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큰 아이 봄방학을 맞아 빅토리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 집에서 항구까지 1시간 반, 배 타고 섬까지 1시간 반, 그리고 섬에서 내려 차 타고 30분은 더 가야 빅토리아 시내에 갈 수 있다. 옆집 엄마가 힘들게 가는데 하룻밤만 자고 오는 건 좀 아쉽지 않겠냐고 했다. 우리도 동의하지만, 호텔비가 비싸니 우선은 하룻밤만 자고 오고 다음에 더 길게 가보기로 했다.
이곳으로 이사 오고 처음 가보는 빅토리아는 시내 관광보다 섬을 따라 하는 해안가 드라이브가 인상 깊었고, 그다음으론 도착해서 처음 들른 부차드 가든이 정말 좋았다. 꽃구경을 3만 원이 넘는 입장료를 내고 해야 한다고? 싶었지만, 엄청난 규모와 정성을 들여 가꾼 정원을 둘러보고 나선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정원 산책을 지루해할 때쯤 나타난 실내 회전목마는 신의 한 수였다고 생각했다. 힘이 빠져갈 때쯤 회전목마를 발견하고 얼른 뛰어 들어갔다. 비용도 일인당 $2로 매우 저렴했다. 또 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달래서 산책을 계속했는데, 아이들이 또 한 번 힘들어 할 때쯤 이탈리안 가든에서 젤라토 가게를 발견했다. 이번엔 한 스쿱에 $5로 싸진 않았다. 그래도 잠시 달달한 아이스크림으로 기분 전환을 하고 정원 산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놀이터 찾아가기가 의도치 않은 우리의 미션이 되기도 했다. 바닷가를 따라 운전을 하다가 공원이 나타면서 어김없이 놀이터를 찾아갔다. 놀이터가 없는 경우,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뛰어다니는 놀이를 하기도 했다. 산에 둘러싸인 도시에 살다 보니 이틀 동안 만난 바다와 호숫가에선 잘 만날 수 없는 규모의 파도를 보며 신나 했다.
밴쿠버 섬은 엄청 커서 다음번에 다시 갈 땐 이번에 못 가본 토피노와 나나이모를 꼭 들려보려 한다. 돌아와서 발견한 '제주토피노'라는 한인식당은 로컬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조만간 제주도에 가서 살아보고 싶다 생각하고 있는 참에 발견한 반가운 이름의 식당이라 마음이 간다. 그 식당도 한번 가보고 싶다.
사진과 글로 다 전하지 못하는 여행기를 영상 브이로그를 통해 소개해 본다. ( 3:50초, 중간에 나오는 파도소리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_4f4mCWlU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