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ters to Juliet
나의 애제자 캐롤.
낙심하고 있을 너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회사 메일로 쓰다가 플랫폼을 바꿔봤다.
어쩐지 오늘은 메일보단, 편지를 쓰고 싶어서.
Beyond Control 이란 단어를, 새삼 실감하고 있을까?
우리 일을 하다보면,
10건에서 7~8건을 실패하고, 그중 겨우 2~3건의 성공을 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나머지.....8건에 대한 실패 case를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
어쩌면 거기서부터 우리 일의 고난은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사실 우리 일이 바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비해 그렇게 힘든가?
단순비교가 어렵겠지만 나는 늘 그런 생각을 해, 너무 더울때나 너무 추울때 바깥에서 고생하는 분들 보면서,
내가 너무 행복한 고민을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거든.
열심히 하면 성과가 따르지만 때론 우리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오늘같은 상황도 생기기도 해.
그걸 감내해야 하는 거같아.
성공과 실패, 홀딩.
이 모든게 하나의 패키지에 담긴게 우리의 일이랄까...?
공교롭게도 오늘 헤드헌팅을 입문시켜준 사수에게 문자를 받았어.
올해 들어서 4건 제법 시니어 레벨의 포지션이 최종합격되었다가 결렬되었다.
16년 동안 최종합격 후 문제가 된 경우가 거의 없는데, 몇번 반복되니까, 자신감이 무너진다.
하물며 16년차도 무너지고, 10년차도 자괴감 들때가 종종 있는데 이제 겨우 1년차도 안된 우리 캐롤도 이러한 상황에 봉착하게 되면 얼마나 낙심될까, 싶다.
우리 사수와, 사랑하는 캐롤에게 나는 무슨 위로를 줄 수 있을까?
우리 캐롤은 낙심한 자를 위한 빛을 주는 사람이라는 것.
너는 언제 어디서든 빛이 된다는 것.
단지 성공을 위해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있지는 않다는 것.
다만, 나는 이 말 밖에는,
즐겁게 이번 휴가다녀오고.
여행은, 우리 일에 필수라는 것 다녀오면 알게 될거야.
다시 힘내서 시작해보자.
언제나 너를 응원하는 제니퍼 드림
2019.03
에필로그
지금 캐롤은 내곁에 없다.
1년간 헤드헌팅을 경험한 후, 원래 본인의 일 (간호사)을 찾아 보람느끼며 기쁘게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