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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Mar 06. 2022

태어나 처음 수영 클라스를 갔다

남편이 내 브런치 글을 보고 수영 끊어줄까라고 다시 물어본다. 망설이는 나를 보며 브런치에 글도 썼는데 그냥 한번 해봐! 라며 마지막 푸쉬를 해준다.


그렇게 오늘 아침 태어나 처음으로 수영을 배우러 수영장에 갔다. 어른 초보반이었는데 학생은 나 포함 3명. 아침 8시 반 수업인데 아침부터 리그 수영팀이 와서 연습하는지 정문을 5분 전에야 열어줬다.


어제는 둘째 생일이었고 우린 이사와 처음으로 indoor playdground를 갔다. 한국에 키즈카페 같은 컨셉인데 아침 10시 반에 문 열자마자 갔다니 우리 팀 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멀리 나간 김에 벌써 다 떨어져 가는 김치 때문에 한국식품에 들러 미국산 배추 한 상자와 제주도산 무 한 박스를 사 왔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수영을 하러 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사온 배추도 그냥 둘 수 없어 바로 절이기 시작했다. 매번 김치 할 때마다 맛있게 될지 망할지 몰라 김치 만들기에 진심인 나는 새벽 1시에 알람까지 맞춰놓고 일어나 배추를 뒤집고 다시 잤다.


일어나자마자 배추를 어두고 나갈 생각이었으나 한 포기 씻고 시간 안에 끝내지 못할 것을 감지하고 수영 다녀와서 하기로 하고 후다닥 준비하고 8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학생은 고등학생이나 신입 대학생쯤 보이는 남학생과 딸과 같이 온 엄마 그리고 나였다. 왠지 남자 선생님보단 여자 선생님을 원했는데 다행히 여자 선생님이 왔다.


엄마와 같이 온 딸은 엄마가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한지 수영장 물 코앞까지 와 선생님을 앞에 두고 열심히 엄마를 코치한다. 선생님은 은근히 싫어하는 눈치였지만 차마 뭐라 하진 않는다. 나는 배영도 조금 하고 물에 뜰 수는 있는데 그것도 무서운 초보들은 나더러 너 수영 잘한다고 부러워했다.


돌아와 세명중 나만 물에 뜰 줄 알아서 다른 학생들이 부러워했다고 하니 남편이 그 반에서 네가 에이스였냐면서 웃는다 ㅎㅎㅎ


처음 가본 수영 클래스는 생각보다 좋았다. 5주 후엔 나도 수영을 좀 할 수 있게 되려나? 기대감이 들었다.


김치만들기 후 씨래기 쌂기까지 끝내야 진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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