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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Feb 25. 2022

'자선단체' 설립

작년 3월에 사표 쓸 때 이젠 그다음에 뭐하지?라고 고민하다 생각한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언제 실현될지, 가능성이 있긴 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기 적어본다. 


우리가 다니던 은행들에서는 연말이면 대대적으로 자선단체에 기부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경쟁적으로 팀을 나눠 어떤 팀이 가장 기부를 많이 했는지 게임을 하기도 하고, 어느 팀이 100% 다 참여했는지 보기도 하고, 직급이 어느 이상 되면 얼마나 기부했는지 금액과 함께 이름 리스트가 뜬다. 남편도 언제부턴가 반강제적으로 12월이면 어느 정도는 기부를 해야 하는 기대치 금액이 회사에 있다면서 기부를 해 왔다. 


나는 본사에서 일한 게 아니기에 그런 문화는 없었는데, 그래도 내가 다닌 은행도 어느 시즌이 되면 대대적인 기부 캠페인을 하긴 했다. 나는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2주에 한번 들어오는 월급날마다 얼마씩 동네 큰 병원 두 곳에 기부하는 것으로 자동 세팅을 해 놨었다. 


내가 퇴사 후 생각한 아이디어 중 하나는 바로 '자선단체' 설립이었다. 

기부를 생활화해서 하는 캐네디언들이기 때문에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냥 회사에서 추천하는 United Way 같은 글로벌한 자선단체에 기부하지 말고, 로컬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홍보하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됐다. 


예전 직장 인맥들을 사용하면 아주 맨땅에 헤딩은 아닐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내 돈이 큰 자선단체에 들어가서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는 것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눈에 보이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다. 나도 보람되고, 사회에 기여도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생각해 보다 나온 생각이다. 상상은 에너지가 많이 안 드는데, 행동으로 옮기는 건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상상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건 정말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다. 보통 엄청나게 매력적인 무언가가 나를 이끌어야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아직까진 상상만 하고 있다. 


'자선단체' 설립은 어떻게 하는 건지 좀 더 궁금해지면 뒤져봐야겠다. 미리 알아나 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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