 우리 할아버지는 내가 갓난아기일 때 돌아가셨다. 근데 난 할아버지가 당신의 아들들에게 늘상 강조하신 콩 한쪽도 나눠먹어라-, 나라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어라-를 내 이름만큼이나 많이 전해 들었다. 할머니는 내가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조부모였는데, 지난해 초에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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