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헤드헌터 Mar 02. 2023

[교수님 책] 어쩌다 한국인

고대 심리학과 교수 허태균 



허태균 교수는 말한다. 그간 우리는 서구심리학 기반으로 배워왔는데 서구심리학과 동양심리학은 어쩔수 없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 그중에서도 한국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가 가진 6가지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한다며 이 책에 그 6가지 특성에 대해 설명해놓았다.


이 책은 한국인이 가진 특성 6가지, 주체성, 가족확장성, 관계주의, 심정중심주의, 불확실성 회피, 복합유연성에 관하여 저자가 알기쉽게 설명해두었다. 조금 더 빨리 저자가 말하는 한국인의 6가지 특성에 대해 파악하고 이해하고 싶다면 유튜브 영상을 먼저 보고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하나의 특성이 한국인과 한국사회를 규정할 수는 없고 한사람의 어떤 성격적 특성이, 그사람의 모든 행동을 설명할 수 없겠지만 알아두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이전과는 다르다고 하니, 한번씩 읽어보셔도 좋겠다.




제니퍼의 편애하는 밑줄

1. 주체성

누가 시켜서 하기 보다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한국인들은 자율권/결정권이 주어지지 않는 환경에서 쉽게 무기력해진다. 


한국사람들은 유달리 '무시당하는 느낌'에 예민하다. 중요한 자리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지 않거나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할때, 한국 사람들은 짜증을낸다. 규칙과 원칙, 정해진 바대로 하는 것보다 그때 그때 자신의 개인적인 판단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집단 속에서 서로의 행동을 집단의 작용으로 보기 보다는 일대일의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쌍방간의 문제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한국 사람들의 관계성과 주체성이라는 특징이 수직적 집단주의를 만날때 단순히 갑을관계가 고약한 갑질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과의 직접적인 관계에서 나의 존재감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내가 누군지 알아?" 를 외치게 된다. 해결방법은 궁극적으로 하나 밖에 없다. 자신의 존재감을 타인과의 관계가 아닌 자기 스스로에게 찾을 수 있게 될때 한국사회 갑질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2. 가족확장성

유교의 효 사상에 근거한 동양적인 수직적 특성을 넘어서, 가족 개념의 사회적 확장이 일어난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너무나도 쉽게 혈연관계로 환원해버린다. 식당 아주머니를 이모라고 하거나, 친구 어머니도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 등. 한국 사람들은 가족이 그렇게 중요하다면서 주변 아무하고나 가족을 만든다. 이 모순적인 측면이 한국의 가족확장성을 잘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가족의 원리로만 운엉되기에는 한국 사회의 모든 조직과 집단이 지나치게 확장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심리학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 어떤가를 규명하는데 목적이 있지, 어떡해야 한다 라든지, 무엇이 잘못됐다, 라는 판단은 되도록 피한다.


우리가 원하는 모습과 지금의 모습이 다르다면 좀 더 냉철한 분석을 근거로 원하는 모습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을 고민하면된다.


대중의 힘을 얻어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그들의 마음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뽑힐때는 대중의 마음에 기대고, 뽑히고 나서는 이러한 마음이 잘못됐다는 논리는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 마음이 너무 다르다는 간사함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3. 관계주의

관계주의적 특성을 가진 한국인들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고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는데서, 다른 사람의 존재를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이 문화적 특징 중에 하나가 바로 맥락적 사고이다. 일관성보다는 그 주변적 혹은 상황적 요인을 더 고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맥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람이다.


한국사회에서 사과는 너무 빨라도 늦어서도 안된다. 즉 사과가 무지하게 어렵다. 한국인의 심정주의가 사과를 할때 거기에 진심이 얼마나 담겼느냐에 에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서구사회에서 사과는 일반적으로 원인규멍고 설명이 들어간다. 즉 왜 그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내용이 사과의 주를 이루고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이해를 구하는 측면이 강조된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사과는 정서적 공감. 슬픔과 보상, 그리고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이왕이면 가기 어려운 곳에서 하기 어려운 형태로 하는 사과가 진심이 담긴 사과로 보인다)


4. 심정중심주의

심리학에서 서구사회는 저맥락사회라고 한다. 의사소통의 본질이 정확성에 있고, 메세지 자체의 내용이 명확하며 사실에 근거한다. 저맥락 사회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적으로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명시적인 말, 계약서. 공식적인 시스템이 그래서 훨씬 중요하다. 

한국은 고맥락사회다. 이런 고맥락적 의사소통의 특성은 행동보다는 마음을 중시하고 심정을 알아주길 바라는 심정중심주의에서 비롯된다. 


우리 사회 중산층이 무너지는 가장 커다란 이유는 자녀교육비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가장 큰 착각은 인고의 착각이다.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는 막막한 상황에, 사람들은 불안하니까 그냥 아무거나 한번 해보려고 한다. 


인간이 어떤 사회적 사건의 원인이나, 자신 혹은 타인의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찾는 심리적 기제를 '귀인과정 attribution process 라고 부른다. 미래 원하는 결과를 얻고, 원치않는 결과를 막으려는 목적이다.


서양인들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를 원하고 그것을 더 가치있게 평가하고,한국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인들은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정보를 가치있게 평가하고 더 중요하게 다루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체성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길 원하고, 자신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를 지나 저성장 시대로 들어서서 실업률 증가와 고용감소로 이어져 노력만으로 취업이 되지 않는 철저한 능력위주의 사회를 만들었다.


한국사회는 아직도 인간행동이 본능적 쾌락주의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 무엇이든 부족한 것이나 지나친 것을 바로잡아서 일정한 상태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항상성의 원리를 따른다. 더이상 결핍이 있지 않는데 심리시스템이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어서인지 결핍의 사회를 살고 있다. 오랜기간 풍요롭고 천천히 발전함으로써 국민의 심리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변화되어온 선진국은 성숙의 원리가 작용한다. 결핍된 욕ㄱ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확인하고 마음껏 발현하려는 동기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성숙한 사회는 결핍의 원리가 지배하는 사회와 달리 획일적이지 않다. 몇가지 본능적인 결핍에서 비롯된 동기가 지배하는 사회는 그 구성원들의 행동이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가 창의적이지 못한 이유는 꽤 근본적이고 뿌리가 깊다.

성숙한 사회로 가는 가장 좋은 지름길은 각자 알아서 노는 것이다. 

결핍원리에 지배받는 한국 사람들은 소비행동에도 다양성이 없다. 모두 비슷한 것을 먹고, 사고, 더 크고 화려한것을 소비하려 한다. 대부분이 먹고 마시는데서 즐거움을 얻는다. 먹방, 쿡방. 맛집여행.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 자살률이 내려가고 행복해질까? 열심히 뭔가 했는데도 안되면 더 억울하고 좌절하게된다. 오히려 인생에 있어 성공이 굳이 중요하지 않고 남들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자살률은 내려가고 행복지수는 올라간다. 


삶의 질이나 만족도가 높은 선진국들은 모든 국민이 다 부자라서가 아니라, 많은 국민이 부자가 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성숙한 사회다. 


결핍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다만 한국인들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낄 뿐. 성숙의 사회로 전환이 필요하다. 성장, 생산, 경쟁을 추구하는 결핍의 마음에서 벗어나야지만 비로소 우리마음속에 사회정의, 복지, 양극화해소, 휴머니즘과 같은 개념이 들어설수 있다. 한국인이 원하는 사회를 만드는 방법은 우선 잘 놀아보는 것이다. 이제 진심으로 놀아야되는 시대가 되었다.


어떤 일의 원인을 찾는 인간의 귀인과정에는 '절감효과 discounting effect'라는게 있다. 어떤 사건을 설명할 수 있는 잠재적원인이 하나일때보다 두개일때 한 원인의 중요성이 평가절하된다는 원리다(반대현상은 augment effect 증폭효과다). 누군가 나한테 잘해주는데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을때 우리는 너무도 쉽게 그가 나를 좋아해서라고 믿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돈 좀 빌려달라고 하는 순간 ' 아 나를 좋아하는게 아니라 돈 빌리려고 그랬구나'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평가절하한다. 사실 그사람의 마음은 알 수 없고, 그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친하게 생각해서 어렵게 부탁하는 것일수도있는데 말이다.


5. 복합유연성

포기를 싫어하고 선택을 회피하면서 오히려 선택을 인식하지 못하는, 그래서 모든걸 두루두루 잘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는, 한국인의 복합유연성 때문이다. 

서양의 심리학은 인간에게 '일관성의 욕구'가 있다고 전제한다. 즉, 인간의 사고체계를 움직이는 주요 작동원리 중 하나가 일관성이고, 더 나아가 인간은 사고와 행동 간의 일관성을 추구한다는 관점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바와 다른 행동을 했을때 불편한 심리적 각성 상태에 빠진다는 '인지 부조화 이론 cognitivedissonance theory' 의 근간이 되었다. 

한국사회에는 인지부조화이론이 들어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있다. 한국인들은 자신이 믿거나 생각하는 바와 일치하지 않는 행동을 해도 크게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사회에서는 너무 일관성만 강조하거나 자신의 소신있는 행동만을 고집하는 사람을 그리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상황이나 상대에 맞추는 등 여러 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을 더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이다. 

좋으면서도 싫을 수 있고, 기쁘면서도 슬플 수 있다는 이런 특징은 동양문화의 특성인 변증법적 사고 dialectic thinking와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굳이 하나를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싫어하고 그런것을 강요하는 사람도 싫어한다. 안전비용을 줄이면서도 더 안전해질거라고 믿고, 일을 꼼꼼하게 하는 동시에 빨리 하라고 요구한다.


6. 불확실성 회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손에 잡히지 않는 무형의 무엇인가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불확실성 회피 uncertainty avoidance 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특유의 물질주의, 성공지상주의, 결과주의, 장기적 전략의 부재와 같은 현상들은 바로 이런 불확실성 회피의 성향에서 비롯된다. 



제니퍼씨가 팀 매니징에 참조할 것

주체성에 대한 것 염두에 두기! 

모든 것을 챙기고 모든 것을 결정하는 리더는, 안그래도 작아지는 주체성에 무기력해지는 부하직원의 존재 이유를 완전히 짓밟는 것이다. 리더가 더 많은 것을 책임지고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명한 리더라면, 좀 더 게으르고 무능한 (실제로는 부지런한지만 무능한 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한국인의 특성과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는 진정한 한국 리더의 자세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qLbVkn1DYg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