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앓이 2탄
오징어게임, 봤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대답하곤한다.
트렌디한 사람이아니라서....다들 본다는 그것들은 외려 잘 안보게 된다고.
근데 왜 <갯마을 차차차>는 봤냐고 묻는다면 (그렇게 묻는사람 1도 없었지만) 유튜브 알고리즘 덕분이라고 핑계대고 싶다. 어느날 새벽 우연히 김선호가 신민아에게 "어이, 치과!" 하는 장면을 보다가,
사람들 입에 한창 오르내리던 이 드라마의 원작이 그옛날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이라는걸 알게된 거다. 2004년 영화가 개봉한 이후, 한참동안 나의 이상형이었던 그 홍반장 리메이크 버전이라는데, 안볼수가 없잖은가. 그래서 다시 때지난 옛날 그영화를 찾아봤다. 배우 김주혁의 매력이 <프라하의 연인>에서만큼이나 도드라졌던 작품이었는데 말이다. 2004년에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나서, 16년이나 지난 후-2021년 버전의 드라마를 통해 다시 홍반장을 만나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여주 캐스팅이 다소 아쉽지만 엄정화도, 신민아도 사랑스러운 분들이니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동네 할아버지에게 양자로 입양되어 살다가 그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어린 나이에 홀홀단신이 되어 고아원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던 두식이, 홍반장. 동네 사람들은 일찍 철난 예쁜 그 사내아이를 고아원에 보내는 대신 조금씩 짐을 나누어 마을에서 키우기로 한다. 그렇게 자랐으니 홍반장은 당연히 동네사람들 일에 오지랖을 넘어 십지랖을 부릴 수 밖에. 감리 할머니, 여화정 통장님, 까페 사장 오윤 등 동네사람들과의 캐미가 보는내내 절로 미소를 짓게한다. 서울토박이들에겐 동네사람들과 할아버지 제사를 나누고, 품앗이를 해가며, 모두에게 반말을 건네며 친하게 지내는 홍반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낯설고 때로는 너무도 간질간질하고 그래서 작위적이다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본투비 시골출신인 내가, 어촌에서 자란건 아니지만 밭으로 들로 뛰어다니면 자란 내가,
... 보기엔 하나도 어색할게 없는 상황들이었다.
게다가, 김선호가 얼마나 예쁘게 잘생겼냔 말이다. 몰입이 절로 된다.
몇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그를 처음본건 대학로 어느 소극장에서였다. 나의 최애 연극중 하나인 <거미여인의 키스>를 보러갔다가 발렌틴 역으로 분했던 김선호를 처음 봤다. 당시 그의 상대역(몰리나)은 김호영 배우가 맡았었는데, 특별히 그날엔 극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시간같은 것도 있었다. 명색이 관객과의 대화였지만 관객이 끼어들 여지는 없었는데 그때 말미에 김호영 배우가 그런말을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예의 그 특유의 말투로 탁자를 톡톡 치면서 "아니 이래놓고 이게 무슨 관객과의 대화야, 관객들은 한마디도 안하는데! 우리만 이야기하잖아 우리만!!!"
그러다 이어진 이벤트 타임ㅋㅋ
1층 왼쪽에 앉은 16번인가 27번 좌석의 관객이 상품을 받아가자, 급 객석이 조용해졌는데. 그때 그(호이 김호영)가 그런말도 했다. "2층 객석 여러분, 남의 행복을 좀 빌어줍시다!" 보이는것처럼 유쾌하고 밝은, 사람같다, 고 생각했다. 그에 대해 깊이있게 잘 모르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여전히 연기 잘하고ㅡ 예쁘고 잘생긴 김선호와
아무것도 안해도 사랑스러운 신민아와
인간미 넘치고 따뜻한 공진동 사람들때문에 매회 서너번씩은 눈물이 또르르~ 나는 이 드라마 후기를 남겨놓고 싶었다.
어제도 왔던 그 친구가 오늘도 와서 내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고 (여자다)
주민등록증없이 갔는데 과연 백신 2차 접종을 할 수 있을까 맘 졸였던(다행히 접종했다),
11월 초로 그간 미루었던 수술 일정을 확정하고와서 싱숭생숭한 새벽. 오늘밤도 잠이 안온다.
커피를 이 시간까지 마시고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