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책들
책읽는 헤드헌터들의 독서모임 <한뼘> 11월 주제는 '각자 읽고싶은 책'이었다. 각자 다른 책을 읽고와서 멤버들에게 소개하고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책 한권을 골라서 12월에 함께 토론하기로 했다. 12월에 함께 토론할 책은, 에이든의 추천도서 양귀자님의 <모순>으로 선정되었다.
서른살 초반에 읽었으니 10년도 훌쩍넘어서 내용을 다 잊어버렸다. 두남자를 두고 한여자가 자신의 사랑을 선택해가는 과정이라고 하는데 다시 읽어봐야 할 정도로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책장에 꽂혀있질 않다. 누군가에게 준 모양이다. 다시 사야겠다. 있었으면 하는 책은 항상 없는 <밀리의 서재> 역시나 이책도 없었다. 나원참.
즈음에 내가 읽은 책들은 세권이다.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냐고 묻는 부제가 담긴 <Daily Philosophy>,에이든에세 선물받은+ 나도 제주 작은 서점에서 산 책 <아무 목이나 끌어안고 울고 싶을때>- 2권이라 한권은 엘레나게에 선물했다, <조용한 회복>.
지난 10월말 제주도 여행갈때 <조용한 회복>을 들고 갔다. 삶의 균열 앞에서 나를 돌보는 연습이라는 부제도 좋았고 <나는 왜 당신의 말이 힘들까>라는 박재연 소장의 책을 한번 읽었고, 강의도 여러번 들은터라 믿고 샀다. 역시나 글을 읽으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고, 차분하게 지나온 날들과 갈등을겪었던 순간들을 돌아볼 수 있었다. 그때는 이미 지났지만 지난일을 회고하는 법, 앞으로 다가올일들을 어떻게 대처해나가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 책이다.
Daily Philosophy는 주옥같은 문장들, 삶의 지침들이 많아서 한뼘 멤버 분들에게 한권씩 선물했다. 책 선물이라는게 쉽지않은데, 왠지 모두에게 편견없이 읽힐 수 있는 책같아 이례적으로 같은책을 여러명에게 선물해보았다. 내가 느낌 깨달음을 그대로 느낄수야 없겠지만 나름 재미있게들 봐준다면 좋을 것 같다.
무엇이 된 사람보다는 ~인 사람에 가깝고 싶다. 명사보다는 동사나 형용사의 힘을 더 내것 삼아 살고 싶다. 나는 '작가'가 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쓰는 사람, 쓰려는 사람, 계속 쓰려는 사람이다.
경주에서 쓰거나 읽는게 좋다
(나도 경주에서 쓰거나 읽는행위를 한번 해보고싶어졌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준다는게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지 모른다.
슬픔을 슬픔으로, 조심스러움을 조심스러움으로 다정을 다정으로, 단지 그것으로 알아보는 사람들이 고맙다.
나는 기본값이 슬픔인 사람이다.
(나도 그랬다, 과거에는. 낫 애니모어.)
안타깝게도 진짜 노력하는 사람은 노력해도 안된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따스한 온기를 나눠주고 타인을 평가하며 비수를 꽂는 대신 그사람의 장점을 발견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나에게 사정이 있듯이 타인에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미안해'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는 세상을 조금더 복잡하지만 정직하게 배운다. 자신도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걸, 실수해도 바로잡을 수 있다는걸, 그리고 그걸 말할 수 있는 용기가 관계를 지켜낸다는 걸 배우는 것이다.
인생이 어디 늘 뜻대로 되던가. 이별을 예감하고 연애했는가. 이혼을 준비하고 결혼했는가. 우리는 모두 미래를 결과를 알지 못했다. 그저 인생이란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가고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하나씩 대처하면서 살아가는것임을 조금씩 깨달을 뿐이다.
레슬리 그린버그의 말처럼 감정은 표현되고 경험될때 비로소 조직된다.
사랑은 누군가를 가엾이 여기는 것, 이 아니라 그존재의 존엄을 온전히 믿어주는 일이다.
만약 당신이 양가적인 모습을 발견한다 해도 당신이 이상해서가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기억하기 바란다. 당신이 살아온 상처와 관계를 통해, 당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수많은 부분들이 지금도 열심히 당신을 보호하고 있다는 증거다.
내면가족체계이론에서는 자기 자신을 비판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모든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강조한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냉정하게 굴었다면 그순간 '무엇이 당신을 두렵게 했는지'를 먼저 묻는 것이다. 왜 그랬어? 대신 무엇이 그렇게 하게 했을까? "그렇게 냉담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봐 두려웠던 걸까?를 물어보는것이다. 냉정하게 선을 긋는 우리 내면의 한 부분은, 과거에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던 아이를 대신해 앞에 나선 '보디가드'일수도 있다. 이 관점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자기혐오 대신 자기 연민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양가성은 나의 모순이 아니라 나의 진실이다.
도로시 디너스타인이나 낸시 초도로우같은 여성주의 심리학자들은 전통적으로 양육의 책임이 여성에게 전가된 사회구조속에서 여성이 일을 하게 될 경우 생기는 이중부하가 개인에게 심리적 내상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이로인해 수많은 워킹맘들은 늘 '어딘가에서 충분하지 못한 사람' 이라는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한다.
정신분헉학자 도널드 멜치는 죄책감을 자신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애착의 깊이에서 비롯된 감정이라고 보았다. 다시 말해 죄책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 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며 그 결과 마음이 아픈것이다.
수치심은 자아에 관한 초점이고 죄책감은 행동에 대한 초점이다.
로버트 스턴버그의 삼각이론에 따르면 사랑은 열정, 친밀감, 헌신의 세가지 요소로 구성된다고 한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결단이며 헌신이고 책임이라고 말한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긍정심리학의 핵심모델인 PREMA이론에서 인간의 행복을 구성하는 다섯가지 요소중 하나로 관계를 뽑았다. 긍정감정, 몰입, 의미. 성취도 중요하지만 그 모든것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깊이 연결된 사람간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
"저는 사회적 교류를 위한 단체 모임에 가는걸 좋아하지 않아요. 불편하거든요. 아마도 제가 환영받지 못하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기도해요"
진짜 회복은 항상 '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칼 로저스는 진정한 관계는 상대를 '고쳐야 할 존재'로 보기보다는 그사람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이해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데서 시작된다고 보았다.
가장 빠르게 걷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걷는사람이 리더다.
성숙한 품위란 사건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면서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해주고 우리를 잠시 멈추게 한다. 그 멈춘 시간속에서야 비로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 화가 났을때 머릿속에 떠오른 모든 것을 쏟아내며 공격하는 대신, 그 자리에 잠시 멈춰서서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은 무척 중요하다.
일상의 부족함에 집중하기보다는 이미 가진것들에 마음을 두면 타인을 향한 비난도 줄어든다. 결국 비난이라는 감정은 내안에 채워지지 않는 어떤 결핍이 투사되어 나타나는 방식일 수 있다는것을 배우게 된다. 마셜 로젠버그 박사의 말처럼 그들은 자신의 결핍과 고통을 감당하지 못해서 결국 자신의 아픔을 가장 날카로운 방식으로 밖으로 흘려보내는것인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폴 블룸의 통찰처럼, 공감은 때로 통제되거나 조율되지 않으면 특정인에게 편향적 행동이나 공동체의 불공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작은 확신하나를 갖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 자기 자리에서 더 크게 성장하거나 많은 이들의 신뢰를 얻게 되는 경우 그 사람은 언제나 타인의 도움을 기억할 줄 아는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융은 개인이 내면의 진짜 자아를 찾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때 진정한 성찰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의미로 전환된다.
관계의 만족도는 갈등의 유무가 아니라 일상속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을 얼마나 자주 시도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