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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Feb 06. 2023

맘에 드는 노트가 없어서
브런치에 일기를 쓰게 되었다

2023년 하루 한줄 일기장




베토벤 운명 5번이나 라흐마니노프 콘체르토 2번을 매일 5분씩 듣는다면 

삶 자체가 예술이 된다 by 피아니스트 임현정




숏츠를 보다가 임현정이 멋진 말을 해서 메모 겸 일기를 쓰려고, 노트를 찾았는데 맘에 드는 노트가 없어서 만만한 브런치에 <공개일기장>이란 이름으로 매거진 하나를 만들었다. 일기, 라는 것이 모름지기 자물쇠로 걸어잠그는 노트가 유행일만큼 비밀리에 써야하는데 이렇게 대놓고 공개적으로 일기를 쓴다는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맘에 드는 노트도 없는 마당에 브런치에 일기를 쓰는 게 딱히 그렇게 말이 안될것도 없어서 그냥 여기다 쓰기로 결정했다. 



Nov.

2023.11.1

지난주 강릉에 드렀을때 샀던 에세이집들을 휘몰아치듯 읽고있다. 그중 <내가 무슨 노벨문학상을 탈것도 아니고>라는 설인하 책을 읽으면서 나도 사실 그정도로 대단한 글빨이 있는것도 아닌데 그냥 에세이집 대충 내볼까, 생각이 들었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어서 오늘도 생각만했다. 내 일러서트를 그려준 고줄리 사촌동생도 제니퍼언니 책 언제 내는거냐고 물었다는데 뭔가 이제 정말 그런 시기가 온것도 같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일단 퇴근이나 해야지.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몇주간 무기력하다. 밥 먹는 시간은 빼고. 


Mar. Diary 

2023년 3월 6일 월요일

무려 10여년 넘게 애인이 없었던 J에게 애인이 생겼다. 자고 일어나도 믿기지 않는 소식이다. 

내일은 애인과 저녁을 먹을거란, 그녀의 메세지가 심히 낯설다. 

본인은 더 낯설다지만, 뭐가 뭔지 얼떨떨하다. 내게 애인이 생겨도 그럴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도저히 믿기 힘든 꿈같은 이야기. 


Feb. Diary 

2023년 2월 6일 월요일

매일 5분씩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듣는다면 정말 내 삶도 예술로 만들 수 있을까?

그런데 삶이 예술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예술적인 삶......예술은 분명 아름답지만 예술가의 삶은 고통로 점철된 것처럼 느껴진다. 고흐와, 프리다칼로, 베토벤의 삶만 해도....예술이라는 것 자체가 어쩌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멀리서보면 아름다워도 가까이서보면 비극적인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일단 임현정이 말하는 삶이 예술이 되는 경지가 궁금해서 매일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석촌호수를 달리면서 밤공기가 심상치않다는 걸 깨달았다. 봄 밤의 기운이 전해진다. 올해는 아주 아주 오랫동안 하지못했던 연애, 라는 것도 좀 시작해야할텐데. 


2월 7일 화요일

한달만에 야근을 했는데 산적한 다른일을 해결하느라 밤 열시가 넘도록 써치는 시작도 못했다. 

헤드헌터라는 직업은 절대적인 시간의 양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그중에서 <서치>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하는데, 서치에 시간을 낼 여력이 없이 다른일들 매니징 중이다. 

좋아해볼까 싶은 상대가 둘'씩'이나 있었는데 둘다 내 선에서 드랍했다. 캐롤은 '그래서 팀장님이 연애를 못하는 거다' 라면서 '어떤 점이 별로라고 해서 바로 드랍'하는 그런 태도를 지양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지잡대라고 표현하는 사람을 짝사랑하면서 2월을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야근하는데도 하나도 안 힘든건 재택하며 알라뷰를 보내주는 썸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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