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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Sep 23. 2023

전기같은 스파크

따뜻한 말 한마디

’역시 다르네‘

’멋지다‘

’대단하다‘

’겸손해. 현명하다.‘


나를 온전하게 ‘인정’해주고 ‘존중’해준 남자다.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있었네.’

‘다행이다’

‘잘 살아줘서 고맙다. 지은아‘

‘성공했네, 성공한 삶이네’


갑자기 또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해줬던게 기억이 나네.

이렇게 예쁘고, 고마운 말을 남자한테 직접적으로 들은 적이 처음이었다.


작년에 카톡으로 서울에 방송 작가 취직 했을 때, 이 남자한테만 이제 나 맨날 출퇴근 63빌딩 보면서 한다고, 적응이 너무 안된다고, 그래도 하고 싶은 일 하고 있어서 너무 설레고 좋다고, 아침에 회사 출근하는데 지하철에서 카톡 보낸 적이 있다.


서울 생활에 사실 적응 중이었는데,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이 남자한테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냥 옆에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질 것 같다.


얼굴 쳐다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딱히 걱정도 시키지 않을 것 같다.

그냥 아무 조건 없이 엄청 사랑해 줄 것 같은 느낌. 서로 시간이 맞지 않으면 누가 먼저냐가 상관없이

"내가 그곳으로 갈게. 기다려"라고 말할 것 같은 느낌. 내 과거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괜찮다고. 대단하다고. 멋지다고 말해주는 선배는 내가 앞으로도 하게 될 수많은 선택을 지지해 줄 것 같은 느낌.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내세울 줄 아는 그런 남자.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남자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했을 때 아닌 건 아니라고 눈치 보지 않고 얘기도 할 줄 아는 사람.


가끔 서로 간의 스파크도 강하게 느껴진다. 꽤나 강렬하게 말이다. 그 스파크가 튀는 느낌은 전기가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좋다. 이 오묘하고 긴장감이 가득한 짜릿한 설렘. 마치 단순하게 카톡을 하고 있는 건지. 액정 너머에 보이지 않는 불꽃이 연속적으로 파바박 튀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둘 사이의 전기 같은 스파크. 선배 품 안에 안기면 봄날의 햇살일 것 같다. 그냥 어둡고 불안한 내 마음이 1분이라도 편안할 수만 있다면. 얼음처럼 차갑고 초조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녹아 없어질 수만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은데. 다음에는 한번 안겨보고 싶은데. 안겨봤을 때 느껴보는 감정은 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도다.


어느 날은 선톡이 와서 술 먹으러 간다길래 "잘 먹고 놀다가 스트레스 정말 풀고 와요" 오라고 카톡을 보냈다. 분명 뭘 딱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동기 남자애랑 술 마시러 간다는 그의 카톡 답장. 사실 여자랑 가면 어떡하나 걱정을 순간적으로 하고 불안이 조금 따라왔는데 바로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웠다. 이내 나는 바로 카톡 답장을 했다. "아니야. 난 선배가 여자랑 술 마신다 해도 믿을 거야."라고 말이다. '믿음'. 상대를 믿는다는 건 어쩌면 평소 서로 간의 자세에서 존중과 배려가 무의식적으로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이제 본인의  일상 이야기를  조금씩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냥 답장을 해줬고 다음에는 내 일상을 궁금해했다.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자신의 일상을 나에게 얘기했다. 선배의 그 단계적인 변화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지금이 뭔가 엄청 소중하게 느껴지는 느낌. 자기 관리도 한단다. '운동'.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한다는 건 바쁜 일상 안에서 자신을 잘 돌보고 있는 것으로 증명된다. 본인을 잘 돌보고 있다는 건 자신의 인생도 잘 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인생의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고 판단해도 될 것 같은데. 인생을 함부로 여기지 않는 자세 또한 알 수 있는 부분임을. 본인의 일상을 조금씩 나에게 공유해 주는 이 남자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약 4년간의 시간이 지나 연락을 받아준 것의 대한 감사함이 관계의 대한 근본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음을. 가을과 겨울가이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 계절이 주는 고요함과 적막함이 또 분위기에 한 몫을  한다.


다음에 만날 땐, 세상에서 제일 예쁜 청순한 가을 여자의 느낌으로 그의 앞에 서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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