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체험기
우붓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각자 도생해야한다. 그러다 보니 우붓사람들은 집집마다 가족수만큼 스쿠터를 가지고 있다. 외국인은 스쿠터나 차를 렌트하거나 고젝(우버랑 비슷한 앱)으로 택시나 스쿠터를 불러서 이동한다.
함께 발리에 온 친구와 친구의 친구와 함께 스쿠터를 빌려서 우붓 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 친구는 한국에서 스쿠터를 가지고 있어서 자주 탔고 친구의 친구는 동남아 여행하면서 자주 스쿠터를 탔다고 한다. 나만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완전 초보이다. 한국에서 자전거를 자주 탔으니까 괜찮을거라 생각했다.
스쿠터 3대가 호텔 앞에 도착을 했다.내가 처음 타본다고 했더니 렌트해 주는 분이 내 친구 뒤에 타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한국에서 자전거 굿드라이버라고 하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면서 스쿠터 동작 방법을 설명하신다. “붕.... 노노노” “붕.... 노노노” 오른쪽 핸들을 너무 세게 당기면 스쿠터가 앞으로 돌진을 해서 사고가 난다면서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난 “OK”를 반복해서 대답했다.
이제 나보고 호텔 앞에서 시운전을 해보란다. 심장이 ‘쿵쾅쿵쾅’. ‘너무 오른쪽으로 세게만 당기지 않으면 된다.’ 머릿속으로 계속 되새김질을 하면서 움직여봤다. 자전거만 타본 나에겐 스쿠터가 너무 무거웠다. 조심조심.
호텔 종업원과 나의 친구들, 그리고 렌트해 주시는 분..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족히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숨죽이면서 나를 지켜봤다. 테니스 경기장 관객처럼 내가 움직일 때마다 그들의 눈동자도 함께 움직였다. 하나같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이다. 그렇게 호텔 앞을 두 바퀴 돌고 이제 도로로 나갈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큰 소리로 내가 외쳤다. “I am ready ”
도로에는 스쿠터와 차들로 뒤엉켜있다. 빼곡했다. 나도 저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휘청 휘청 온 힘을 다해 양쪽 핸들을 손으로 꽉 쥐고선 조금씩 조금씩 움직여 봤다. 오른쪽 핸들을 조금씩 당겨서 속도를 내보았다. 속도가 나니 스쿠터를 지탱했던 내 다리를 땅에서 떠어야 했다. 두근두근, 심장이 쫄깃. 드디어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스쿠터 발판 위에 얹었다. 됐다. 그 순간 혼자서 씩 웃었다. 붕... 자 이제 그럼 달려볼까?
코너를 돌 때나 노면상태가 안 좋을 때에는 여전히긴장했지만 점차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다고 고개를 돌려 풍경을 즐기면서 달린 것은 아니었다. 아직은 정면과 백미러를 뚫어지게 봐야만 했다.
그렇게 2시간 정도 탔을까? 갑자기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앞이 보이질 않을 정도였다. 다시 초긴장 하면서 한참 가는데 일행이 보이질 않는다. 갈림길에서 내가 다른 길로 들어선 것 같았다. 초행길이다 보니 퍼붓는 비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지도를 확인해야만 했다. 조금 가다가 서서는 지도를 확인하고 또하고. 그렇게 10번은 넘게 멈추었던 것 같다. 도로에 스쿠터와 차는 어찌나 많던지. 이 길인지 저길 인지. 도로도 날씨도 내 마음도 모두 아수라장 같았다. 비속에서 헤매고 또 헤매고. 드디어 나에게 익숙한 호텔이 보이는 도로에 진입했다. 휴...
20분이면 가는 거리를 1시간 가까이 걸려서 호텔에 드디어 당도했다. 먼저 도착한 친구는 나를 걱정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호텔방 문을 열고 둘이 서로 쳐다보는데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마흔이 넘은 중년 여성 두 명이 물에 빠진 생쥐 꼴을 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우리 진짜 웃긴다. 엄청 철없다.” 눈물을 흘릴 정도로 둘이 한참을 웃었다.
샤워하고 맥주를 마시면서 우리 앞으로도 철들지 말자고 서로 다짐했다.
‘안해본거 해보니 재미있잖아. 해보고 싶은거 다 해보자. 여긴 발리니까, It’s Bali ’
우붓에서는 스쿠터만큼 완벽한 교통수단이 없다. 우붓 시내는 길이 자주 막히고 렌트비가 저렴한 편이다. 1일기준 5천원정도이면 빌릴 수 있고 장기로 렌트하면 훨씬 저렴해진다. 스쿠터를 타고 외곽으로 나가면 한적한 야자수 펼쳐있는 논길을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달릴 수 있다. 시골의 작은 카페에서 시원한 코코넛 한잔을 마시면서 우붓의 시골 풍경을 즐기시길. 왜냐하면 우붓에서만 할 수 있는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