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운동을 시작했다. 아침 출근 전 1시간 뛰기. 저녁 퇴근 후, 웨이트 1시간 후 또 달리기 30분. 이렇게 3개월을 식단 조절과 함께 했다.
4. 운동 관련 책을 읽기 시작하고, 운동 책을 읽다가 요가를 알게 된다.
5. 요가 시작(작년에 자격증도 땀)
6. 요가 책도 읽다 보니 명상을 알게 됨.
7. 명상 시작.
8. 명상 책도 읽다 보니 더 많은 연봉과 더 높은 직책은 점점 관심 밖이 되어 간다.
9. 정리 책도 읽게 되고, 미니멀 리스트를 꿈꾸게 된다.
10. 몇 번에 걸친 버리기로 인해 아주 많이 가벼워짐... 여기까지 다 남편 이야기다.
1번에서 10번까지 오는 길에 딸 둘을 낳았다. 이제 6살과 2살이다. 지난 7년 동안 더 많은 연봉과 더 높은 직책은 많이 내려놨지만, 한 직장에 10년째 다니면서 매년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있다. 직책은 매년 오르진 않지만 이제 이 정도면 됐다고 한다.
나도 남편이 1번에서 10번까지 오는 동안 중간에 몇 번 고비가 있긴 했다. 우선 나데로 일하면서 애 둘을 낳고 잠시 육아로 쉬다 다시 복귀해서 일하고, 이직도 한번 하고 또 열심히 일했다.
이젠 거의 괜찮지만 운동도, 책 많이 보는 것도, 요가 까지도 다 괜찮았는데 중간에 명상은 고비가 있었다. 명상은 시간 투자가 다른 어떤 것보다 많이 들어간다. 좋은 점을 꼽자면 예전과 달리 아주 많이 유해졌다는 거다. 아직도 예전 습관이 간혹 나오지만 이 정도면 명상의 효과를 내가 많이 누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 습관이란..ㅎ 논리적으로 따지고 들기. 상황, 문제의 크고 작음 등은 큰 상관없이 그냥 논리적으로 많은 경우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라고 느끼게 하는 말투로 말을 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인내심과 자비로움? 이 늘었다고나 할까.
아직도 내가 종종 '그냥 말을 줄여봐'라고 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남편 주도 적인) 우리 계획을 들으면, 그다음 질문은 거의 대부분 바로 나에게 온다.
'넌 괜찮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난 찬성이다.
난 개인의 행복은 각자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행복을 남편 연봉이나 직장에 두지 않기로 했다.
그럼 그다음 질문이 따라온다.
'애들은 어떡하려고?' 애들의 행복도 애들이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남편이 하는 말이 있다. 애들이 갖고 태어난 팔자라고 ㅋ
이게 얼마나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다. 간혹 '은퇴'라는 단어 때문에 40세부터 돈을 전혀 안 벌고 쉬려는 계획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 그건 당연히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풀타임으로 회사에 묶여있지 않고, 더 적은 돈을 더 자유롭게 벌면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거다.
더 적은 돈을 번다는 게 얼마나 더 적을지, 거기에 맞춰 살아갈 준비를 잘하고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