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헤드헌터 Aug 19. 2020

그들을 향한 유일한 복수는?

제니퍼 단상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다보면 문득 기분나뿐 그 사람이 화두에 오를때가 왕왕있다.

고등학교 시절 그 한창 꿈많고 감수성이 예민한 소녀를 짓밟았던, 그야말로 짓밟았던 선생.

 <선생의 자격> 이란 프로를 하나 만들어서라도 그의 행적을 낱낱이 고하고 싶은 심정이다.

십년도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자다가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사실, 까맣게 잊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까맣게 잊고싶은 기억이긴 하다.

나는 아직도 그사람이 정말, 싫지만 그 사람은 지금의 내 삶에 0.0000000000000001%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저런 류의 선생답지 않은 선생때문에 괴롭던 시절 무라카미 류의 sixty nine을 만났다. 

반항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그래서 그만큼 선생같지 않은 선생들을 미워했던 학창시절 내게 

그는 꽤 좋은 가르침-유일한 복수방법은 그들보다 즐겁게 사는 것-을 준 작가다. 



무라카미 류 <69> 작가 후기 중

즐겁게 살지 않는 것은 죄이다.
나는 고교시절에 나에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소수의 예외적인 선생을 제외하고, 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나에게서 빼앗아 가버렸다.
그들은 인간을 가축으로 개조하는 일을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수행하는 <지겨움>의 상징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변함이 없고,오히려 옛날보다 더 심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시대건, 선생이나 형사라는 권력의 앞잡이는 힘이 세다.
그들을 두들겨 패보아야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쪽이다.
유일한 복수 방법은 그들보다도 즐겁게 사는 것이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싸움이다. 나는 그 싸움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지겨운 사람들에게 나의 웃음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싸움을 나는 결코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