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밴쿠버에 다녀오는 길에 배추가 좀 싼 곳을 수소문하여 한 박스에 40불 하는 곳으로 가서 배추를 사 왔다. 지난번에 한 박스에 60불이라고 하여 포기하고 30불짜리 만들어진 김치를 사 왔는데 도저히 못 먹겠어서 만들기로 결심했다. 사 먹는 김치가 맛없다고 느끼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이상하게 밍밍하면서도 달면서도 물가가 많이 올라 그런지 김치 재료를 많이 아낀 것 같은 느낌이다. 30불짜리 김치는 폭삭 익혀서 요리에 써먹어야겠다.
요즘 괜히 매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겠다고 마음먹고 난 후, 하루가 다 지나갈 때까지 글을 안 올릴 경우 조급함이 밀려온다. 세줄 일기로 시작한 매일 쓰기 다짐은, 점점 글이 길어져 버렸다가 다시 짧아지고 있다. 뭐라도 적어서 오늘 하루가 다 지나가기 전에 올리려 노력하고 있다.
패북에서 팔로우하고 있는 정지우 작가가 새 책을 냈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가 제목이다. 나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해서 고민하다 결제해 버렸다. 정지우 작가는 거의 매일 패북에 꽤 긴 글을 올리고 있고, 그렇게 한지 몇 년 되었다고 한다. 아직 책은 초반밖에 안 읽었지만, 벌써 맘에 든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작가의 노력은 보려 하지 않고, 지금 당장의 실력이 부러워 내 글이 더 쓰기 싫어지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가 상상하는 내 글쓰기 모습은, 왠지 가수 이적 엄마인 박혜란 작가의 말투와 비슷하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했다. 작년 연말에 유 퀴즈에 나온 모습을 본 후, 그분이 쓴 책을 한 두어 권 이북으로 다운로드하여 읽었었다. 툭툭 말하듯이 쓴 문장력은, 거의 박진영의 공기반 소리반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ㅎㅎㅎ 아무튼, 매우 친근하고 맘에 들었었다. 나도 이런 느낌의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고 왠지 나랑도 어울리는 것 같다고 느껴졌다.
오늘은 둘째를 재우면서 아직 못 끝낸 숙제를 걱정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으려, 김치 한 박스 만들고 파김치가 된 눈을 부릅뜨고 노트북을 열었다. 애들이 오후 티브이 보는 시간인 4시. 간간히 간식을 달라고 주문이 들어오지만 아직까진 조용하다.
온 집안에 김치 양념 냄새가 진동을 한다. 남편이 나가서 수육용 돼지고기를 사 오겠다고 했으니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만찬이 되겠다. 애들은 잘 모르겠지만, 김치하는 날이면 우리 부부는 맛있는 밥 먹을 생각에 전날부터 설렌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