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루 한줄 일기장
베토벤 운명 5번이나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 2번을 매일 5분씩 듣는다면
삶 자체가 예술이 된다 by 피아니스트 임현정
숏츠를 보다가 임현정이 멋진 말을 해서 메모 겸 일기를 쓰려고, 노트를 찾았는데 맘에 드는 노트가 없어서 만만한 브런치에 <공개일기장>이란 이름으로 매거진 하나를 만들었다. 일기, 라는 것이 모름지기 자물쇠로 걸어잠그는 노트가 유행일만큼 비밀리에 써야하는데 이렇게 대놓고 공개적으로 일기를 쓴다는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맘에 드는 노트도 없는 마당에 브런치에 일기를 쓰는 게 딱히 그렇게 말이 안될것도 없어서 그냥 여기다 쓰기로 결정했다.
2023.11.1
지난주 강릉에 드렀을때 샀던 에세이집들을 휘몰아치듯 읽고있다. 그중 <내가 무슨 노벨문학상을 탈것도 아니고>라는 설인하 책을 읽으면서 나도 사실 그정도로 대단한 글빨이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에세이집 대충 내볼까, 생각이 들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어서 오늘도 생각만했다. 내 일러서트를 그려준 고줄리 사촌동생도 제니퍼언니 책 언제 내는거냐고 물었다는데 뭔가 이제 정말 그런 시기가 온것도 같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일단 퇴근이나 해야지.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몇주간 무기력하다. 밥 먹는 시간은 빼고.
Mar. Diary
2023년 3월 6일 월요일
무려 10여년 넘게 애인이 없었던 J에게 애인이 생겼다. 자고 일어나도 믿기지 않는 소식이다.
내일은 애인과 저녁을 먹을거란, 그녀의 메세지가 심히 낯설다.
본인은 더 낯설다지만, 뭐가 뭔지 얼떨떨하다. 내게 애인이 생겨도 그럴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도저히 믿기 힘든 꿈같은 이야기.
2023년 2월 6일 월요일
매일 5분씩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듣는다면 정말 내 삶도 예술로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 삶이 예술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예술적인 삶......예술은 분명 아름답지만 예술가의 삶은 고통로 점철된 것처럼 느껴진다. 고흐와, 프리다칼로, 베토벤의 삶만 해도....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멀리서보면 아름다워도 가까이서보면 비극적인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일단 임현정이 말하는 삶이 예술이 되는 경지가 궁금해서 매일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석촌호수를 달리면서 밤공기가 심상치않다는 걸 깨달았다. 봄 밤의 기운이 전해진다. 올해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하지못했던 연애, 라는 것도 좀 시작해야할텐데.
2월 7일 화요일
한달만에 야근을 했는데 산적한 다른일을 해결하느라 밤 열시가 넘도록 써치는 시작도 못했다.
헤드헌터라는 직업은 절대적인 시간의 양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중에서 <서치>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하는데, 서치에 시간을 낼 여력이 없이 다른일들 매니징 중이다.
좋아해볼까 싶은 상대가 둘'씩'이나 있었는데 둘다 내 선에서 드랍했다. 캐롤은 '그래서 팀장님이 연애를 못하는 거다' 라면서 '어떤 점이 별로라고 해서 바로 드랍'하는 그런 태도를 지양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잡대라고 표현하는 사람을 짝사랑하면서 2월을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