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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

by 책읽는 헤드헌터





9月22日 月 "유행따라 사는것도 제멋"

요즘은 잠자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고요한 집에서 쿨쿨 자고 일어나 기분좋게 빨래를 하고, 오이탕탕이와 애호박명란볶음을 했다.
엄마는 콩듬뿍 밥을 지으셨다. 듬뿍 밥 2공기를 먹었다. 배가 불렀지만 식빵도 먹었다.

엄마랑 둘이서 맛있게 밥을 먹는 이런 소소한 일상이 심심하지 않고 소중하기만 하다.

수업을 열심히 하고, 달걀 2개, 복숭아 1개를 이쁘게 깎아 정인재 저녁을 차려주고, 3km를 8분대로 달리고 샤워하고, 러닝복 빨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를 쓰면 끝.

나는 알고보니 단순한 삶을 즐기는 사람이었다 것이다.







9월 23일 (화) 「운동장에서」

100m를 질주하는 세계적인 선수들 경기를 보다가 나는 과연 100m를 몇 초 만에 달릴 수 있을지 궁금했다. 몸이 더 근육으로 바뀌고 강력한 훈련을 한다면 18초 정도.

6분대로 2km를 달렸다. 6개월 전이라면 상상도 못할 속도이다. 6분대면 나의 체감속도는 치타 수줍 정도이다. 숨이 차도록 달리기를 하고 서로 낄낄 웃으며 운동장을 누볐다. 유쾌한 가을 밤이다.

롱런이 잘되길 바라지만 예전처럼 완벽한 로드맵을 따르지는 않기로 했다.
즐기면서 웃으면서 달릴거다. 안나언니랑 수진과 단거리 달리기 놀이 참 재미있었다.








9월 24일 (수) 「명강사, 수진」

윤서, 그리고 정재완 선생님, 3명의 여자가 나를 성장시킨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우리 아이 회복탄력성 키우기" 낯선 부모님들 앞에서 2시간 동안 능숙하게 강의를 마쳤다.
강의하는 내내 모든 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어떤 포인트에서 공감하는지 느끼며 이끌었다.
나의 경험이 독서력과 만나서 준비하지도 않았던 인용구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내가 읽었던, 내가 겪었던 모든 것들이 나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강의 후 수진님과 처음 가보는 식당에서 고기를 먹었다. 커피 한 잔 나누고 싶었으나 살펴야 하는 일이 많은 분이라 헤어졌다.

맛있는 음식을 사 준 키 작은이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져서 평소보다 조금 먹었지만 배가 불렀다.
윤서 출근을 시키고 엄마랑 저녁 내내 놀았다.





9월 25일 (목) 「2만원」

오늘 진욱이가 소개해 준 분께 슬로우조깅 레슨을 했다. 참 선하게 생겼을 뿐 아니라 마음도 고운 분이었다.

요즘 새로운 분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그리고 달리기 수업으로 만원, 이만원씩을 벌고 있다. 2만원 벌어서 복숭아 1box를 샀는데 기분이 좋았다. 200만원 보다 귀한 것 같기도 하다.

불과 6개월 전에는 상상도 못한 일인,
「달리기」, 「슬로우조깅 지도자」

인연들이 어디로 펼쳐질지 궁금하기만 한 내 인생.
내일은 서종에서 스물다섯분과 함께 one day class.

푹 자고. 재밌게. 잘해보자.








9월 26일 (금)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별일 없이 지내는 나날들.
가끔 콩이 안부를 확인하고, 아파트에 들러 밀린 빨래를 하고 엄마랑 고구마 줄거리 등 제철 식재료로 점심을 해먹는다.

오늘은 서종에서 원데이클래스를 한 일이 특별하다면 특별했던 일. 크게 마음의 동요 없이 2025년 가을을 맞이했다.

토요일은 무엇을 할까?













9월 27일 (토) 「흐뭇한 마음」

정인재가 동창회에 갔다.
마음이 참 홀가분했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마음이 많이 쓰이는 일이다.

정인재가 없는 주말, 눈뜨는 일부터 상쾌하게 시작했다. 실컷 운동장에서 달리고, 커피도 마시고,
다시 오후에는 앙덕 아바타 나무까지 달려 갔다.

아빠랑 다슬기를 잡으며 오던 곳에서 잠깐 명상을 했다.

맛있는 커피도 한 잔, 좋은 친구랑 오니 다시 양평까지 달려서 가는 일도 신나게 느껴졌다.

가을을 흠뻑 느낀 하루였다.











9월 28일 (일) 「가을비」

밤새도록 비가 오더니, 아침에도 오후에도 그칠 줄 몰랐다. 달리기 여행을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공이랑 남편이랑 셋이 놀았다.

새우깡도 오랜만에 먹고, 라면도 3개나 끓여 먹었다. 남편과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내가 바빠지면 엄마는 심심해지시는데,
동네 어르신들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집 앞에 있어서 다행이다.

내일 도현이가 영어 시험 잘 봤으면 좋겠다.




















브런치 연재 준비만 5년. 결국 실패. 나는 뻐꾸기처럼 동생 제니퍼 브런치에 내 이야기를 얹기로 했다. 우후~ 밤이면 내일 아침메뉴 생각에 즐겁고 아침이면 달밤달리기 생각에 즐거운 삶.

즐거운 세상에 즐거운여행자가 되길.

from 로빈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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