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뷰클랜드에 갔다가
내가 참, 질투를 하다하다 공간에도 질투란 걸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뷰클랜드는 갈때마다 새로운 자극을 준다. 자주가면 물론 식상해지지만 1년에 한번씩 들르면 몇개월간 이곳에서 받은 자극이 지속된다.
내가 사랑하는 헤세와 헤세의 문장들과
까페 주인장 어머니에 대한 주인장의 에세이가 담긴 화장실, 주인장의 일기를 엮은 책, 명함대신 놓여있는 편애하는 밑줄들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컨셉이 없다. 커피와 무화과 케익, 밀크티 맛도 참 괜찮다.
어느 맑은 날 가을, 지니어스한 '지니'가 아침공기가 너무 좋다고 텔레그램 메세지를 보냈다. 행간의 의미를 파악한 나는 재택 중에 잠시 만나 점심을 하자고 제안했다. 점심을 먹고 같이 들른 이 까페. 여기서 <기록의 쓸모>라는 책의 문장 한줄이 다가와서 이 책을 주문했다. 지금은 그때 이 책을 읽고싶게 만든 그 문장이 도저히 생각이 안난다 (책에서도 끝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이승희 작가는 기록의 대마왕답게, 기록에 대한 고찰을 책으로 엮어냈다. 배달의 민족 마케터인 저자가 '마케터를 꿈꾸는 신입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팁들이 '기록'이라는 주제와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땅의 무수히 많은 헤드헌터를 위해 나도 <헤드헌터 버전의 기록의 쓸모> 한번 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뭐, 늘 그렇듯. 생각만 하다 끝난다는 것이 애석하지만.
마음맞는, 좋은 편집자 한 분이 나의 브런치를 보고
자 그럼 우리 헤드헌터 버전의 기록의 쓸모도 한번 맹글어봅시다, 하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해준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으련만!!
음,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어느날 뷰클랜드에서 콜드브루를 주문하다 마음을 울린 한문장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그날 맑았던 공기와 푸르른 하늘과 기분좋은 대화때문에 내가 뭔가 홀린걸까....
모를 일이다. 당췌.
"아티스트가 돼라. 아티스트란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다. 아트는 결과물이 아니라 여정이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일은 혼신을 바칠 그 여정을 발견하는 것이다" 세스고딘, <이카루스 이야기> 중에서
"바늘에 찔리면 바늘에 찔린만큼만 아파하면 된다, 왜 내가 바늘에 찔려야했나. 바늘과 나는 왜 만났을까. 바늘은 왜 하필 거기 있었을까. 난 아픈데 바늘은 그대로네. 이런 걸 계속 해서 생각하다보면 예술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은 망가지기 쉽다" 도대체,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중에서
"그림을 어릴 적부터 그렸는데 어느 순간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그림을 잘 그리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담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이근백, 마더그라운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