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자란 아이가 한국에 오면 생기는 일
1. 6살 둘째가 드디어 동네 수영장 유아반에 등록해서 다니고 있다. 수영강습을 끝내고 나오는데 첫째를 가르쳤던 선생님을 만났다.
"어머니~ E는 잘 있죠?"
"선생님 E는 초급반일 땐 재밌다고 다니더니 중급 되고 힘들다고 안 하겠다 해서 최근에 취소시키고 환불받았어요..ㅠㅠ"
"아.. 아쉽네요~"
"그럼 다음에 또 봬요. 안녕히 계세요."
"네 어머님. 들어가세요~"
이렇게 대화를 짧게 나누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나와 선생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둘째가 나지막이 질문을 던진다.
"엄마, 어딜 들어가라는 거야...????" (그러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린다. 마치 들어가야 할 곳을 찾는 것처럼..)
"..... 푸하하 하하하하하하"
계단을 오르는 내내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 오늘도 오랜만에 둘째가 한 건 했다.
2. 3월이 되고 새 학기가 시작됐다. 첫째는 3학년이 되었고 다 같이 차 타고 이동하는 중에 새로 받은 시간표 과목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편이 물었다.
"그래서 월요일엔 무슨 무슨 과목 들어~?"
첫째가 대답했다.
"어, '도둑'~영어, 수학~그리고.."
이때부터 우린 또 웃음을 참지 못했다.
ㅋㅋㅋㅋㅋㅋㅋ 도둑이래 ㅋㅋㅋ
'도덕'시간을 '도둑'이라고 말하니 왠지 더 웃긴 것 같다.
우리가 너무 웃으니 약간 민망해진 첫째가 다시 한번 도전해 본다.
"도둑이 아닌가 더둑? 아.. 뭐 그런 거였는데 잘 모르겠어"
아직까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는 우리에게 뒷좌석에 아이들이 항의하기 시작했다.
"뭐가 웃기다는 거야 엄마~" (둘째다)
"이름이 뭔데~ 알려줘 봐~" (첫째다)
우리는 도덕이라도 알려줬고, 도둑은 뭔지 왜 도덕시간을 도둑이라 한 게 이리 웃겼던 건지 설명해 줬다.
아이들은 우리처럼 빵 터지지 않았던걸 보니, 이걸 쓰면서도 그 당시에 웃겼던 상황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려나 모르겠다...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