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개꽃 Dec 01. 2022

한동안 글쓰기 책을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점점..

한동안 글쓰기 책을 열심히 읽었다. 아니지 아직도 읽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난 점점 더 브런치에 글 쓰는 게 어려워져 버렸다. 모든 책들이 '너도 할 수 있어!', '그냥 우선 써봐!'라고 하지 않았다. 뭐 그런 책도 있긴 했는데 내가 브런치에 이제 뭐라고 글을 써야 하나..라고 고민하게 만든 책들은 '기획 없이 쓰지 말라'라고 말하는 책 때문이었다. 왠지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말하는 책만 마음에 쏙 박혀 한동안 무슨 글을 써야 하나라고 고민하게 만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눈치 없는 '브런치'는 작가님의 '꾸준함'을 응원한다면서 알람을 보내왔다. 그래도 알람이 효과가 있었는지 결국 이렇게 브런치를 열었다. 


고 1 때 이민 가서 22년간 캐나다 살다 한국 들어와 산지 거의 3달이 되어 간다. 첫 두 달은 정착 준비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요즘 유행하는 해외에서 한달살이가 아니라 2년살이를 하러 온 우리는 정착 과정에서 준비할 것이 참 많았다. 정말 다시 한국으로 역이민 해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집안에 필요한 모든 물건을 새로 장만해야 했고, 운전면허, 외국인 등록증, 가족관계 증명서, 등본, 통장 만들기, 핸드폰 만들기, 중고차 사기, 월세 집 구하기, 전입신고, 세대주 변경, 아이들 학교 입학 준비 서류 등등으로 정부 기관 여기저기 다닐 일도 많았다. 그러면서 절차를 전혀 모르니 무작정 부딪혀 배워가며 필요한 순서대로 일 처리를 해 나가느라 두 달이 후딱 지나갔던 것 같다. 


다행히 3달째 되니 한국어를 하나도 모르던 첫째가 받아쓰기 시험에서 90점을 받아 올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고 (매일매일 열심히 공부한 결과이다. 한글을 모르니 국어와 수학 단원 시험은 포기 상태), 매일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울던 둘째가 이젠 울지 않고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남편과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에 집 근처 도서관으로 출근하여 책을 열심히 읽고 또 쓰기도 열심히 하며 지내고 있다. 한국 가면 이렇게 살아야지..라고 상상하던 것들 중 하나가 도서관 다니기였는데,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어서 행복한 나날이다. 이제 리디북스에서 이북을 사 작은 핸드폰으로 보지 않아도 되어 좋다. 


그러는 와중에 알바를 알아보기도 했다. 집 근처 이쁜 한옥 카페가 있는데 그 멋있는 공간 안에서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용기 내어 커피 한잔 사면서 혹시 아르바이트생 필요하면 지원하고 싶다고 물어봤다. 대답은 마침 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순간 희망이 보였는데, 시간대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로... 그것도 주 5일로 내가 원하는 시간은 아니어서 그렇게 흐지부지 소심한 알바 알아보기는 조용한 상태이다. 일주일에 한 10시간 이내로 원하는 공간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런 자리가 생기려나 모르겠다.


그래도 요즘 우리 부부가 가장 꽂혀 있는 부분은 꾸준히 글을 써내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길게 한 권으로 만들어 내는 일이다. 작년 이맘때 적었던 2022년 소망들 중 하나였는데 결국 올 해가 다 가기 전에 소망을 현실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