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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개꽃 Oct 25. 2022

비행기 티켓 환불이요

엊그제 당장 급하지 않아 미뤄뒀던, 캐나다로 돌아가는 티켓 환불 요청을 하기 위해 대한항공에 전화했다.


'따르릉따르릉'

몇 번의 전화기 울림소리 후, 자동 메시지로 넘어갔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약 40초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라고 음성이 나왔다.


순간 남편과 나는 40분이라고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라 쳐다보다 (캐나다에서는 정부에 전화 걸 때 흔한 기다림의 숫자이다), '사십 초'라는 소리에 빵 터져버렸다.

뭘 40초를 기다리게 한다고 음성 안내를 하나요 ㅋㅋㅋ


그리고 정말 40초 정도 후에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너무나도 신기했다. 캐나다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정밀함과 세심함이다. 최근 여권 신청이 폭발해 신청하려면 전날 밤부터 밤새 줄을 서야 하고, 내 여권 신청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러면 새벽같이 전화를 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에 살다와서 그런가 이런 번개 같은 고객응대 속도에 깜짝 놀랄 때가 종종 있다.


자동차 보험 가입 문제로 전화를 걸 때도, 핸드폰이나 인터넷 가입 문제로 통화를 할 때도 신속한 응대와 또 전화 후 가입 내용이나 통화내용 안내 문자까지 정말이지 고객을 편하게 해주는 서비스 수준이라 감탄을 많이 하고 있다.


주민센터에 가서 볼일 볼 때도 우리 케이스가 직원들이 자주 접하는 종류가 아니니 한 번에 답을 못 줄 때가 여러 번 있었다. 그럼 우선 돌아가시면 알아보고 연락드릴게요 할 때가 있다. 그럼 난 당연히 며칠 정도 걸리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혹시나 그냥 보내고 바빠서 까먹으면 어쩌지? 하면서 며칠 기다려 보고 연락 없으면 다시 찾아가야지 했다 (캐나다 용 사고방식이다 ㅎㅎ). 그런데 보통 몇 시간이면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일처리 속도이다.


답을 몰라 당황해하는 주민센터 직원분께 저는 괜찮으니 천천히 알아보고 알려주세요..라고 해도 나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다급함을 가지고 일처리를 해 주셨다. 아이들을 학교와 유치원에 등록시킬 때도 교무실 선생님들의 빠른 일처리 속도에 감탄했다. 여기선 나만 느린 것 같다.


기다림에 익숙하게 살다 왔는데 너무 이런 속도에 익숙해지면 돌아가서 다시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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