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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May 18. 2023

그밤 일은 자꾸 생각하지 말아요

플랜테이션 아우팅 and small talk



다음달이면 초보운전 1년차가 된다. 1년차에서 3년차가 제일 위험하다고 했던가. 겁나서 한번도 생각안해봤던 야밤의 드라이브가 하고 싶어졌다. 아마도 여름밤 밤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생전 어딜 다녀봤어야 새벽에 드라이브하기 좋은 장소 같은게 머릿속에 있을텐데, 이 새벽엔 어딜가야 위험하지 않을지, 바람이라도 원없이 맞고 돌아올 수 있는지 알 턱이 없어서 결국 집밖엘 나서지는 못했다.


그래도 지금의 상황에 만족한다. 형부나 언니가 운전해주는 차를 타고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운전해서 양평과 서울을 오가는 날이 온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운전이) 익숙해지면 내친구 미리네 동탄집도 찾아가보고, 보고싶은데 마음만 먹었던 다나집도 가보고, 캐로로 신혼집도 들러보고, 야근하고 피곤한 엘레나 집에도 데려다주고, 우리 써머 출근하는 까페도 들러보고, 줄리의 정원도 자주가고, 사랑하는 수연씨가 있는 용인수지점 까페인중독도 가보고싶다. 언젠가 그런날이 오리라.

혼자서 훌쩍 안동이나 청송도 다녀오고 싶다.

기자시절 취재차 갔었던 안동과 청송에 대한 추억이 좋았던터라, 휴가만 생기면 제일먼저 그곳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올해는, 가을까지 분기 마감해놓고 32년 지기 베프가 있는 인니를 가봐야할것 같다. 인니는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니지만, 내 친구가 있으니까 한국에 오기전에 한번은 들러봐야할것 같다.







작가의 서랍에서 꺼내온 노래 한곡 <그밤일은 자꾸 생각하지 말아요>

글은 쓰고 싶은데 피곤해서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던 어젯밤, <작가의 서랍>을 열었다가 언젠가 제목만 써놓았던 <그밤 일은 자꾸 생각하지말아요> 글을 데려와서는 제목과는 상관없는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당시에 이적과 정인이 불렀던 이 노래를 듣고 왜 그렇게 울었는지.

오랜뒤에도 이렇게 간절할꺼라고 그땐 둘중 누구도 정녕 알지 못했죠, 라는 가사때문이었는지 그밤 일은 자꾸 생각하지 말라고, 생각하면 자꾸 그 생각이 커진다고 그밤일은 생각하지말자고, 그럴수록 쓸쓸해진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해주는 모습이 슬퍼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났다, 눈물이.






스몰토크가 어려운 두사람의 웍샵 뒷풀이 

<플랜테이션>이란 곳으로 회사 전체 아우팅을 갔었는데 <명랑운동회>를 하는 도중에 비가와서 웍샵프로그램 대부분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아쉬운 맘은 회사근처에서 곱창전골과 피맥 그리고 스파클링와인으로 달래보았다.

꽤오랜시간 회사웍샵에 참여하고 싶지 않아서 웍샵전까지 괴로워하다못해 실제로 당일엔 어김없이 몸이 아프기도했는데 이번에는 웬일인지 순순히 받아들였고 힘들지 않았다. 사실 이유가 있기는 했다.

가만가만, 내가 단체활동과 웍샵을 기피했던 이유에 대해 들여다보고 그 원인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알수없는 이유로 웍샵같은 단체행사를 기피했었지만 이제 그 원인과 이유를 알게 되었기에 편해졌다, 라는 결론데 다다른 것도 어쩌면 내 착각일 수 있지만, 우야둥둥 결론은 <괜찮아졌다>는 것. 

하기사 가기 싫어서 간 워크샵에서도  MVP를 받고,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내가 웍샵가는것이 즐겁지 않다, 고 커밍아웃하기 전까지는. 


애니웨이, 회사인간 17년차. 

이제 조금씩은 다듬어져가고 있는걸까.

두명 이상의 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아서 이런 저런 목적성없는 결론에 도다를 필요없는 small talk는 내게 여전히 어려웠지만 나름 잘 마무리했다. 


그런데 멋썸, 우리는 어쩌다 혹은 왜 스몰토크가 안되는 인간부류에 속하게 된걸까?

육아로 치쳐있는 멋썸과 웍샵 뒷풀이차 와인/막걸리/맥주를 마시면서 몇년째 같은 고민을 나눴다.

그래도 같은 고민을 나눌 팀원이 있다는게 위로가 되는 저녁이었달까.





풍선을 불어서 제일 키크게 올리는 팀이 우승이었는데 내가 속한 그린팀은 3등을 차지했다. 굉장히 속상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런 경험은 이미 충분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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