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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an 13. 2023

독감으로 배운것들


어느날 갑자기 독감에 걸렸다.

요며칠 운동을 하지 않아 근육통이 낫지 않는건가 싶어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새벽 6시 반 석촌호수를 달렸는데 달리면서 내몸이 평소와 다르다는걸 깨달았다.

코로나인지 독감인지 감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셋중 하나임은 분명하고 셋다 치료법은 동일하기에 밥잘먹고, 쌍화탕 뎁혀 마시면서, 잠을 충분히 자려고 계획했다.


당연히 회사는 가지 않았다 (갈수가 없었다)

업무상 들어오는 메일 대부분도 팀원들이 직접 처리해준 덕에 업무에도 손을 떼고 마음편히 쉴수있었다.

그나마 쉬는동안 마음이 어려웠던 건,

병원가보라는 팀원과 지인의 압박(;;) 메세지.

유아기를 제외하고 감기로 병원에 가본 역사가 없는 나로써는 웬만큼 아프지 않고서는 병원엘 잘 가지 않는다.

감기약은 증상만 호전시킬뿐, 근본적인 치료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병원에 가봐라, 병원에 갔다왔냐 묻는 통에 난감하기 이를데 없었다.


나는 다만, 내게 나타나는 독감 증상을 견디면서 내 몸에서 스스로 바이러스를 물리쳐낼 시간을 주면서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걸 택했다.

며칠이 걸리더라도 내 몸에서 알아서 극악무도한 바이러스를 물리쳐줄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몸은 나흘만에 80% 회복됐다.

(그래도 다음번엔 간호사 출신의 캐롤 추천대로 링거(수액)는 맞아볼까, 싶다. 바이러스 농도를 희석시켜준다는데, 내몸이 홀로 고군분투하는것보다 수액이라는 도움이라도 줘볼까 하는 마음에서!)




[제니퍼씨 2023년 1월 독감 후기]


독감(독한감기)의 증세는 일반적인 감기증상과 비슷하되 정도가 심하다고 보면된다. A/B/C형 세가지 독감의 종류가 있다(는데 나는 어떤 독감에 걸렸는지 알수가 없다. 확률상 높은건 A다 싶어 A형 독감이려니 생각했다;)

일반적으로 피로감이 동반된 고열이 생기고, 심한 두통과 오한, 근육통, 전신 증상과 함께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나의 경우는, 체온계가 없어서 고열인지는 모르겠지만 평소보다 높은 열, 두통과 오한, 근육통, 인후통 약간, 기침, 콧물 증상까지 독감에 따르는 일반적인 증상 대부분이 동반됐다. 밤에 잠을 자기 어려울만큼 아팠지만, 당장 병원에 가봐야지, 라고 생각하지 않은 점에서는 증세가 극도로 심했다고 볼수는 없다. 아팠지만 견딜만했다, 정도.


그중에서 ‘오한’ 이라는 녀석이 참 신기했다.


인체가 감염이 되면 체온을 담당하는 뇌의 체온 중추에서 체온을 평소보다 높게 재설정한다는데 이때 우리 몸은 추위를 느끼게 되고, 근육을 수축시켜 체온을 새로 높아진 목표 체온까지 올리는데, 이것이 바로 오한, 으로 나타난다는 거다. 체온을 높이면 면역력이 높아져서 바이러스를 사멸할 수 있다는것은 알았지만, 나의 뇌가 스스로  바이러스 침투된 내 몸상태를 ‘인지’해서 평소보다 체온을 올리라는 ‘판단’을 내려주다니! 이 멋진 프로세스를 착착착 진행했다는 것에 감동하지 않을수가 없다. 사실상 그들은 매순간 단 1초도 활동하지 않은시간이 없는데, 건강할때는 감사함을 잊고있다가 이렇게 아플때 한번씩 새삼 고마움을 깨닫게 된다.


너무도 신비롭고 감사한 인체의 놀라운 시스템.

똑똑한 제니퍼C 뇌에게 감사하며 앞으로도 운동 열심히 하고 좋은 음식 (유사나 단백질과 비타민) 꾸준히 조공해드리면서 이렇게 위기시 나의 몸의 컨트롤 타워가 되어주는 뇌건강을 위해 더욱 더 시간과 돈과 공을 들여야겠다고 다짐해본 시간들이었다.



special thanks to

3박 4일동안 밥해주고 쌍화탕 뎁혀주고 나한테 독감까지 옮은 우리 언니 몰리짱 ㅠㅠ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언니의 하루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독감 후기로 흘렀다.


파워인스타의 하루가 어찌나 쓸쓸한지

볕이 나야 촬영하고

남들과 다른 공구제품 선정해야 하고

매일 레시피 개발하면서

IT 팀장인 남편은 새벽 한시에 퇴근하고

물건 하자 문의 반품문의가 자정까지 이어지고

그 폭폭한 삶이

아프면서 함께 지내다보니 내 일부로 들어오게됐다.

바쁘더라도 퇴근길에 들렀다라도 가야지, 다짐해본다.

2년전 수술 후 회복할때도 언니집에서 언니밥먹고

이번 독감에도 언니네서 나흘간 맘껏 아프고 쉬다 갑니다. 뇌경색이라 몸 불편한 울 엄마 대신에 시집안간 막내동생 물심양면 챙겨주는 우리 미저리 언니 고맙습니다. (벌써 제가 다 갚았지만) 작년에 차살때 현금으로 살수있게 빌려주시고+전세금도 빌려주시고+대학원 학비도 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 잘 들을께요!!


에필로그

고려대학교 병원 홈페이지에 실린 독감치료 방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죽이는 특효약이 없는 현재로서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자연적으로 좋아지도록 기다리는 것이 치료의 원칙입니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처럼 쉬면서 잘 먹고 물도 많이 마시는 등의 조치가 가장 중요하며 두통이 심하거나 고열로 괴로울 때에는 해열제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열이 3-4일 이상 계속되고 숨이 차거나 가슴이 아픈 등의 증세가 생기면 반드시 의사의 도움을 받아 합병증이 생기지 않았는지에 대한 검사와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특히 유소아나 노인, 각종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조기에 의사의 진찰을 받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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