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갈 경우 비자가 필요하게 되었고, 그럼 비자 신청해서 가면 되지 뭐! 했던 나의 가벼운 생각은 굉장한 착각이었다는 걸 작년 12월부터 깨닫고 있는 중이다. 지금 난 우리 집에서 한 시간 반 떨어진 밴쿠버 영사관에서, '한국 가서 살아보기' 미션을 완성하고자, 영사관 옆 호텔까지 잡아놓고 호텔방 안에서 글을 쓰는 중이다.
오늘 예약은 오후 2시로 잡아놨었다. 아이들이 이중 국적이라 한국에 출생신고를 해야 하는데 둘째를 출생신고 안 하고 미뤄뒀더니.. 이번에 한국을 가려면 한국 여권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출생 신고가 먼저 되어 있어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예약을 '국적'관련으로 했는데, 출생신고는 '기타, 업무'로 예약했었야 한다고 핀잔 아닌 핀잔을 듣고, '기타/업무'는 예약이 이미 꽉 차 있으니 기다렸다 내 서류를 봐주겠다 했다... 한 40분 지났을까 내 서류를 가져오라 그래서 가져가 보니... 온테리오 주에서 태어난 아기는 비씨주에서 출생신고를 안 받아 준다고 한다 ㅜㅜ 직원분은 본인이 출생증명서류를 먼저 확인해 줬으면 오래 안기 다렸을 텐데.. 라며 안타까워하면서 급 친절한 모드로 토론토에 있는 총영사관에 우편으로 보내야 한다고 덧붙인다.
남편 업무로 예약한 건은 다행히 잘 처리되었다. 한 사람당 하나씩만 예약할 수 있어 오늘은 두 개만 예약했는데 결국 하나만 건졌다. 내일은 예약 없이 줄 서서 번호표 나눠주는 날이다. 예약은 월요일, 금요일만 가능하다. 비자 신청은 요즘 너무 대기가 많아서, 번호표를 아침 8시부터 나눠주는데 7시 전에는.. 와서 줄 서야 가능할 거라 한다. 엎어지면 코 다을 곳에 비싼 호텔을 예약해서 묵고 있지만, 새벽 6시부터 나가 줄 설 생각 하니 아찔하긴 하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또 한 번 나를 찔러본다. '우리 한국 말고 다른 나라를 먼저 가볼까?'라고..
그나저나 오랜만에 호텔에 왔다. 애들이 엄청 좋아한다. 무조건 영사관 가까운 곳으로 예약했더니 너무 좋은 호텔로 온 것 같아, 우리랑 안 어울리는 곳에 왔다고 남편에게 한 번씩 말을 건냈는데..애들은 참 좋아한다.
오랜만에 도시 나들이에 (영사관 업무는 맘처럼 쉽지 않지만) 호텔 수영장도 즐기고, 오랜만에 저녁 외식도 하려 한다. 한국엔 가기도 전에 한국 관련 여행경비가 마구 추가되고 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