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사람을 싫어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다

by 제나랑


선우는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테이블 위에 머그잔을 내려놓는다.

“커피 뜨거우니까 천천히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커피를 마시는 지안의 얼굴을 잠시 살피는 선우

“괜찮아요? 우리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요?”

“상담 내용의 모든 건 비밀보호 의무가 있는 거 맞죠?”

“그럼요. 편하게 말씀하세요.”

지안은 한참을 망설이다가 겨우 입을 뗀다.

“제3자에게 털어놓고는 싶은데, 아무에게나 털어놓으면 미쳤다 할 거고, 내 사람들은 걱정할 거고… 털어놓을 만한 분이 선우 씨밖에 없어서요...


근데 막상 털어놓으려니까 어디서부터 털어놔야 할지 모르겠네요…우선...10년 전쯤에 뉴욕에서 활동할 때 스토커가 있었어요.


한 5, 6개월 정도? 처음엔 쇼장, 에이전시 사무실에 찾아오고, 숙소까지 알아내서 기다리고, 나 없을 때 숙소 들어와서 지 흔적 남기고...


한국 소속사나 미국 에이전시에 말을 안 한 건 아닌데, 경호 인력 늘리고 내 주변 교대로 지키는 거 말고는 한계가 있더라구요.


어차피 곧 파리로 넘어가니까, 파리 가면 거기까지 따라오진 않겠지, 그땐 괜찮겠지, 했어요. 근데 파리까지 따라오더라구요.

심지어 파리행 비행기 제 앞자리에서 마주쳤어요. 근데 한 1, 2개월은 조용하더니, 그 이후부터 슬슬 스토킹이 시작됐어요.


파리 에이전시는 나 몰라라 하고, 파리에서는 한국 소속사가 미국보다 훨씬 해 줄 수 있는 게 없더라구요.

뭘 해주려고 해도 파리 에이전시에서 무슨 그딴 걸로 자기네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냐면서 협조를 안 해줬어요.

그러다 보니 미국에서처럼 계속 스토킹에 시달렸어요. 당하는 나는 잠도 못 자고, 어딜 갈 때, 숙소 갈 때, 매일, 매 순간이 불안하고 무서웠는데


뭘 할 수 있는 건 없고, 답답했어요. 근데 한 5년 지나니까 점점 나타나는 날이 줄어들더라구요.


그래서 한국 올 때는 이제 다 끝났구나, 이제야 괜찮아지겠구나, 했는데 어제 우편함에 선물 상자 하나가 있더라구요.


열었더니 제가 라디오 진행하는 사진 여러 장이 있고, 사진 뒤에는 ‘널 죽이러 돌아왔다. 기다려라.

곧 끝날 것이다‘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5년 만에 나타난 것도, 한국에 온 것도, 날 죽이겠다고 대놓고 말한 것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와중에, 일주일 전쯤 췌장암 말기 판정받았어요...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이라는데, 올해는 반도 못 살겠네요…


이래 죽나, 저래 죽나, 어차피 죽는 거 될 대로 돼라, 싶기도 하고, 심란하네요.“

선우는 지안이 털어놓은 말 중에 어느 하나도 놀라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침착히 그녀의 얼굴을 바라본다.

“힘들었겠네요, 그동안...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요? 불면증 말고, 이유 없이 식은땀이 난다든지, 알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와서 손이 떨린다든지,


과호흡이 와서 숨쉬기가 불편한 적은요?“

선우의 말에 너무 자신의 이야기라는 생각에 놀란다.

“그 스토커가 보이면 식은땀 나기 시작하고, 그 스토커가 집에 쳐들어와서 죽일 거 같고, 손이 떨려서 물조차 마시기 힘들고,


그게 계속되면 숨이 가빠온 적은 있는데 과호흡까지는...모르겠어요...“

“그것만으로도 힘드셨을 텐데, 잘 버티셨네요. 전에도 이렇게 상담받으신 적 있나요?“

“네…2, 3곳 정도 가본 거 같은데 다들 무슨 앵무새 마냥 똑같은 말만 기계적으로 하더라구요.


상담 치료로도 가능한 걸 무조건 약 처방만 해주는 느낌이고, 상담이든 약이든 도움은 전혀 되지 않는 거 같고, 한국 와서는 안 나타나니까 상담도 안 다녔죠.“

“어떤 일이든, 사명감, 의무감도 없이 일하는 분들 많죠. 공황장애는...약물 치료로도 가능하지만 지안 씨한테는 약물 치료 보다는 상담 치료가 나을 것 같네요.


아무런 말 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우리 매일 봅시다. 어때요?

“매..일이요?”

“매일이 부담스러우시겠지만, 하루라도 마음이 편해지는 게 지안 씨한테는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렇죠...그럼, 내일도 같은 시간에 오면 될까요?”

“네. 스케줄 잡아 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이해가 안 되는 게...내가 탑스타도 아닌데 스토커에, 내 존재 자체를 고까워하는 사람, 악플러들,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박쥐라고 생각하는 선, 후배들, 자기네 밥그릇 뺏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배우들까지…

왜들 그렇게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들일까요?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러는 걸까요?“

“지안 씨, 누군가를 절절하게 좋아해 본 적 있어요? 사랑할 때, 그 사람의 어떤 모습 때문에 사랑에 빠지기 시작해요?”

“글쎄요...딱히 어떤 모습이 좋아서 사랑에 빠지기보다는 그냥 그 사람이 좋아지고, 자꾸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러다 문득 정신 차리고 나면 이미 사랑하고 있던데요?“

“그쵸.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으니까요. 누군가를 싫어하는 데에도 마찬가지죠. 아무런 이유가 필요하지 않죠.


그딴 사람들에게 반응하거나 신경 써주지 마세요. 지안 씨를 싫어하는 데에 이유가 없는 인간들이라, 지안 씨가 어떤 말을 해도, 뭘 해도, 싫어할 거고,


뭘 안 해도 싫어할 겁니다. 소중한 에너지 낭비할 필요 없어요. 어차피 지안 씨가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 하지 않아도 돼요.


그냥 지안 씨가 마음 가는 대로 하세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지안은 선우와의 상담이 끝나고 병원 지하 주차장에 주차해놓은 그녀의 차량을 타고 병원을 빠져나가자 대기하고 있던 경호팀 차량도 그녀의 차량을 따른다.

“누나, 경찰에 신고라고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예전에 이미 다 해봤잖아, 우리...귀중품을 훔친 것도 아니고, 신체에 해를 가한 것도 아니라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그 말만 할 텐데 뭐 하러...기껏해야 접근 금지 명령 고작 몇 개월이 의미가 있디? 기간 끝나면 또 나타나고, 지켜보는데,

대신, 나 죽으면 경찰서 가서 깽판 좀 쳐주라. 왜 도와달라는데 무시했냐고, 모르는 사람이 일하는 곳도, 집도 알고,

집에 없을 때 들어와서 흔적 남겨놓고, 5년 동안 괴롭히는데 왜 난 당하고만 있어야 하냐고, 누구 하나 뒤져야 관심 가져 줄 거냐고,


그땐 이미 피해자는 죽고 없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거 작작 좀 하라고...“

“네. 꼭 깽판 칠게요. 아니, 죽긴 누가 죽어요. 그거랑은 상관없이 내가 꼭 누나 무시한 경찰들, 스토킹 별거 아니라고 유난 떤다고 치부한 경찰들 다 찾아가서


누나가 지금 하신 말 고대로 갚아 줄 거예요. 나쁜 ㅅㄲ들...“

“고맙다. 그래도 니가 있어서 견딜 만 했다...”

“저 처음 입사했을 때는 매니저 일이 뭔지도 몰랐잖아요. 누나가 다 알려주고, 챙겨주고, 잘하는 건 작은 거라도 알아 주고, 실수해도 다독여주고,


아닌 건 아니다 가르쳐주고...누나 담당이어서 이 일도 계속하고 있는 거예요. 누나 아니면 언제라도 다른 일 시켜달라고 했거나 그만두고 다른 거 했겠지.


뭐, 다른 거 할 줄 아는 것도 없지만… 그니까! 죽는다는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무슨 일 있으면 새벽이라도 나 불러요~ 알았죠?“

“알았다, 인마~”

지안은 오피스텔에 도착해 부모님 집이 아닌 자신의 집으로 들어간다.

찬과 경호팀은 그녀의 집에 따라 들어가 문이란 문은 세탁기 덮개까지 열어보고 샅샅이 살펴본다.

그녀가 안심하고 나서야 집을 나와 계단이나 오피스텔 근처에 대기하는 경호팀

찬은 라디오 방송 시간까지 그녀의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은 부모님 집에서 함께 해결한다.

방송 끝나고 나서는 부모님 집으로 퇴근해 잠만 자곤 한다.

이런 답답한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끝이 날까.

끝이 나긴 하는 걸까. 스토커는 지안을 꼭 죽여야 멈출까.

아니면, 단지 지안의 숨통만 조일 뿐, 서서히 그녀를 피 말려 죽일 작정일까.

몸속에 있는 암세포가 하루하루 그녀를 죽이는 동안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런 괴로운 상황을 견뎌야 하는가.

지금 이 순간 가장 힘든 건 지안 본인일 것이다.

지안은 지난 일주일간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다.

스토커에게 사진을 받은 날 이후, 불면증이 심해져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새는 날이 많았다.

잠을 설쳐 이리저리 뒤척이던 중에, 불현듯 포토 부스가 생각났다.

<사람을 좋아하는 데 이유가 없듯, 싫어하는 데에도 구체적인 이유가 없다.

조금 전까지 당신과 정답게 이야기했던 사람, 방금 막 웃으면서 헤어진 그 사람이 속으로는 당신을 싫어할 수도 있다.

겉으로는 살갑게 대해도 뒤돌아서자마자 당신의 험담을 시작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우리는 가끔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고민을 들어주기도 하는데, 고민의 상당수가 특정 인물에게 미움 받고 있어서 걱정이라는 내용이다.

단호하게 말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남을 험담하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과는 처음부터 거리를 두고 지내는 편이 낫다.

뒤늦게 알았으면 그때부터 거리를 두고, 몸도, 마음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좋다. 쌈닭이 될 것이 아닌 이상 말이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 노력해봤자 상처만 받을 뿐,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그 사람은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해도 싫어할 것이고,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싫어할 것이다.

당신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듯이,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

나는 잃어버리면서까지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신경을 쏟을 필요가 없다.

최대 수명 120세를 바라보는 시대인데, 내 소중한 이들에게 집중하기에도 에너지가 모자라지 않는가.

다만 나와 엇갈린 사람을 통해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배울 수 있고, 어떤 사람과 안 맞는지 깨달을 수 있다.

단, 제삼자의 귀를 막아주는 사람은 없으니 오해가 있다면 그들에게는 당신이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지만, 반대로 원하는 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 또한 인간관계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결국 남을 사람은 남는다.


잘 보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당신과 잘 맞는 그 사람은 끝까지 내 곁에 남아서 나와 함께 해줄 것이고,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에픽하이 - Don't Hate Me]

Everybody hates me,

but you love me and I love you.

오오오! (워오오!)

난 너만 손뼉 치면 돼. Baby.

온 세상이 안티. 그런 내가 웃는 이유.

오오오! (워오오!)

난 너만 내 편이면 돼.


1, 2, 3, 4!

나만 달달달 볶아. 실수도 잘못처럼.

세상 모두가 입에 망치 때려, 날 못처럼.

구멍투성인 마음. 눈물만 새.

웃으면 안 돼? 난 왜?

사람 싫어하는데 무슨 이유가 있냐고?

내가 싫을 땐 왜 수천 수만가지냐고.

전부 내 탓이라고 소리치네.

내 입을 막는 goalkeepers, 꼴 보기 싫대!


다 나만 싫어해.

다 나만 미워해.

다 손가락질해.

네가 없으면 나 미칠 것 같애.

……

나란 쥐구멍에 비친 단 하나의 볕.

슬픔 나누고는 싶지만, 다 나의 것.

넌 그냥 웃어주기만 하고 숨어.

세상 가장 큰 방패 뒤에 머물러 행복만 품어.

이런 비호감, 공공의 적인 나와...

숨만 쉬면 논란, 공공의 껌인 나와

도마 위에서 춤을 추며 즐기는 너.

취향 하나 참 죽이는 너.


다 나만 뭐라 해.

화살로 겨냥해.

사라지길 바래.

네가 없으면 나 죽을 것 같애.

……

제가 그렇게 미워요?

저를 사랑해줘요.


날 사랑한다. 날 미워한다.

날 사랑한다. 날 미워한다.

날 사랑한다. 날 미워한다.

Love and hate! 둘 다 고맙지, 뭐.

……

Hate me. Hate me. Hate me.

Hate me. Hey hey hey hey.

Hate me (don't hate me).

Hate me (don't hate me).

Hate me (don't hate me).

Please love me.


너만 내 팬이면 돼!

[BTS - MIC Drop]

Yeah 누가 내 수저 더럽대

I don't care 마이크 잡음 금수저 여럿 패

버럭해 잘 못 익은 것들 스테끼 여러 개

거듭해서 씹어줄 게 스타의 저녁에

World business 핵심

섭외 1순위 매진

많지 않지 이 class 가칠 만끽

좋은 향기에 악췬 반칙

Mic mic bungee

Mic mic bungee

Bright light 전진

망할 거 같았겠지만 I'm fine sorry

미안해 billboard

미안해 worldwide

아들이 넘 잘나가서 미안해 엄마

대신해줘 니가 못한 효도

우리 콘서트 절대 없어 포도

I do it I do it 넌 맛없는 라따뚜이

혹 배가 아프다면 고소해

Sue it

Did you see my bag

Did you see my bag

트로피들로 백이 가득해

How you think bout that

How you think bout that

Hater 들은 벌써 학을 떼

이미 황금빛 황금빛 나의 성공

I'm so firin' firin' 성화 봉송

너는 황급히 황급히 도망 숑숑

How you dare how you dare

How you dare

내 손에 트로피 아 너무 많아

너무 heavy 내 두 손이 모잘라

Mic drop mic drop

발 발 조심

너네 말 말조심

Lodi dodi 아 너무 바빠

너무 busy 내 온몸이 모잘라

Mic drop mic drop

발 발 조심

너네 말 말조심

이거 완전 네 글자

사필귀정 ah

Once upon a time

이솝우화 fly

니 현실을 봐라 쌔 쌤통

지금 죽어도 난 개 행복

이번엔 어느 나라가

비행기 몇 시간을 타

Yeah I'm on the mountain

Yeah I'm on the bay

무대에서 탈진

Mic drop baam

Did you see my bag

Did you see my bag

트로피들로 백이 가득해

How you think bout that

How you think bout that

Hater 들은 벌써 학을 떼

이미 황금빛 황금빛 나의 성공

I'm so firin' firin' 성화 봉송

너는 황급히 황급히 도망 숑숑

How you dare how you dare

How you dare

내 손에 트로피 아 너무 많아

너무 heavy 내 두 손이 모잘라

Mic drop mic drop

발 발 조심

너네 말 말조심

Lodi dodi 아 너무 바빠

너무 busy 내 온몸이 모잘라

Mic drop mic drop

발 발 조심

너네 말 말조심

Haters gon' hate

Players gon' play

Live a life man

Good luck

더 볼 일 없어 마지막 인사야

할 말도 없어 사과도 하지 마

더 볼 일 없어 마지막 인사야

할 말도 없어 사과도 하지 마

잘 봐 넌 그 꼴 나지

우린 탁 쏴 마치 콜라지

너의 각막 깜짝 놀라지

꽤 꽤 폼나지 포 포 폼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