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7. 2020

화양연화

제니퍼 영화리뷰



양조위. 영상을 압도하는 음악. 1960년대. 홍콩.

이 4가지는 '왕가위'라는 이름으로 압축된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 화양연화



2018

작년에 화려한 장만옥 치파오에 마음이 쏠렸는데 오늘은, 도덕적 선택앞에 울고있는 여인에 마음이 머문다. 나라면 세상의 시선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외도한 배우자따위 미련두지 않고, 미련할정도로 답답하지만 매력적인 우리 차우 (양조위)의 손을 잡았을텐데, 덥석!! 1962년 홍콩의 정서는 혹은 왕가위 의도는 달랐던 모양이다.

차우는 그녀를 옆에 두는 대신, 캄보디아 사원에서 진흙으로 비밀을 틀어막으며 화양연화랄 수 있는 그녀와의 시절을 영원히 봉인해버린다. 그런다고 비밀이 봉인되겠냐마는....바다에 아휘의 슬픔을 묻어줬던 <해피투게더, 춘광사설> 장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아이, 참 이 사람들, 

사랑해도 괜찮아.


2017

우연히 옆집에 살게 된 양조위(차우) 부부와 장만옥(수리첸) 부부. 차우의 아내와 수리첸의 남편은 외도를 하게되고 두사람은 그 사실을 알게된다.  그렇게 우리의 차우와 수리첸 아주머니 또한 바람난 배우자의 빈자리를 서로 보듬어가며 채워주다보니....시나브로 서로에게 흠뻑 젖어드는데.

젖어.....들지만 단지 거기까지만, 두 사람은 더 나아가지 않는다.

왜?

우리는 그들과 다르고 고매하니까?

결국, 둘은 헤어진다. 

이후 홀로 찾은 앙코르와트(비밀을 영원히 간직했다던 장소)에서 차우는 완벽하게 수리첸을 봉인해버린다.


자칫, 고결한듯 보였다. 끈적이지 않아서.

아름다운거 같았다. 질척이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았다. 뻔하지 않아서.

그런데, 그래서 결국 둘이 얻은 건 뭘까?

그 잘난 도덕성? 배우자는 외도했지만 나는 끝끝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자위?

For what? 사랑하는 사람이 저만치 가는데, 세월에 속수무책 무뎌지는데, 아직 사랑하는데?

대체 뭘 위해서?


냇킹콜의 노래만이 공허함을 달래준다.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세번씩 외쳐대던.

Quizas quizas quizas.



당신들도 맘편히 사랑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