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의 공감각적 리뷰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은, 읽으면서 자연스레 다음 책도 안내해주는 책이다. 김현 작가의 책을 통해 존버거와 켄로치를 소개받았다. 존버거의 많은 책을 하나하나 읽어나갈 생각이며, 이책의 모티브가 된 켄로치의 영화도 찾아볼 계획이다.
장르의 경계를 넘는 산문집
시인 김현의 첫 산문집, 그는 시인이며, 인권활동가이고, 한 편의 영화를 제작한 바 있는 감독인 동시에, 임대주택 주민이자 도시 노동자이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동료들과 함께 싸우고, 퀴어 퍼레이드에서 행진하고,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을 규탄하며, 촛불 앞에서 진실 앞에서 엄숙해지는 사람이 김현이다. 그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서, 아등바등 산다.
픽토그램은 ‘그림picture’과 ‘전보telegram’의 합성어로, 언어를 초월하여 직감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그림문자다. 그린이 이부록은 픽토그램을 통해 켄 로치의 질문들과 김현의 주인공들을 표현한다.
시인 김현, 작가 이부록, 영화감독 켄 로치. 세 예술가의 따뜻한 위로, 걱정말고 다녀와.
온종일 술 취한 사람에게, 건실한 노동자에게, 미래를 꿈꾸는 신혼부부에게, 폐지를 줍는 일로 생계를 꾸려가는 노인에게,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인 대가족에게, 1인 가구에게, 미혼모에게, 장애인에게, 성소수자에게, 이런저런 포비아에게. 걱정말고 다녀오라고.
_서평 중에서_
처음으로 만난 '문제적 감독' 켄로치 영화.
켄 로치 감독은 이 영화를 빌어, 잔인할정도로 모순적인 시스템의 병폐를 통렬하게 겨냥한다. ‘책임을 요구하되 책임지지 않는’ 모순적인 신자유주의. 그 시스템 속에서 단란했던 한 가족은 무너져간다.
구조가 낳은 경제적 빈곤 속에서 개인이 버틸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체 우리는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해나가야 할까.
** 켄 로치는 영국의 영화감독이며, 주로 노동자들에 관한 영화들을 연출했다. 그는 영화에서 노동자, 빈민, 노숙자 등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우리 곁에 있으나 외면받거나 외면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호명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질문한다. 우리 지금 괜찮냐고 (괜찮을리가 없다,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