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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an 21. 2021

딸에 대하여







여자를 사랑하는 딸에 대한 이야기, 라고 생각했는데 들여다보면 결국 엄마에 대한 이야기다.

딸이란 역시 엄마와 분리되어 이해될 수 없는 존재인건지 딸의 이야기가 곧 자신의 얘기라는게 낯설지가 않다. 

그나저나 딸이 커밍아웃을 한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걸까.

딸이라도 있으면 가정해볼법한데 딸도 없는 지경에 역시 꽤나 쓸데없는 생각이다.


밖에, 비도 오는데.

오래 고민끝에 고른 -사실은 하루 반나절걸렸다 내겐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ㅋㅋㅋ-

나의 올인원 HP PC 도 로켓배송으로 도착하는데.


역시 나란 인간은 이렇게나 모순적이다.

노동자들의 수면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24시간 편의점, 새벽배송같은건 이용자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내일은 양평에 가는 날이니까. 

양평에 가버리고 난 후 저 아이가 도착하는 불상사만은 막기 위해서 클릭해버렸다. 로.켓.배.송.을.....!!

영롱한 그 아이 홀로 차디찬 현관에서 주말까지 나를 기다리게 할수는 없었다.


어차피 귀찮아서 밤에는 편의점을 안가니까 24시간 편의좀 이용하지 말자는 주장은 힘있게 하면서도

기다리는 택배가 있으면 슬그머니 새벽 일찍 받고 싶은 마음이 스물스물 생기는 거다.

새벽배송으로 택배를 받고 행복했던 기억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 탓도 있다.


비가 오는 목요일 밤, 작가의 서랍에 넣어둔 <딸에 대하여> 글을 억지로 완성해보려고 하니 역시 잘 안된다.

그럴땐 그냥 짧게 끝내는 수밖에.



이 책을 읽고 한참 지난 후 jtbc <너의노래는> 정재일 편에서, 정재일이 존메이어 곡을 연주해주는 걸 들은적이 있었는데 가사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사실 알고보면 그렇게 아름다운 상황은 아니었던 듯 하지만. 

속설인지는 모르겠지만 존메이어가 사귄 무수히 많은 여자중 한 여자와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었다고 한다 (요즘 느끼는건데 그런 직업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무생각없이 돌아다니는 인터넷 속설, 가짜 상식에 대해 아니라고, 일일이 블로그 글 삭제해달라고 정화하는 직업) 

암튼, 존메이어는 알게된다. 자신과 자꾸만 어긋나는 그녀의 문제는 바로 그녀와 아버지의 관계로부터 비롯된거라는 걸. 그래서 노래한다. 세상의 아버지들이여 딸들에게 잘 해주라고. 소녀들은 누군가의 연인이었다가 엄마가 된다고. 그러니 엄마들도 딸들에게 잘해주라고. 가사 내용은 대략 그렇다


 (그나저나 아들에겐 잘 안해줘도 되나......;;;;)



John Mayer - Daughters 

Fathers, be good to your daughters 
Daughters will love like you do
Girls become lovers who turn into mothers 
So mothers, be good to your daughters too
Oh, you see that skin? It's the same she's been standing in
Since the day she saw him walking away 
Now I'm left Cleaning up the mess he m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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