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조금 더 특별한 동화속 주인공들이 있다.
내게 빨강머리 앤이 그렇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그랬고, 찰리 브라운이 그런 것처럼. 어른이 되어서 다시 만난 그들은 예전그대로 나의 마음에 닿았다. 밝고 긍정적인데가 자기 생각이 확고했던 앤. 자칫 두려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도망치지 않고, 스스로 하나하나 헤쳐나가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앨리스의 도전적인 태도. 나는 그들의 삶을 응원했고 또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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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하는 밑줄
"부탁인데, 말 좀 해줄래요. 내가 어느 길로 가야 할까요?"
"그거야 네가 가고 싶은 곳에 달렸지."
고양이가 말했다.
"난 어디로든 별로 상관없어요...."
앨리스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느 길로 가든 괜찮아."
고양이가 말했다.
"어디든지 도착만 한다면요...."
앨리스는 설명하듯 덧붙였다.
"오, 그렇게 되고 말고. 꾸준히 걷는다면 말이야."
"너 말이야, 머리카락을 자를 때가 된 것 같아."
모자 장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한동안 매우 흥미롭게 앨리스를 관찰하고 있었다.
"남의 일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모르는 군요. 그건 정말 예의없는 짓이에요."
앨리스는 조금 엄격하게 말했다.
남의 일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불행이도, 내가 그런 유형의 사람이지만 자주 생각한다. 그러지말아야지, 나나 잘해야지, 하고.
"여보! 저 고양이를 좀 없애주구려!"
어떤 문제든지 여왕의 해결방법은 딱 하나였다.
"저 놈의 목을 베어버려랏!"
"네가 설명하지 못한다면 과연 그걸 끝까지 외울 필요가 있을까? 정말이지 내가 들어본 시 중에서 가장 이상한 시인걸!"
"모자를 벗어라" 왕이 모자 장수에게 명령했다.
"이 모자는 제 것이 아닙니다." 모자 장수가 말했다.
"훔쳤구나!" 왕은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며 배심원단을 돌아보았고 배심원단은 그 즉시 사실을 기록했다.
"저는 장사꾼입니다. 그러니 제것은 하나도 없지요. 저는 모자장수입니다"
그 많은 모자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실상은 어느 것 하나 제 것은 없는 모자장수. 가엽고 슬픈 일이다. 그와 가장 어울리는 모자를 (그에게) 사서, 선물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에필로그>>
남의 일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을 싫어하는데. 불행이도, 내가 그런 유형의 사람인 걸 알았고, 가능하다면,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살고 싶어졌다. 그런가하면 의견이 다르거나 실수한 사람의 목을 베는 여왕을 보면서 왜 때문에 여왕은 그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그런 방법 외에는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해결책이 없었을까, 여왕의 자리에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비록 여왕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