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먹이는 얘기, 재우는 얘기뿐이었던 3달 된 서은이 육아일기
2014.08.15 금 74일
벌써 두 달 하고 14일 됐다. 우리 애긴 슈퍼 사이즈로 성장 중이다. 두 달 체크업하러 병원에 갔더니 몸무게는 상위 97%, 키 99%, 머리둘레 83% 란다. 워낙에도 크게 태어났지만 모유만 먹고도 이만큼 자라 준 서은이가 기특하고 나 또한 뿌듯하다.
요즘 들어 마지막 육아일기처럼 점점 한 번에 수유 끝내는 게 어려워서 큰일이다. 요 며칠은 내가 감기까지 걸려 더 힘이 없어서 밤 잠 트레이닝도 잘 못하고 결국 애기 침대에서 같이 자길 반복했다 ㅜㅜ
추워서 내 큰 이불을 끌어내려 자다 올라가서 자다 ㅜㅜ 나도 8시간 스트레이트로 푹 자 봤으면 좋겠다.
지금 오후 4:35분인데 똥 뭍은 옷 갈아입히고 재워놨다. 애기태어나기 전에 샀던 내가 돈 주고 첨 산 옷인데 지금 입혀보니 딱 맞다. 앞으로 몇 번 못 입힐 것 같다.
서은이 옹알이는 점점 더 귀여워지고 있다. 진짜 말을 하는 것처럼 내 눈을 바라보고 떠들 땐 이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지만 막상 카메라를 들이대면 아까 그 순간이 안 나와 안타깝다.
난 서은이가 얼른 기고 걷고 말하고 그랬으면 좋겠다.
2014.08.18 월 77일
요 며칠은 아주 좋았다. 애기랑 아예 내 이불을 끌고 내려와 같이 자서 애기가 아주 잘 잤다. 덕분이 나도^^ 한 가지 걱정은 나중에 나 없인 못 자게 될까 봐 그게 좀 걱정이다. 근데 어떤 책에서는 엄마랑 같이 자야 아이 정서에 더 좋다는 말도 있고.. 아무튼 당분간 이렇게 지낼 것 같다. 좀 전에 내 자리에서 자던 성훈이한테 오늘은 왠지 애기가 잘 잘 것 같으니 올라가서 자겠다고 해놓고 서은이 부스럭 소리에 깨나 싶어 그냥 다시 배게랑 이불 들고 내려왔다.
성훈이가 나한테 감기 옮아 오늘은 약 먹고 8시 반부터 누웠다. 근데 난 잠이 안와 육아일기 쓰려고 일어났다. 지금은 밤 10시 22분.
기특한 우리 아기는 밤에도 잘 자고 낮에도 잘 자 주어 오늘은 여러 번에 나눠서 이긴 하지만 p90x 스트레칭도 다 끝냈다. 내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은이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리를 내고 이쁜 표정을 짓는다. 앞으로도 이렇게 건강하게 해피베이비로 자라 주길 바란다.
2014.08.25 월 84일
지금 집 앞 벤치에 앉아있다. 서은이는 동네 한 바퀴 돌고 나니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다.
우리 아기가 어느새 진짜 이렇게 컸는지 가끔 신기하기만 하다. 아 새로운 뉴스는 엊그제 애기가 뒤집기 시작했다는 거다!! 아직 그 뒤로 마구 뒤집고 있진 않지만 두세 번 혼자 뒤집었으니 곧 마구 뒵집을 날이 올 것 같다.
서은이는 꽤 순한 편이다. 밤에 안 먹고 쭉 자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오늘부터 깨더라도 먹이지 말고 다시 달래서 재워보려 한다. 근데 나도 가슴에 모유가 차면 힘들고 새벽에 애 안고 서서 재우기도 힘드니 먹이고 다시 재우는 게 편해 막상 닥치면 먹이려고 먼저 몸이 반응하는 거 같다. 그리고 울음소리로 의사표현하는데 잘 모르겠으면 그냥 다 배고픈가?라고 먼저 생각되어 이걸 달래야 하는지 먹여야 하는지 고민될 때가 많다.
2014.08.27 수 86일
서은아 넌 어제 무지 기특한 일을 했어!! 밤에 안아서 재우긴 했지만 자다 10시 좀 넘어서 깼는데 엄마가 너 혼자 다시 잠드는 거 연습시키려고 방에 너 혼자 두고 나왔는데 근데 네가 조금 칭얼데다 착하게 혼자 잠들었어!!!♡♡
이때다 싶어 지금 1시 반 낮잠도 조금 안아주다 네가 잠들려 하길래 방에 눕혔는데 혼자 잘 자네^^
이렇게 착할 수가! 이제 내 바람이 있다면 수유할 때 한 번에 쫙쫙 잘 먹어주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