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여름을 보냈다.
작년 여름엔 빈티지 패브릭에 꽂힌 큰언니 덕에 패브릭에 빠져 이나무 저나무에 걸기도 하고+ 보이는 테이블마다 덮어씌우는가 하면, 괜히 돗자리대신 잔디에 깔고 놀기도 하고, 맘에 든다는 지인들에겐 '보부상' 놀이겸 대여섯장을 팔기도 하면서 여름을 재미나게 보냈는데,
노을지는 저녁에 음악을 듣거나 차를 마시면서.
올해도 마당에서 언니들이랑 시간을 보내고, 저녁엔 노을을 보며 음악을 들었지만 그외, 지난 여름을 돌아보면 딱히 별다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이른나이에 은퇴한 51세 큰언니와 울타리에 측백나무 30여그루를 비롯해, 홍가시나무, 영산홍, 실향나무 외 온갖 식물들을 사다 심은 것이 그나마 의미있다면 의미가 있는 일이었을까.
그런데 이 의미란 것도 꽤 주관적인 개념이다, 싶다. 의미없는 의미를 논하기 보다 마당을 가꾸면서 올해 여름 처음으로 새롭게 알게된 것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옆집과 경계가 모호한 것이 영 거슬렸던 우리는 (사실상 큰언니는) 뒷밭을 <에머랄드 그린 나무>로 둘러싸고 싶어했다. 그런데 2미터 정도 되는 에머랄드 그린 나무가 그루당 50만원대. 30여개를 심게 되면 1,500만원이 드는지라 가족 모두는 반대했다. 반대에 부딪힌 언니가 결정한 대안은, 에머랄드 그린대신 측백나무로 경계를 만드는 것. 측백나무 가격은 에머랄드 그린의 십분의 1정도 가격이었는데....감동도 십분의 1정도였다. 에머랄드 그린이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가을까지도 하고 있다. 아무튼 그때 측백나무 30그루를 심어주신 분께 하루 반나절 일당으로 160여만원을 드렸는데 조금(사실은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우리가 심을껄 하면서. 옆집 담과 경계를 두를 목적으로 심은 측백나무 30여개 중 유달리 키가작은 서너그루 나무가 남았었는데 큰언니는 그분께 나머지는 '저희가 직접 심겠다'며 돌려보냈다. 그리고 그 저희에는 당연히 내가 선발되었고(사실 나만 선발되었다) 작은 나무 몇그루를 심으려고 삽으로 땅을 파고 나무를 옮기면서 갖은 고생을 했다. 그러면서......생각했다. 그러니까 올 여름 새롭게 알게된 사실 하나는 나무 심어주는 분께 반나절 품삯으로 160만원을 드리는게 결고 많이 드리는 게 아니었구나, 엄청 고생하셨네, 하는 것, 이었다.
몸으로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고생해서 심은 측백나무에 변고가 생겼다. 피부에 닿으면 바로 생채기가 생기는 독하고 사악하기 그지없는 풀 <환삼덩굴>이 측백나무 전체를 꽁꽁에워싸버린 것. 처음 얼마간은 그러다 말겠지 싶어 보고도 못본척했었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8월 중순이 되자 이제는 그곳에 측백나무가 있었는지 알수없을만큼 환삼덩굴밭이 되어버렸다. 처음 측백을 심었을땐 담나무라고 하기엔 키가 조금 작아서 몇년 잘 키우면 나중엔 든든한 담 역할을 하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웬걸. 여백없이 칭칭감아 측백나무를 옭아맨 환삼덩굴때매 측백나무는 성장자체를 할수없는 구조가 되어버린거다. 그래서 어느 토요일, 나는 환삼덩굴을 걷어내야겠다 마음먹고 낫으로 그 일을 하고 있는데 하필이면 너무 더운 날이었고 또 하필이면 반바지에 나시를 입고 있었던 터라 온몸에는 환삼덩굴에 긁힌 상처가 났고 뙤약볕에 어지러워지면서 차츰 화가 나려는데, 그 찰나에
조카들 밥챙겨주고 엄마집으로 마침맞게 들어온 큰언니를 만났다. 혼자 고생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언니가 창고에서 톱과 낫을 챙겨와 환삼덩굴 걷는 걸 도와주었다. 언니가 오기 전까지는 나는 그 못된 풀이 <며느리밑씻개>라고 생각했다. 자세히 보면 좀 다르긴 한 것 같은데 내 몸을 따갑게 한다는 것 때매 헷갈렸던 것 같다. 환삼덩굴은 잎 자체도 따갑고, 며느리 밑씻개는 구글포토로 이미지만 확인해봤는데 줄기에 특히 따갑고 까칠한게 많이 달려있었다. 무튼, 한참 작업을 하는데 왠지 좀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언니한테 한탄조로 물어봤다. "언니 우리집 남자들은 다 어디갔을까" 언니는 이미 그 주제에 대해서는 달관한 사람처럼 한마디로 일갈했다. "몸이 고된게 낫다".
그렇게 올여름 알게된 두번째 사실은, 그간 내가 알던 그 사악한 풀이름은 며느리 밑앁개가 아니라 환삼덩굴이었다는 것. 세번째 알게된 사실은 누군가를 불러 일을시키면서 맘고생하느니 차라리 몸이 고되더라도 스스로 하는 게 낫다는 것. 측백나무를 칭칭 에워싼 환삼덩굴을 걷으며 알게 된 값진 깨달음이다.
이처럼 길게 돌아왔지만 이밤 브런치에 찾아 온 본론은 <정원의 발견>이란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인스타만 하면서, 여름이 홀랑 다 지나버렸으니까 가을엔 브런치를 집중해볼까, 하면서 말이다.
친한 친구 줄리가 꽃집을 열면서 식물과 꽃에 대해 더 관심이 간 건 사실이지만, 딱히 언제라고 말할 수 없는 순간부터 꽃과 식물을 사랑했다. 최근 몇년전부터는 목련나무 덕분에 나무에 대한 애정도 더해졌는데 <헤세> 덕분에 정원을 가꾸는 것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알게됐다. <-- 이건 올 여름 알게 된게 아니라 우리집 마당에 잔디를 깔았던 2018년 이후, 그러니까 아마도 2년 전 여름부터 알게 된 사실이다.
<정원의 발견>이라는 책을 통해서 소소한 정보도 알았지만 무엇보다 수확이랄 수 있는 건 '거름'에 대한 정보다. 책에는 정원사들이 <처음엔 정원의 아름다움에 다음엔 식물가꾸기에 그리고 마지막엔 거름과 사랑에 빠진다> 고 쓰여있었는데, 정원사는 아니지만 내가 지금 식물 가꾸는 것에 진심인 단계니까 결국은 거름, 으로 방향이 정해질거라면 미리부터 거름만드는 일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게으른 나는 아직 실전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탄소와 질소의 조화로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배웠으니 일단은 브라운 계열의 탄소성분인 낙엽. 지푸라기, 나뭇가지. 신문과 그린 색채가 나는 질소 성분의 깎은 잔디, 채소잎을 잘 킵해둬야겠다고, 생각만 해뒀다. 계획이 있으면 뭐 나머지는 언젠간 되게끔 되어 있으니까.....어느 게으른자의 변명이라면 변명으로 보일 수 있지만..이거슨 진리..ㅋㅋ)
언젠가는 대두의 식물도감 같은 걸 내볼 수 있지 않을까, 오늘도 꿈만 꿔본다.
제라늄-그리스어 두루미, 두루미 닮읆.
베고니아. 1년생 식물. 마이클 베곤이라는 프랑스 출신의 캐나다 정치인 이름을 땀.
부겐빌리아-루이스 드 부겐빌, 프랑스 탐험가
다년생-붓꽃(아이리스), 국화.수선화, 백합
생명주기에 따라 한해/두해/여러해살이
줄기가 딱딱한가 부드러운가에 따라 초본/목본 식물 (다년생 초본 붓꽃 튤립 수선화/목본식물-대부분 다년생 낙엽이 지는 목본과 상록목본 두종류. 크기와 모양에 따라 교목/관목/덩굴식물로 다시 구분)
교목: 참나무 자작나무 은행나무 소나무//관목: 낙엽수와 상록수로 구분. 진달래 조팝나무 회양목//덩굴식물: 담쟁이 등나무 호박 오이
우리가 뿌리라고 오해하지만 실은 줄기가 부풀어서 생긴 알이 땅속에서 자라며 그곳에 영양분을 담아두었다가 이듬해 봄 싹을 틔울 에너지로 쓴다. 붓꽃 달리아 수선화 튤립 국화 작약. 이 알들은 자가분열. 알옆에 작은 알들이 번식.
달리아, 칸나:멕시코 인근의 열대// 라벤더: 지중해 지역이 자생지인 텐더 식물군. 추위가 사라질때까지 오닐에서 키운뒤 밖으로 내보내는게 좋다.
하디 식물군: 내성강함-다년생 목본식물// 하프 하디 식물군: 추위를 이기지만 월동대책이 필요. 볏짚이나 담요로 덮어주거나 줄기를 따뜻한 소재로 감싸주어야 한다 // 텐더식물군: 추위에 약함
부엽토: 스폰지처럼 푹신한 이유는 공기층이 형성되어 있어서. 이 공기층이 있어 수분을 오래 보존할 수 있어 뿌리에 좋다. 부엽토=천연의 거름 natural compost. 모래가 많은 흙이나 진흙의 땅 모두 부엽토를 섞어주면 흙의 기능이 향상. 나뭇잎을 박테리아 균이 분해시켜 쌓아놓은 영양덩어리.
흙의 알갱이: 크면 물 빠짐 원활하지만 미네랄과 영양분이 남아있을 가능성도 적어진다. 알갱이가 작은 진흙은 물빠짐이 원활하지 않는대신 영양 풍부.
산성의 PH 6.5-5.5 사이: 진달래 동백꽃 목련/ 알칼리성 PH 7-8의 농도: 라일락 으아리 캄파눌라 패랭이
거름만들기 탄소와 질소 균형 (탄소: 브라운 색채. 낙엽. 지푸라기, 나뭇가지. 신문//질소:그린 색채.깎은 잔디. 커피내리고 남은찌꺼끼. 채소잎)
화단의 종류 (베드화단: 사방에서 볼수있음//보더화단: 뒷배경. 담장등이 있음)
멀칭, 잡초 제거 목적,
장미: 다년생 목본식물. Rosa//관목형 shrub 덩굴형 climber
낮은 온도를 좋아하는 식물 (7도에서 13도)
건조하고 따뜻하며 밀폐된 공간인 방보다는 트인공간인 거실이나 베란다가 적합. 겨울에는 창가 바로 옆이 온도가 가장 낮은 곳이기에 낮은온도를 좋아하는 식물을 놓아주면 잘 자란다.
하루종일 빛이 들어오는 곳: 국화. 펠라고니움, 캄파눌라. 에리카. 헬리오트리피움, 플룸베이고 plumbgo
반그늘: 아스피디스트라, 수국. 시클라멘, 일부 만병
중간온도를 좋아하는 식물 (13-18도)
신선한 사무실이나 집안의 부엌. 포인세티아.
하루종일 빛이 들어오는 곳: 포인세티아. 히비쿠스. 자코비니아
반그늘: 베고니아, 세인트포리아, 치자, 아부틸론, 안수리움, 커피나무, 드라세나
따뜻한 온도를 좋아하는 식물들 18-24)
따뜻한 온도만큼이나 충분한 습기를 필요로 한다, 분무기로 잎에 수분공급도 좋다. 조명만 확보된다면 화장실도 좋은 공간
글레오덴드럼, 고무나무, 미모사, 페페로미아, 몬스테라, 필로덴드론, 싱고니움
미국 항공우주국이 발표한 10대 공기정화식물 (아레카 야자. 종려나무 대나무야자 고무나무 드라세나 잉글리시아이비 피닉스야자 피쿠스 알리아이 보스턴고사리 스파티필럼) 그런데 왜 하필 미항공우주국이 이런걸 발표했을까? 우주정거장에 관심을 두던 때, 우주인이 정거장에 머물면서, 실내생활을 해야하는데 그때를 대비해서 공기정화식물에 대한 연구가 같이 이뤄졌다고 한다.
화분 바꿔줘야하는 시기 1. 뿌리가 화분 구멍 밖으로 돌돌 말리면 2. 화분에 듬뿍 물을 줘도 잎사귀가 힘이없고 시든다면 영양분이 고갈된 상태 3. 새잎이 쑥쑥 자라지않고 누렇게 되고 영양분이 없다면 화분에 영양분이 없다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