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도로연수
10시간씩 2명의 선생님에게 총 20시간 도로연수를 받았다.
도로연수 하나받았을 뿐인데 왜 나는 남들이 없을법한 에피소드가 생기는 건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제부터는 도로연수에 대한 기록이다.
첫번째 날은, 하필 비가오는 금요일이었다.
선택을 해도 제일 복잡한 요일에 궂은 날씨라니.
결과적으로는 그 복잡한 금요일 세시에 도로연수를 받아보니 ‘어쩌면 나도 서울에서도 운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긴 했다.
양평이 아닌 서울에서 연수를 받은 것도 잘한 결정이었다. 선생님 말마따나 모름지기 운전은 세상 한적한 시골길보다는 복잡한 서울 한복판에서 배우는게 제맛.
두번째 수업은 목요일 네시에 시작했다.
애시당초 약속시간은 오후 세시였는데 쌤이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심지어 전화도 없고 문자도 답이 없었는데 한참만에 연락된 선생님은 주무시고 계셨다, 면서
"곧 가, 얼마 안 걸려"
라며 기다려달라고 말씀을 주셨다.
곧 온다던 선생님은 무려 54분만에 나타났다.
1~20분 정도야 늦을수야 있는데, 수업일정도 까먹고 곧 온다는 분이 한시간이나 지나서 나타난다고?
어쨌거나 배우는 입장에서 가타부타 따지고 들 수도 없는 처지라 군말없이 서울시내 도로주행을 시작했다.
확증편향이 있는 선생님과의 운전연습은 매번 녹록지 않았다. 확률적으로 처음 배울때보다 두번째 배울때 더 실수를 많이한다고 주장하셨는데 정말 그런가?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듣다보면, 맞는 이야기도 있고 틀리는 이야기도 있으시지만
나는 대부분의 이야기에 수긍해야했다 ㅎㅎㅎ
세번째 수업은 토요일 9시.
한의원에 들렀다 오신다고해서 10시에 시작했다.
오늘 연수 코스는 네비게이션 켜고 양평까지 갔다 오는 것, 그리고 주차.
주차수업을 마친 후에는 양평맛집 #웅이네 들러 콩국수와 만두를 사드렸다.
사람과 사건으로부터 깨달음을 잘 얻는 타입인 나는 역시나 도로연수를 받으면서도 나를 돌아보게됐다.
우리팀 신입도 나에게 일을 배우면서 딱 이런 심정이었겠구나. 아직 간신히 일어선 아이에게 뛰는 법을 가르쳤다고 생각하니 많이 미안해졌다. 오른쪽 차선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왜 오토바이 안보냐, 뒷차 안보냐, 시선이 너무 오른쪽에 오래 머문다 구박구박을 하는 선생님...오른쪽으로 들어가래서 들어갔을 뿐인데.
휴. 무언가 초보가 되보니 사회초년생 우리팀원 생각이 자꾸나서 자기반성같은걸 수시로 하게 됐다.
그리고 길에서 만나는 수많은 초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초보를 무시하지만, 초보는 창피한 게 아니라는 것. 용기있는 사람들의 다른 이름이 바로 초보다.
용기내서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거나 도전하고 있는 모든 초보를 응원한다.
둘째날과 셋째날 각각 선생님이 커피를 사주셨다. 둘째날에는 본인이 지각한게 내심 미안했는지
차를 세우고 커피를 사오셨고 셋째날에는 양평에서 까페를 하는 학생이 있다면서 양평에 오면 꼭 들리는 코스라고, 그 코스에서 커피를 사주셨다.
사실, 나는 6개월째 커피를 끊었지만.
사주신 거니 한두모금 맛있게 마셨다.
라는 한마디 끝인사를 남기고 선생님은 쿨하게 떠나셨다. 이로써 첫번째 도로연수 끝.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10시간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더 도로연수를 받기로 했다.
* 백미러는 안봐도 된다. 사이드 미러를 통해 내 뒷문을 볼수 있을정도면 된다. 백미러는 고속도로에서 내차 뒤에 큰차가 오나 안오나 정도로만 보면된다.
* 발은 항상 브레이크에! 엑셀이 아니다. 코너돌때, 횡단보도 있는 길에 항상 발은 브레이크에 가 있어야 한다. 절대로 코너돌때 엑셀 밟지마라.
* 차선바꿀때는 속도 유지하면서 (엑셀밟고) 직선으로 끼어들어가라. 직선이다!
* 핸들 많이 움직일 필요없다.
* 주차할때는 항상 들어가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핸들을 이빠이 꺾어라! 뒷문에 파란색이 주차되어있는 차와 닿을 정도로 차를 만들어놓고 주차선을 사이드 미러로 보면서 일직선으로 만들어서 주차해라 (브이자,확인하고 핸들 차 들어가는 방향으로 이빠이 꺾기)
* 옆에 끼어들려는 차 무시하지말고 직전코스로 내 갈길 가라. 소심하게 다 보지 말고.
* 옆에서 끼어드는 차 하나 내주되 두대는 자리를 내주지 마라.
* 고맙다, 미안하다 의미의 비상깜빡이는 5초이상.
* 악셀 소리나게 밟는 거 좋은거 아니다. 브레이크 스무스하게 밟았다 띠었다 하기.
* 사이드미러 왼쪽 정면 오른쪽 1초단위로 볼 수 있게 해라. 네비가 생기면 네비도 1초!
* 골목의 점 멀리까지 시야를 가져가라. 골목에선 항상 조심해야 한다.
* 브레이크 부드럽게 잡기
* 사이드미러를 1초단위로 봐야하는데 오른쪽 사이드 미러봤다가 정면 주시했다가 다시 왼쪽 사이드미러 보는 속도가 느리다.
* 핸들왔다갔다하는 것 주의해라. 핸들을 많이 돌릴필요가 없다.
* 코너링할때 미리 핸들 푸는 것 주의해라 차가 가운데 오면 풀어라.
자차에 브레이크 달아서
운전면허 연수 받는 것은 불법라고 하던데 자차가 가능하네요?
결과적으로 보험문제때문에 불법여부가 논의된 건데 이미 보험처리된 자차는 불법이 아니라고했다. 선생님이 집앞에 방문해서 내 차에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도로연수를 시작해주는 서비스는 25만원, 바로바로 학원 소속 차로 진행하는 경우 도로연수 비용은 28만원. 자차의 기능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나(나처럼), 자차로 운전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하는 초보 (나같은) 들에게는 자차가 좋을 것 같아 나는 <자차로 연수하기>를 선택했다.
바로바로 드라이브 매니저는 내게
“골목길, 지하주차장 주차연습 등을 시도때도없이 도전해보세요. 초보라고 하셨으니 잠실지역에서 후기 좋은 선생님으로 배정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정말 가장 좋은 후기를 보유한 선생님을 소개해줄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영업성 멘트에 불안한 마음이 조금 놓이는 건 사실이다.
예약금이 필요한 시스템이라고해서 민선생님 계좌로 십만원을 넣었다. 아마도 넷째언니는 또 잔소리를 했을지 모른다, 니가 그사람이 바로바로 소속 선생님인지 어찌알고 돈부터 보내?
언니는 합리적인 의심이 많고
나는 무턱대고 믿는 편이다.
(민 선생님과 하게될 두번째 도로연수 후기는 다음주에 계속~)
1일차
기능과 조작법
자동차의 공통적으로 쓰는 기능과 조작법에 대해서 안내하기
2일차
기본다지기
안전한 도로에서 주행연습(우/좌회전, 유턴, 거리감, 속도감, 차간거리, 코너링, 신호등식별, 이면표식/표지판 식별)
3일차
시내주행 및 고속주행
고속도로 진입요령, 고속도로 차선변경, 방어운전, 탄력운전, 양보운전, 교차로구간숙지.
4일차
주차연습
다양한주차(후진주차(T자 주차) / 전진주차 / 평행주차) 예상 돌발사항 대처법 노하우교육.
1편 내차를 고르기까지 https://brunch.co.kr/@jennifernote/526
2편 도로연수를 받으며 생각한 것들 https://brunch.co.kr/@jennifernote/528
3편 내 첫차 '수호'가 내게로 왔다
업댓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