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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08. 2020

회장님, 저 고민이 있어요

회사란 무엇인가



헤드헌터도 커리어를 고민한다


후보자들 커리어 상담하는 것이 본업이지만, 우리도 때때로 컨설팅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career coaching이 필요한 경우 누굴 찾아가야 하는걸까?

나의 경우엔 주로 team manager 를 찾아가서 밑바닥 아주 깊숙한 진심까지 토로했다. TMI였을텐데, 당시 팀장님은 인내심을 가지고 나를 다독여주었다. 이유없이 몇달에 한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떠나고 싶었다. 그 시기가 지나면 나름 performance 도 안정적으로 돌아오고, 언제 떠날 생각을했냐는듯 열정적으로 일에 매달리곤 했다. 


보통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직속팀장과 커리어를 논하기 어렵다. 결국, 지금 이 직장을 떠나고 싶단 이야긴데 그걸 direct mgr 에게 고할 수는 없는 것. 운좋게도 나는 그런 의논이 가능한 팀장과 일했다. 역설적이지만, 내가 떠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전부 아는 매니저 덕분에 현재 회사에서 6년째 나름 장기근속을 하고있다. 팀장님께 링크드인을 통해 제안받은 회사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고, 헤드헌터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했다. 그러다 우연히 내가 팀장이 되는 사건이 생겼다. 2016년 12월.


그 이후엔, 마땅히 내 고민을 논할 상대가 없었다. 팀원이 있기 때문에 이제 내 계획이 팀원에게도 영향을 주게 된 터라 이전처럼 쉽게 퇴사의지를 밝히기가 어려웠다. 그럴땐,  우리 일에 내 경력과 성향이 참 잘 맞겠다고, 나를 발굴해준 사수를 찾아간다. 가끔씩 찾아가서 상담하곤 하는데, 워낙 남의 이야기에 흔들리는 타입이 아니라 스스로 시간을 갖고 고민한다. 무엇보다 내 스스로가 해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편이고, 뭐가됐든 내마음이 움직여야 결단을 내릴 수 있으니까. 다들 그렇겠지만. 


지난주 월요일에 회장님께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생각해보니 우리회사는 참, 좋은 회사다. 팀장은 물론, 회장님께도 스스럼없이 경력 상담을 할 수 있다.



이 부장이 생각하는 그 일이 남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인가?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큰 걱정말게, 보상은 저절로 따라올테니. 
일단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서점 3곳을 사전조사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처음 헤드헌팅을 시작했을 때도 executive search firm 세곳과 
미팅을 했는데, 그때 그곳이 성공적인 비지니스를 안하고 있었다면 
내가 이 일은 시작도 안했을 거라고. 

이부장은 사람이 진실되고 열정적이라 누구든지 자네를 도와줄거야. 
그 사람들 찾아가서, 직접 일도 배우고, 노하우를 배워봐.
특별히 나쁜 사람들 아니면 잘 가르쳐줄꺼야. 
'내가 이 근처에 책방할사람은 아니다', 라는 설명도 하고 말이야.

책 이외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도 계속 생각해보고 말이지.




회장님 덕분인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서인지, 그것도 아니면 PMS 가 지났기 때문인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더해져서 책방에 대한 열정을 좀 내려놓았다. 헤드헌터를 그만두지않고도 얼마든지 책방을 할 수 있기도 하고, 그만두기엔 헤드헌터로서 나의 자질이 아직은 아깝기도 하고 (풉!). 


그래도 하고 싶은 건 하고싶은거다. 금토일 서점? 퇴근 후 서점?

우야둥둥 헤드헌터가 운영하는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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