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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떠나는 용기를 가졌으나
돈은 없는 나에게

Letters to Juliet (로빈슨)

by 책읽는 헤드헌터


길을 떠나는 용기를 가졌으나 돈은 없는 너에게


언니가 보내준 글들 중에, 특히 저 서두가 내 마음에 닿았어.

보내준 큰 마음과 그마음처럼 큰돈은 쓰라는 곳에 잘 쓸게.


부추김치에, 가지나물이 올라온 소박한 밥상에 감사하며 목멘 밥상을 받아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러한 감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란 우리라서, 더 행복하고 가슴 벅차다.

여행하면서 너무 자주 울어.

언제가 어디선가 그러던데 맞는 말인가? 왜, 그런말 있잖아.

짜증나서 우는 눈물은 짜가웁고 나쁜 기운이 있는데 감동받거나 행복해서 우는 눈물은 무색무취, 맹맛이라고?

내가 한 눈물하잖아? 많이 울어봐서 잘 아는데 진짜 그런 것 같기도 해. 나중에 윤콩이 혼낼때 확인해봐.


막내이모는 막내딸을 자꾸 도망자라고 불러.

학교도 못 마치고 도망치더니, 다 커서 어른이 되도 엄마피해서만 돌아댕긴다고.

그 막내딸이란 아이, 나보다 두살 어리대. 기억나지? 노래를 참 구성지게 잘 부르던.


막내이모 말이, 큰이모 돈 잘 벌때

우리 엄마만 시골에서 딸 다섯이랑 힘들게 산다고 시간 될때마다 양평에 오고싶어했대.

큰이모부랑 같이 우리 국민학교 입학할때마다 당시 귀했던 보온도시락이랑 과자종합선물세트 사가지고 오셨던거 기억나.


근데 나는 그 큰이모가 선뜻 언니 대학등록금 내준 사실은 몰랐네. 감사하기도 하지. 그돈 없었으면 언니 대학 못갔을텐데.


매미가 울고,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

여기 장흥, 이모네 동네 참 좋네.

마음이도 몽글몽글해진다.


돈없으면 통장에 백만원, 십만원, 오만원씩 넣어주는 가족, 동료, 친구도 있고.

나는 참 행복하네.

다음엔 같이오자 언니!




도서관에서 인터넷 좀 쓸라했더니 카드를 만들라길래 만들었어

근데 전라도 외 지역에서도 공통적으로 쓸수 있는 카드래

알고 있었어?

난 충격적이야..

이걸로 양평에서도 사용 가능한지 돌아가서 확인해봐야겠어




교습소인데 노란리본이 붙여있더라고

반가워서 한번 찍어봤어

여기 이모네 동네에는 꽃집, 농기계집, 병원이 넘치게 많네 ㅎㅎ

막내이모가 마트에 별게 별게 다 있다고 필요한거 있음 가보라는데..

이모 서랍장 보니 드라이빗이 너무 낡은거야. 그거나 하나 새걸로 바꿔놓고 떠나야지.


맞다. 언니!

아빠가 버스타면 꼭 앞자리 앉아서, 수학여행가는 길, 잘 보고 오랬다는 언니 말이 생각나서 젤 앞자리로 예매하는 중이야, 버스탈때마다. 근데, 나한테는 아빠가 그런말 안했는데..하기사, 알았다고 한들. 다니는 길 끝까지 잘 못봤을꺼야. 버스만 타면 왤케 졸린지....돌아가서 봐요.


또 소식 전할게요.

2016. 장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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