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읽는 헤드헌터 Sep 28. 2023

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2023년 추석연휴에 읽은 첫번째 책 (부제 캐롤에게)




지난주 심리학 수업에서 서사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배웠다. 심리학 교수들 모두가 MBTI 를 비과학적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이미 MBTI 식 대화에 익숙해진 MZ를 비롯한 우리들은 MBTI 대항마(?)같은게 필요했다. 한 교수님이 MBTI 대신 <서사정체성>이라는 대안을 제시해주셨다. MBTI가 문제라면 대안은 무엇인가, 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론은 내가 누구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지금의 당신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결정적 경험이 무엇인가?
 지금의 내모습은 무엇인가? 회사에선 잘나가는 상사인데 집에가면 존재감 없는건 아닌지? 내러티브라는게 단지 정체성뿐만 아니라 여러군데 사용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는 자신을 제일 잘 대변할 수 있다.

by 박선웅 교수 


조민이 첫책

수업을 들으면서 지금의 나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결정적 경험이 무엇인지 생각해봤는데 쉽게 그 사건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결정적 경험>을 찾기에 앞서 '지금의 나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결정적 경험이 무엇인지' 부분에서 <지금의 나의 모습>에 대한 규정부터가 어려웠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어떤거지?


나는 나를 잘 아는 편이고 자기 객관화가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타인에게서 그런말을 자주 듣는 편이고. 그런데 교수님의 질문에 대한 답이 언뜻 떠오르지 않았다. 


조민은 누구보다 자신에 대해 잘 알았다. 근거없이 밝은 사람. 하고 싶은것과 하기 싫은게 명확한 사람. 다름사람이 아무리 맞다고 해도 내가 <아니>라고 명확하게 자신의 옳고 그름이 있는 사람. 


조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겠지만 조민을 바라보는 조민 스스로의 시선과 조민의 가장 친한 친구와 그의 가족들 기준으로 조민을 평가하자면, 조민은 자기 일을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약한 사람을 돌봐주고 싶어하고, 편견이 없는, 아주 멋진 청년이다. 

자신이 마주한 고통과 파도를 피하지 않으며 파도를 거슬러 헤쳐나갈 준비가 되어있고 심지어 그 파도를 즐기려고 노력하며, 무엇에도 휩쓸리지 않은 채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자신의 흐름을 찾아가려는 아주아주 건강한 삼십대. 


어쩌면 조민을 통해 엄청난 시련앞에 선 조국 부부가 힐링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도 들었다. 

일부 사람들은 어머니가 감옥에 가있는 마당에 전시도 보러다니고, 전주 한옥마을도 가고 유튜브도 하면서 잘도 돌아다닌다고 비아냥거리지만 그의 어머니 정경심교수와 조국 전 장관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에 맞서 피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딸아이로부터 위로와 응원을 얻었을거라 확신한다. 

어떤 부모가 자식이 저 홀로 집에 칩거하면서 우울증에 시달리며 엄마아빠만을 걱정하며 지내기를 바라겠는가. 


이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는 모두 우리가 기사를 통해 본 조민과 전혀 다른 조민을 설명해준다. 

해외 의료봉사를 갔을때, 보통 세시까지만 봉사를 하고 관광이 이어지는게 수순인데 밤새 걸어온 환자들을 위해 자정까지 의료봉사하는 의사를 보조하며 조민은 그 흔한 관광한번 가보지 못한 것이나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있는 소록도 봉사를 자원해간일, 버려진 고양이와 아무도 케어해주지 않을 고양이들을 데려다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마음을 얻는 일, 인종차별로 심하게 시달리자 전학을 권한 부모님에게 6개월만에 겨우 베프를 사귀었는데 다시 전학가서 그 고통을 당하고 싶지 않다고 거절한 일에서, 이 외에도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조민이 얼마나 자신의 인생을 따뜻하고 올곧게 꾸려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남의 기준에서, 눈치보며 사는 삶이 아닌 자기의 기준에 맞춰 자기인생 스케줄에 맞춰 당당하게 살아갔음 하는 주변의 모든 이들이 떠올랐다. 조민을 비롯한 조국일가가 무너지기를 바라는 이들에게 유일한 복수는, 조국 조민 조원 정경심을 비롯한 조국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견해를 다 떠나서, 이념을 차치하고서 검찰과 언론에 의해 고통과 고난을 맞이하고 깊고도 험한 파도를 맞이한 그들 가족의 행복을 기도하며 응원한다. 


20~30대 청춘들이 꼭 한번씩 읽어봤음 좋겠다.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에필로그 

로빈슨은 이 책을 읽고나서 조민같은 사람이 의사가 안된게 환자들에게 너무 슬픈일이다, 며 개탄했다.

나는 나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나에 대해 책을 쓴다면 나는 어떤 에피소드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면 좋을까, 하는. 조민의 책은 아주 편안하고 나른하게 나를 자극했다. 


1. 지금의 제니퍼는 어떤 사람이며, 나를 만든 에피소드들은 어떤게있을지 그 부분들을 간단하게나마 기록해둘 작정이다. 

2. 조민처럼 작은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매일아침의 루틴을 만들어야겠다. 매일아침 <오늘도 운동못했네> <어제도 참지못하고 자다깨서 고칼로리 빵을 먹고잤네>같은 열패감으로 시작하는데, 그 루틴을 바꾸고 싶었다. 매일아침 알람시간보다 늦게 일어나서 서두르게 되고 대충입고 대충 화장하고 대충 머리를 말리고 가면 그 하루는 온전히 멋지게 보낼수가 없고 왠지 모르게 자신감도 떨어진다. 그러나 그런걸 잘알면서 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운동도 못하고 영어공부도 못하고 출근하는 나날이 십년넘게 반복됐다. 아주 작은 루틴. 성공 가능한 루틴.....그건 뭐가 있을까? 올해 3개월간 지속된 루틴은 소리튜닝이란 영어 유튜버 강의를 매일 10분, 머리 말리며 출근준비하는시간동안 듣는것인데 100일동안 지속하는 것에 성공했다. 100일 프로젝트가 끝나고 다시 갈길을 잃었는데 내게 도움이 되면서도 반드시 성공할수 있는 작은 루틴 하나를 다시 만들어야겠다. 뭐가 좋을까?

매일아침 일기를 써볼까나.


감정기복 있는 팀장이라 미안하다, 캐로로





















매거진의 이전글 추석에 읽고 싶은 책과 보고싶은 영화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