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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Feb 19. 2022

13만 구독자 유튜브 출연으로 얻은 득과 실

[싱글파이어] 인터뷰 2편이 나간 지 2주가 지났다.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느라 들떴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었나 보다. 아이들을 재우고 오늘의 브런치를 쓰려고 '글쓰기'페이지를 열였는데, 저런 제목이 나왔다.

이쯤에서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13만 구독자가 있는 유튜브 채널에 나가서 좋았던 점을 먼저 적어봐야겠다.


1. 내 브런치 구독자가 늘었다. (브런치니깐 일등으로 적는다 ㅎ)

1,980명 언저리에서 도대체 늘지 않던 구독자 수가 드디어 2,000명을 넘어섰다. 1,998명까지도 봤던 것 같은데 2,000명이 넘은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싱파에 출연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오래 기다렸어야 할지 모른다. 저상태로 일 년도 더 된 것 같기 때문이다. 7년 전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땐 오히려 구독자 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천명이 넘어가고 이천 명이 눈앞에 보이니 어느새 내 구독자 수와 우연히 글 잘 쓰는 브런치 작가를 발견하면 그 작가의 구독자 수는 몇 명인지 확인하는 찌질한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광고 수입도 없는 브런치 플랫폼에서는 구독자 수가 보상처럼 느껴질 때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오늘도 난 솔직히 쓰려 노력 중이다.)


2. 우리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늘었다. (현재 760명 - 유튜브 시작 2달째)

처음 유튜브를 시작할 때, 천명을 넘기기까지가 고비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보통 일 년 정도 걸리기도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수익실현을 할 때까지 (구독자 천명 이상, 총 시청시간 4,000시간 이상 조건)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도 했다. 우리는 전략적으로 일 년보다 빨리 우리의 채널을 성장시키고 싶었고, 이제 막 50명 내외의 구독자를 가진 채널로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전달해줄 채널로 [싱글파이어]를 일 순위로 꼽았다. 평상시에도 애청하는 채널이었고, 파이어의 기준은 다 다르지만 우리의 기준으론 우리가 출연진으로 적합하다 생각했다. 우리 채널 구독자 수 증가 추세로 보자면, 싱파에 출연한 목적이 조금은 달성된 듯하다.


3. 찐 팬들이 생겨나고 있다.

내입으로 이런 말 하기 참 쑥스럽지만....ㅎㅎ 그래도 해 보자면, 전 세계 여기저기서? 다양한 응원 메시지와 감사 메시지를 받고 있다. 역시나 우리같이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런 고민은 회사를 퇴사했다고 끝나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한 걸음 정도 먼저 걷고 있는 우리를 보면서 용기를 얻는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응원과 댓글은 정말 큰 힘이 된다. 우리도 항상 고민과 선택 사이에서 끊임없는 계획 수정을 통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어쨌든 그런 과정을 공유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도전하는 중이다.


4. [싱글파이어] 인터뷰 영상과 편집 과정을 보면서 자동 교육이 되었다.

시청자가 가장 궁금해할 점을 토대로, 어떤 질문을 우리에게 하면 좋을지 아시는 것 같았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적절한 궁금증 유발 포인트로 썸네일과 제목을 뽑아내었다. 클릭수 유도는 이렇게 하는구나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90분짜리 인터뷰를 13분으로 줄인 걸 보았다. 보통 우린 마지막 결과물만 보게 되는데, 이번엔 나에게도 90분짜리 통 인터뷰 비디오가 있으니, 이 내용을 어떻게 가다듬었는지 볼 수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아쉬운 대목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길어지면 사람들이 안 본다고.. 살리고 싶은 부분이 많아서 편집에 애를 먹으셨다고 했다. 1편은 vlog 일상 편, 2편이 앉아서 얘기하는 인터뷰 편인데, 브이로그가 비교도 안되게 인기가 좋다. 13만 명이 넘게 보았다. 5분이 채 안 되는 길이라서 그런가. 우리도 나중에 브이로그를 한번 찍어봐야 하나.. 싶다. 아무래도 해외생활 영상이 신선하게 다가간 듯하다.


그럼 이제 13만 유튜브 출연해서 느낀 안 좋은 점도 적어볼 차례이다.


1.  다른 사람의 시선과 의견, 무시하기 어렵다.

위에 좋은 점들을 얻은 만큼, 부정적인 의견도 함께 얻었다. 특히 디테일한 로직으로 (사실이든 아니든) 무장한 부정적인 의견은, 이미 내가 알고 있었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걱정을 안겨 주었다. '저 사람 말데로 우리 이러다 망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잠시라도 하게 되는 안 좋은 점이 있다. '뭐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도 기왕 사는 거 님들 원하는 데로 잘 이루어 지길 바란다..'라고 말해주는 건 아무래도 너무 많은 걸 기대하는 거겠지? 우리의 인생을 걸고 선택한 결정들 앞에서, '이 어리숙한 사람들아.. 회사는 나오지 말았어야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뭐 일이 생각대로 안 풀리면 다시 취업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가 이상한 건가..?라는 생각이 찾아온다. 완벽한 플랜이란 없다고 생각하니깐. 최근 '집착'에 관한 얘기를 영상에서 한 적이 있는데, 나는 뭐든 집착을 안 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성적에도 집착하지 않았고 (핑계가 좋다고 하겠지만 ㅋㅋ), 지금 내 계획에도 집착하지 않으려 한다. 아님 말지 뭐. 이런 느낌으로다가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일이 흘러가게끔 노력을 많이 하긴 한다. (집착이랑 약간 다름) 그 발란스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좋은 댓글은 잘 생각이 안 나고 부정적인 의견들은 참 기억에 잘 남는다. 다행인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우리 진짜 망할 수도 있나?'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이 멀리 뻗어나가진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괜찮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로 아마 우린 '이거 안 되겠어. 우리 수입이 확실히 더 필요해서 당장 취직해야겠어'라는 상황이 온다면 또 괴로워하지 않고 현실을 받아 드릴 것이다. 우리가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정신승리하고 있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 그 말도 사실 이니깐.)

두 번째 이유는, 대부분의 부정적인 댓글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뼈 때리는 댓글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매우 드물었다. 설득되지 않은 내용에 너무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 (그래 놓고 여기에 아주 길게 적고 있는 나는.. 아무래도 마음 쓰고 있는 것 같다...ㅎㅎ;;;)


그런데 좋은 점은 네 가지나 되는데 안 좋은 점은 한 가지밖에 없네.


역시 행동하길 잘했다고 또 셀프 칭찬을 한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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