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2021년
요즘 매일 글쓰기가 한창이다. 오늘은 또 무슨 타픽으로 글을 써볼까 하다 눈앞에 새로 산 마이크가 들어왔다. 우선 이거에 대해 써보려고 사진 한 장 찍어뒀다. 남편과 나는 지금 2주 휴가를 쓰면서 집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 회의 중이다. 유튜브 하기, 글 쓰기, 파드캐스트 하기 등이 있었다. 새로 산 이 마이크는 동영상 재작이나 파드캐스트 재작에 도움이 될까 싶어 사봤다. 우선 디자인이 라디오 부스 안에서 쓰는듯한 모양이라 마음에 들었다.
이 마이크를 노트북에 연결해서 어제 처음 사용해 봤고, 오늘은 마이크도 연결해 놓고, 노트북 카메라로 동영상까지 찍어가며 우리의 모닝 수다를 한 40분 녹화, 녹음했다. 보통 영상과 소리를 따로 녹화해서 합친다고 한다. 그게 왜 더 좋은 건진 모르겠으나 우선 해봤다.
우리의 수다는 남편이 한 80프로 차지하고 난 간간히 나머지를 채운다. 열심히 들어주다 재미없으면 자연스럽게? 타픽 전환을 시도하고, 그마저도 지쳐가면 스톱을 외친다. ㅎ
남편은 나보다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본인도 가끔 힘들다고 한다.
우리 연애할 때가 생각난다. 대화중 '이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남편이 물어봤을 때, 난 '나 그거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는데?'라고 답했다. 그럼 다시 이렇게 물어본다. '그럼 지금 한번 생각해 보고, 네 생각을 말해봐'. 내 생각을 들어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이 대화에서 볼 수 있듯이, 남편은 생각하고 토론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 탓인지, 내 의견을 말하는데 익숙하지 않았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면, 내 의견과 맞지 않더라도 '네'라고 답한 후, 속으로 궁시렁 거렸다. 할아버지, 할머니 의견에 토다는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가 될 순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나중에 캐나다 이민 와서는 좀 변했지만, 남편 수준을 따라잡기에는 우리가 만난 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역부족이다.
그래서 그런가 난 말보다는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맘에 들기도 하다. 순발력이 더 요구되는 토론보다는 조용히 생각하면서 적어 나가는 글쓰기가 맘에 든다.
저 마이크를 샀는데 우리가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날이 오려나 모르겠다. 1월부터 우리가 새로 하는 놀이가 있는데, 노래 연습이다. 맘에 드는 노래를 각자 하나씩 골라서 무조건 하루에 2번 부르기를 하고 있다. 요 며칠 잘 못했지만, 벌써 한 일주일 지났을 때, 맨 처음 어리버리 잘 못 부르는 상태보단 훨씬 잘하게 된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들도 매일 들어서 그런지 곧 잘 따라 한다. (하다 하다 이러고 놀고 있다..ㅋㅋ)
100일째 되는 날 녹음해 보자고 했는데, 저 마이크를 사용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