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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헤드헌터 Jun 15. 2023

일반인은 성공할 수 없는 <피켓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떠나보내며




오늘 낮 2시.

오페라의 유령 서울공연을 기다린 이들이 대거 티켓팅에 참전했다.

나역시 점심도 거르고 2시가 되기를 기다렸는데 일반인인 나는 역시나 피켓팅에 실패했다.

금손 친구도 참전했으나 결제 창에서 계속 튕겨나가서 실패!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최근에 자주 듣는 곡들에 <퇴근길 사진>들만 모아서 영상을 만들어봤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이 꼭 올해만 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들으려고 만든 조승우 노래모음

최근에 자주 듣는 9곡 정도의 음원을 추출해서 좋아하는 <퇴근길 승우조>사진에 넣어서 만들었다.

근데 만들면서 fly me to the moon의 가사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내 경우엔,

곡은 기본이고 가사에 꽂히는 부분이 있어야  마음에 와닿는데, 영상에 있는 9곡들은 두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곡들이다. 음미하면서 들어보시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tKL48-Ryfdw


#Flymetothemoon

Fly me to the moon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a Jupiter and Mars
In other words hold my hand
In other words baby kiss me
Fill my heart with song and let me sing forevermore you are all I long for all I worship and adore
In other words, please be true
In other words I love you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별들 사이에서 지낼 수 있도록 달로 데려가 달라거나, 화성에서 봄을 맞게 해달라는 사람.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하고 있는거지만 사실은 <자기 손을 잡아 달란 이야기>란다.

<키스해달란 뜻이란다>. <진심으로 대해달라는 의미였단다> 그래서 결국은 <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다> 라는 거다. 달로 데려가 달라는 둥, 화성에서 봄을 보게 해달라는 말로 포장했지만 당신을 사랑한단 의미라고... 아니, 이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냔 말이다.


#어쩌나이마음

그대는 어쩌면 그렇게 해맑을 수 있는지
당신의 그 고운 미소는 나에게 다가와 손짓하는데
아니 그렇지는 않은듯 낯설고 어색하게 내맘을 어지럽게 만들어
뭐라고 잘라 말할 수 없는 이마음 형언할 수 없는 이느낌
내입술이 얼음처럼 붙어버린듯
멍안히 선채로 바라만 보는 곤란한 이 감정, 어쩌나 이마음

일찍이 베르테르라는 남자가 롯데라는 여성을 보고 든 마음이다.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해맑을 수 있냐며, 그 사람의 미소 한방에 현기증 날 정도로 어지러워지는데 그 맘을 뭐라 형언할수도 없고. 할수있는거라곤 바보처럼 멍안히 선채로 바라만 보는 일.

베르테르가 롯데를 사랑한것만큼은 아니지만 누군가를 사랑할때 나도 <시선이 머문다>는 경험을 했다. 하루종일 까진 아니라도 바라보고있는데도 보고싶고 자꾸만 훔쳐보게되는 마음. 곤란한 감정과 마음들을 모르는 바 아니다. 베르테르 넘버들 중에서 가장 자주 듣는 곡이다.


#우리는

롯데: 다시 만날줄은 몰랐죠. 우연히 마주쳤으니!
 지나가는 여우비처럼 누구나 그렇듯이

베르테르: 내생각도 역시 그랬죠, 우연히 마주쳤으니 지나가는 소낙비처럼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엔 누구나 낯설어하죠 어색하고 얼굴은 붉어져 공연한 고민만했죠 누구나 그렇듯이

롯데: 내 생각도 역시 그랬죠
친해질 수 있을까 두렵고 새침하고 겸연쩍은 얼굴 누구나 그렇듯이

베르테르&롯데: 그러나 다시 만나고 그러다 서롤 느끼고 그리고
친구가 되어 어린시절 이야기 나누면 잠깐 사이 우리는 친구 (우리는 친구)

친구와 연인은 뭐가 그리 다른걸까. 어렸을땐 어떻게든 좋아하면 친구가 아니라 연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나이 마흔이 넘으니 굳이 그럴이유가 있을까 싶은거다. 이은미의 #결혼안하길잘했어 라는 곡을 들으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했다면...

헤어지면 남이 될 연인보다 평생함께 우정을 쌓을 친구가 어쩌면 평생의 반려자로 더 나은 것은 아닐까?


#작은너에게

난 항상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못한 얘기를, 나의 눈으로 지금 전할께
저기 멀지않은 곳에 긴 시간을 말없이 머물던 너의 시선을 난 느끼곤했어
감춰진 두눈에 반짝이던 눈물이 기도하듯 모은 손위로 빛이 되고
나에게 전해주던 작은 너의 사랑이 이세상 그무엇보다도 아름다웠어

부활노래라는데 조승우가 불러준 덕분에 알게됐다.

수줍어서인지 성격탓인지 말로 못하는 이야기를 눈으로 전해주는 사람. 때로는 열마디 말보다 많은 의미를 담은 눈빛때문에 심장 터지는 날도 오곤 한다. 순수한 두사람의 사랑이야기에 조승우 목소리가 더해지니까, 그 느낌이 배가되서 자주듣는 곡이다.


#당신이나를받아준다면

나는 가끔 바라보곤 해. 가야할길. 내가 걸어갈
나는 가끔 눈을 의심해. 왜 이런 험한길에..
절망하고 아파할 때, 그대 아닌 그 누가...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

지킬에게는 지킬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는 엠마가 있었다. 모두가 의심해도 가만히 지지해주는 한사람.

지킬이 절망하고 아파할대도, 모두가 돌아서고 비난해도 옆에 있어주는 사람, 사랑.

결국 지킬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속에서도 엠마를 지켜낸다.

참, 소름끼치도록 대단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발길을뗄수없으면 #reprise

그대는 어쩌면 그렇게 해맑을 수 있는지
 당신의 그 미소만큼씩 내마음은 납처럼 가라앉는데
그댄 어쩌면 그렇게도 눈부실 수 있는지
당신의 그 환한 빛 만큼씩 내맘엔 그림자가 지는데
나 그대 이제 이별 고하려는데 내입술이 얼음처럼 붙어버리면
나 그대를 차마 떠나려는데
내 발길이 붙어서 땔수가 없으면

베르테르가 롯데를 떠나기로 결심하면서 홀로 부르는 노래다. 어쩌나 내마음에 reprise이기도 한데 두곡을 참 좋아한다. 시선, 손길, 발길...이 모든건 사랑의 증표다. 근데 이렇게나 애끓고 절절한 마음이 그득한데 발길을 끊겠다니........베르테르는 할수없는 결심을 하면서 괴로움에 빠져든다.

이뤄지지 않은 모든 사랑은 너무도 처연하다. 그러니 지금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불평하지말고 더욱 감사히여기며 서로 사랑하길. 사랑의 치료법은 더욱 사랑하는 법 밖에없다고 하니.


#사랑하고있다면

상심하지 말아요. 간절한 열정, 목마른 그리움. 모두가 순결한 기쁨.
주판을 튕겨서 계산된 급료처럼 정해질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죠.
이리저리빼고나면 남는게 무엇인가요
샘물처럼 솟아나는 그 무엇과도 같은 것
기름을 끌어안고 불속으로 뛰어들어도
 사랑하고 있다면 마음을 불태우세요 이것저것 빼고나면 남는게 무언가요
마음의 눈으로 가슴이 시키는대로 사랑을 하세요
그저 사랑하세요 마음의 눈으로 그저 가슴이 시키는대로


마님을 사랑하는 어느 하인에게 베르테르가 해주는 사랑의 고언.

어쩌면 베르테르가 자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기름을 끌어안고 불속으로 뛰어들어도 사랑하고 있다면 불속으로 뛰어들으라는 것. 마음의 눈으로, 그저 가슴이 시키는대로, 이것 저것 재고 따지지말고 그저 사랑하라는 것.

하지만 그, 그저 사랑하는 것이 너무 힘든 즈음이다. 재고 따지고....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게 어려운 세상이다. 배우나 가수를 좋아해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의미에서 배우 조승우에 대한 나의 열정이 22년간 지속되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이룰수없는꿈

그 꿈 이룰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 수 없다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여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길을 따르리라
내가 영광의 이 길을 진실로 따라가면 죽음이 나를 덮쳐와도 평화롭게 되리
세상은 밝게 빛나리라 이 한몸 찢기고 상해도 마지막 힘이 다 할때까지 가네 저별을 향하여

이룰 수 없는 꿈이라하더라도 그 길을 간다는 자세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8월의크리스마스

태연한척 웃고 있어도 너의 마음 알아
마지막으로 한번만 나의 손을 잡아주렴
지금 이대로 잠들고 싶어 가슴으로 널 느끼며 영원히 깨지않는 꿈을 꾸고 싶어

많은 사람들이 한석규와 심은하가 등장하는 이영화에 대해 언급하곤해서 중학교때 봤던 영화를 최근에 다시보게 됐는데, 나이가 들어서 보니 더 슬프고 애전하게 다가왔다. 특히 한석규가 떠날 준비를 하면서 아버지에게 TV 리모콘 작동법을 알려주는 씬 같은데에서.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을 알 수 밖에없는 서로의 빈자리에 대한 슬픔들. 어렸을땐 보이지않던 일들까지 슬픔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순수한 눈빛과 꾸밈없는 가창력으로 <수요예술무대>에 나와 이곡을 불렀던 24살 풋풋한 시절의 조승우가 부른 버전이 제일좋다.

#조승우24살 #제니퍼23살


이건 베르테르 모음곡

이거 만들고 기어코 병이 났다. 잠을 줄이면 바로 몸의 리듬이 깨지는 것 ㅠ

알면서도…. 계속 각성상태….

https://youtu.be/AuorCymKrbQ

베르테르 모음



에필로그

실패했지만 괜찮다.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22년간 넘사벽인 조승우.....

오페라의 유령은, 부산에서 만난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지나고보니 그것도 기적의 취켓팅 성공. 부산이라고 안갔으면 어쩔뻔했나싶다. 역시 가길 잘했어!

#갈까말까하는데는가고 #할까말까하는말은 #하지말자는 목사님의 가르침에 감사하며!!




퇴근길 사진보면서 느낀건데 마스크 쓸때 눈망울이 더 돋보인다.


오빠 만나게해주려고 애써준 고마운칭구들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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