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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Feb 07. 2023

회장님과 함께한 화요일



올해로 84세가 된 회장님과 짝수달 첫번째 화요일에 점심을 하기로 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노린 것은 아니지만 아예 노리지 않았다고도 볼 수 없다.

몇년전부터 회장님과 함께한 화요일, 이란 주제로 책 한권을 쓰고 싶었으니까. 

처음엔 그닥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는데 요즘엔 유튜브 촬영이나, 브런치에 회장님과의 대화를 기록하는 것에 호의적으로 바뀌셨다. 


오늘 회장님이 들려준 멋진 말은 이해타산적으로 살지 말라는 것. 

그건 진짜로 사는 게 아니라고.


그리고 GPT 챗봇을 일할 때 조수삼아 활용하라는 조언도 잊지않으셨다.

삼성동 맛집과 update된  기술을 소개해주는 건 언제나 내쪽에서가 아니라 84세 회장님쪽에서다.


GPT로 말할 것 같으면 


지난주에 회사에서 단체메일로 활용방안을 알려줘서 몇번 해봤는데, 

일단 나는 이 아이가 마음에 들어서 크롬 즐겨찾기에 추가해놓고 시시각각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있다. 실제로 꽤 도움이 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현재 내가 서치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더니 나의 고객사와 고객사의 경쟁사까지 파악해줬다.


구글로 검색했으면 최소 3번은 검색해야 얻어지는 정보를,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나름의 정리를 통해 자기 의견을 결론지어 보여준다. 검색기능보다 훨씬 편하다고 생각한 부분이다.




가기 싫은 모임이 있었는데, 로빈슨이 억지로 가자고 여러번 말해서 가기로 했다.

애초에 그런 약속을 안하면 되는데 마음이 약한 편이고 로빈슨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될때까지 요청하는 편이다. 그러다, 막상 당일이 되니 가기도 싫고 그날은 꼭 그 시간에 머리를 커트하고 싶어서 세미나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가겠다고 한 약속을 번복한 것. 그런 내 자신이 싫어서 GPT에게 물어봤다. 

변덕부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GPT 챗봇의 답변에 무릎을 꿇었다.

너도 아는걸 나는 왜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못하는지.

GPT 챗봇의 조언대로 6가지 스텝을 잘 기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스텝, 한스텝 다 기록하고 읽고 또 읽어야 할 주옥같은 자료다.



협상해야하는데 가끔 딜 자체를 깨자는 사람이 나타난다. 오늘도 그런 한분과 마주했는데 왠일인지 마음이 힘들지는 않았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딜을 깨자고 했지만, 이 딜이 깨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인지 의외로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어떻게 이 상황을 대처하면 좋을지 생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 차분히 그에게 메일을 보냈다. 당신의 의견에 공감하고, 당신은 당신의 기준을 제시하면 나는 나대로 협상이 가능한 방안을 마련해보겠으니 고심해보고 연락달라, 고. 

어떤 답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감정적으로 딜을 깨자고 말한 그가, 나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어느정도 절충안을 들고 나타나면 좋겠다, 고 생각해본다.


오늘은 야근하기로 결심한 날인데,

이런저런 미팅에 오지랖 컨설팅에 회장님과의 대화 기록에 벌써 9시가 되었다.

딱 두시간만 서치하고 집에가야지! 


나의 답변을 기다리는 고객사가, 내가 좋은 후보자를 추천하기를 기다리는 고객사의 얼굴이 밟혀

오늘도 퇴근은 미뤄둔다. 






타산적으로 살았던 게 후회스러워
어떻게 보면 그렇게 살았던 건 산게 아니야
기독교인들도 하나님과  deal을 많이하지
헌금이정도 했고, 봉사 이정도했으니
이정도는 내가 원하는 걸 들어달라고 말이야

by 회장님
20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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