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
이상한 logic.. 회사 가기 싫다/그럼 돈은?/덜쓰면 된다/그럼 집은
2018.06.11. 월
아이러니하게도 새로 산집 중도금을 치르고 서류상 집주인이 된 이 시기에 우린 이 집을 다시 없앨 고민을 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빨리 집 노예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융자금을 더 빨리 갚던지 (현재 30년 상환 시작한 지 한 달도 안됬음. 29년 하고 11개월이 남아있다. 사실 첫 번째 원금+이자도 아직 안 나갔다), 집을 팔아 빚을 없애던지 둘 중 하나다.
집을 팔면 우리 식구 이 근 방에서 렌트 살며 나가는 월세가 지금 은행에 원금+이자 나가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30년보다 더 빨리 갚는 것도 월급 벌어 생활하고 나면 부족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래서 당분간 우리에 소중한 시간과 맞바꿔서 번 돈을 최대한 허투루 쓰지 않아 보기로 했다. 거기서 모인 돈이 있다면 하루빨리 빚 갚는데 쓰고 자유의 몸이 되어 보자고 다짐했다.
2019.12.16 월
방하나 짜리 (대략 16평) 콘도에 살다 타운하우스로 이사오니 첫 융자금 갚기도 전에 덜컥 겁이 났었던 것 같다. 이 큰 액수를 언제 다 갚지? 이러다 이 빚 때문에 계속 열심히 월급생활을 해야겠구나.. 싶은 게 이상하게 심란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집값에 80% 까지 융자받아 집을 장만하는 게 보통인 토론토에서, 우린 보통 처음 집을 산 초기에는 현관만 내 집 이라던지, 아니면 화장실만 내 집 이라던지 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곤 한다.
약 일 년 반이 지났다. 이상한 로직으로 시작한 우리의 대화는 더 이상한 방향으로 우리를 움직였다.
회사가 딱히 싫은 건 아니라는 남편. 그러나 65세까지 9시-5시 회사생활을 하고 싶진 않단다.
그리고 그거 말고 본인이 원하는 일이 따로 있다. 그런데 그 일은 지금 만큼에 월급이 나오진 않을 거다. 그래서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러면서도 훈련이 필요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연습. 꼭 들어가야 하는 돈이 아니라면 두 번 세 번 생각하기. 2018년 후반부는 정말 강박적으로 돈 안 쓰기 연습을 했던 것 같다. 큰애가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그 전년엔 두 개 주셨는데 이번엔 하나뿐이라고 엄청 서운해했다. 2019년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물건 안 쓰기 연습을 잘 유지한 거 같다.
12월이 되니 약간 풀어지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