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이도 떠났다

2025년 11월 4일

by 책읽는 헤드헌터



올해 11월초 탄이도 떠났다.

이로써 도곡리 마을 삼형제 심바, 레오, 탄이 모두 무지개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재택하던 점심 즈음이었나.

가족 텔레그램방에 큰언니가 탄이에게 이불을 덮어준 사진 한장을 보내왔다.

이어진 메세지는, 탄이가 아침에 하늘나라로 떠났다는 것.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후 반차를 제출한뒤 미저리언니를 태워 양평으로 갔다. 큰언니가 보내준 사진 그대로, 얇은 이불 하나를 덮은채 탄이가 너무도 예쁘고 얌전히 누워있었다. 2024년 추석직후 심바가 떠난 뒤, 심바가 평생을 머물던 큰 느티나무 그늘자리로 보금자리를 옮긴지 10개월만의 일이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으르렁거리면서 피날때까지 서로 싸우던 녀석들인데 심바가 떠난 이후 탄이가 눈에 띄게 우울해했다. 그래도 잘 지내는가싶더니 결국....


한때 도곡리 마당을 세마리의 큰 개들이 호령했을 때, 도곡리 마당은 그 어느곳보다 아늑하고 안전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택배기사님들이 감히 도곡리 마당에 입성할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컹컹 짖어대며 집을 지켜주던 아이들이었다.


밥도 너무 잘먹어서 사료 한 포대기를 사면 2주일이 멀다하고 떨어지기 일쑤이고, 산책하는건 또 어찌나 힘들었던지. 첫번째 산책순서는 언제나 레오! 참을성없는 막내 레오부터 산책을 시켜주곤 했는데 레오가 돌아올때까지 탄이는 컹컹 짖고, 심바는 아우~ 하면서 울부짖었다. 두번째 순서는 심바. 우는 소리에 맘이 약해져서 늘 심바를 탄이보다 먼저 데려가곤했다. 마지막 순서는 언제나 듬직한 우리 탄이. 탄이는 제 차례를 기다릴줄 아는 아이였고 세 아이들중 가장 품격있는 산책을 할 수 있는 동반자이기도 했다. 시골의 기슭한 산길을 걸을때는 목줄을 넣고 나란히 걸어도 큰 문제를 일읔키지 않는 내향적인 아이였다. 훈련시킨다고 간식이라고 가지고 나갈라치면 산책은 뒷전에두고 침 흘리면서 간식바라기가 되곤 했던.



이 요란하던 세 아이가 떠난 도곡리 마당은 적막하고 삭막하고 춥고 쓸쓸하다.

그래도 더 추워지기 전에 떠나서 다행이라고 로빈슨과 아이작은 말했다.


그래, 더 추워지기 전에 떠나서 다행이다.

심바, 레오, 탄이, 까망이 그곳에서 아프지말고 배부르고 따뜻하게 잘 지내기를.


잘가. 심바. 레오. 탄이. 그리고 까망이.



탄이 무지개다리 건넌날

https://www.youtube.com/shorts/bR4nMbMyH-k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레오가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