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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Feb 20. 2022

롱롱롱 위켄드이다. (캐나다 패밀리데이)

금요일이나 월요일이 노는 날 일 경우, 캐나다에선 롱 위켄드라고 한다. 주말이 3일이 되기 때문이다.

2월 21일 월요일이 Family day (가정의 날)이고, 캐나다 연방정부 직원들은 일하고, 주 정부는 쉬는 날이다. 대부분의 직장과 학교도 쉰다.


그런데 18일 금요일은 선생님들 연수로 학교가 다 쉬었고, 17일 목교일은 half-day로 11시 15분에 끝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목, 금, 토, 일, 월 이렇게 롱롱롱 위켄드가 되어 버렸다. 그냥 롱 위켄드도 힘든데, 거기 이틀이 더 붙어 버렸다 ㅎㅎ 어제부터 애들하고 종이 접기로 시간이 보내고 있다. 특히 큰애가 종이접기를 좋아하는데 본인이 만들고 싶은 유튜브 비디오를 골라 나에게 들이민다. 그럼 난 어려워 보이는 정도에 따라 오케이 싸인을 준다. 딸은 눈치가 생겨서, 내가 쪼금만 노력하면 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를 항상 골라온다. 너무 어려운 건 바로 짤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아이폰처럼 생긴 노트북을 만들었다. 한 시간 넘게 걸린 것 같은데 자르고 풀칠하고.. 애들이 엄청 좋아하니 보람은 된다.


남편이 지난 수요일에 열흘 명상을 떠났다. 빈자리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혼자 아이 둘을 돌보는 게, 하려면 할 수 있는 노동 강도이지만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부분도 큰데.. 남은 일주일이 후딱 지나갔으면 좋겠다.


나에게 유튜브 비디오를 혼자 찍어서 편집해서 한번 올려 보라고 넌지시 말하고 갔는데,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나 싶다 ㅋㅋ 너무 어려운 숙제를 주고 갔다.


이틀이나 남은 롱롱롱 위켄드는 무얼 하며 보낼지 더 고민해 봐야겠다. 날씨라도 좋으면 밖으로 나갈 텐데.. 앞으로 2주 동안은 비 오고 날씨도 다시 영하로 떨어지는 것 같으니 야외 활동은 어려울 듯싶다.


아까 종이접기 놀이하다 노래를 듣는데 큰애가 (만 7살), 나와 둘째에게 (만 4살) 얘기한다. 노래를 신중하게 (closely 하게) 잘 들으면, 스토리가 있다고. 모든 노래에는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 나오는 노래는 거울 속에 네가 되고 싶었어 뭐 이런 내용인데, 사실은 거울 속에 되고 싶단 그 아이가, 지금 말하고 있는 그 사람이라고. 같은 사람 이라면서 설명한다. 둘째는 그 말을 듣고 (closely 하게 가사 내용을 들으라는), 노래가 나오는 스피커 앞으로 가버렸다. 가까이 가서 들으라는 말로 이해한 거다 ㅋㅋ


큰애는 이런 말도 했다. 머릿속에서는 완벽한 key (음정)로 노래를 했는데, 실제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부르면 off key (틀린 음정)로 나올 때가 엄마도 있냐고 물어본다. 물론 나도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지금 잘 들어보라면서 요즘 연습 중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잘하는 것 같은데 본인은 상상하던 데로 소리가 안 나오나 보다.


만 7살인데, 대화가 된다. 이런저런 얘기할 땐 그냥 어른하고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은 때가 있다. 해리포터를 열심히 읽어 준 덕분인가.. 아무튼, 그래도 우리 집에 어른이 한 명 더 있으면 좋겠으니 일주일이 금방 갔으면 좋겠다고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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