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사장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12월 신간 기다립니다 (팬심주의)
지난 10월 26일,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열린 채사장 님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팟캐스트「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애청자였고 책도 진작 읽었지만 강연장에서 뵙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사인 받으려고 『열한 계단』을 챙겨갔습니다. 강연 제목은 '인문학적 사유와 성장', 한 시간 반 남짓 '자아, 세계,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를 다루었습니다.
이 거대한 주제를 100분 동안 어떻게 풀어내냐고요? "쉽게 설명하는 건 자신 있습니다. 칸트, 5분이면 끝납니다." 라 농담하셔서 다들 웃었습니다. 지금까지 출간하신 다섯 권의 책 중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현실세계 편』으로 지난 2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책 BEST 10 안에 든다고 합니다. (곧 개정판이 나온다 합니다) 지적인 면모는 물론이고 방송에서 느꼈던 겸손함이 작가님의 매력이라 생각했는데, 강연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을 보고는 작가님이 더 좋아졌습니다.
인문학의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서 넓게는 인간이 손을 댄 모든 것을 말하고 좁게는 '문사철'로 한정하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넓은 범위의 인문학을 주제별로 나누어 '자아, 세계,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 세 부분으로 설명하셨습니다. '나는 무엇인가?' 나의 근원적 실체는 '보는 자, 의식, 관조자'라 합니다. '세계는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실재론과 관념론을 살펴봤습니다. 동양의 관념론적 세계관은 세계와 자아를 분리하지 않고, 세계란 사람 의식 범위 안에 있는 무엇이라 여겼습니다. 반면 서구의 실재론은 세계가 자아와 별개로 존재한다는 이원론적 입장입니다. 3-4세기 전부터 서구가 세계를 주도하면서 일원론적 관념적 사고는 인기를 잃어 이제 우리는 실재론에 익숙해져 버렸다는군요.
이야기는 칸트로 이어졌습니다. 서양철학의 대부가 고대 그리스 3인방(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이라면 중간 보스는 합리론과 경험론을 관념론으로 재편한 칸트라 합니다. 『순수 이성 비판』을 논하는 대신 채사장님은 그림을 그려 물자체·감각기관·인식 형식·현상 세계를 설명했고, 의식의 초월성·현대성·재현성을 말하며 관념론의 세계로 청중을 데려갔습니다. 저는 『열한 계단』의 뒷 속지를 펼쳐 빼곡히 필기를 했지요. 강연에서 못다 말한 내용은 12월에 나올 신간을 참고하라 하셨습니다. 기다리던 신간 소식! 기뻤습니다.
작가님은 우리가 실재론의 세계에서만 머무는 것이 안타까웠을까요? 비행기표를 끊어 물질적인 세계를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현대인에게는 내면의 여행을 떠나 관찰자와 의식을 탐구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상과 생업에 바빠 그럴 시간을 내지 못하죠. 그래서 그는 아웃소싱 업무를 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쓴다 합니다. 이번 신간은 독자에게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라는 콘텐츠 조사를 명 받은 후 작성한 보고서인 셈입니다. 곧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 책에 빠져들 겁니다. 『열한 계단』에서 우파니샤드를 소개받던 삼 년 전 이맘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습니다.
사인과
필기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