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운동장에서 5km를 혼자 달렸다.
조용히 말 안하고 달리니 좋았다.
구령 외치고, 너스레 떨고, 왔다 갔다 걱려하는 일도 좋지만 혼자 내 발소리를 동무삼아 타박타박
달리는 것도 좋다.
11시에 달걀 2개, 오뎅바 2개를 먹었다.
배가 든든하니 좋다.
초등 1학년 어린 이령이가 너무 이쁘다.
열심히 가르쳐야지!
컨디션 좋게 달리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마음도 붕붕 하늘을 나는 것처럼 기분이 최고다.
앗 조심해야 되는 시기이다.
말로 실수하지 않기
잘난척 하지 않기
눈빛으로 상처주지 않기
마음을 차분히 하고, 심호흡을 하자!
10月1日 석촌호수에서 슬로우조깅 원데이클래스를 잘 마무리 했다. 몰리짱과 제니터, 상희가 와줘서 큰힘이 됐다. 홈그라운드에서 경기한 기분이었다.
참 고마운 분들.
장장 10일간의 연휴가 시작된다.
매일 놀다시피 하니까 휴일도 크게 의미가 없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출근은 주 3일 4시간씩. 수입은 상대적으로 현저히 적지만 외식 안하고. 옷 안사니 경제적인 궁핍감도 아직은 견딜만하고, 요즘 삶이 괜찮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해지는 이유도 기대와 욕망이 줄어들기 때문일거다. 수업이 일찍 끝나서 콩이랑 한참 놀았다.
타인들의 모험과 사치를 구경하는 것으로 대리만족을 하고, 나는 달리기 좋은 코스에서 땀 흘리며 달리기 하며 지내고 싶다. 긴 연휴동안 15km에 도전해봐야지.
5km 마라톤 시합에 나갔다.
완주 메달을 목에 걸고, 신나서 춤도 추었다.
다음 대회도 이렇게 신날까?
한계효용체가의 법칙…… 100개의 5km, 10km, 하프, 풀마라톤… 10km 정도 대회를 꾸준히 나가는 정도의 Runner가 되고 싶다.
추석 명절이다. 설렘도 없고, 분주함도 없다.
대충 짐을 싸서 뒤죽박죽 별장으로 옮겼다.
현진이네랑 제니퍼네가 오니까 방도 잘 정리했다.
오랜만에 집에 가서 청소를 하고 늘 하던대로 소파에 한참 누워 있었다.
약속시간에 임박해서 겨우 몸을 움직여 재빠르게
설거지를 했다. 하려던 청소는 또 못했다.
미경 선배가 사주신 맛있는 고기를 먹고
한참 산책을 했다.
내가 어른이 되서인가? 시대가 변해서인가?
명절이 좀 쓸쓸하다.
대두가 울면서 뒤죽박죽 별장으로 왔다.
현진이랑 싸웠다.
말을 이쁘게 하면 싸울 일이 거의 없는데 늘 말이 문제다. 콩이랑 놀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대두를 보고 정인재씨랑 길을 떠났다. 9시에 출발하려 했으나, 12시 15분이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화도 안 내고 기다렸다가 즐겁게 출발했다.
석식산리에서 물을 뜨고 소리산 숲속마을에서 시간을 보냈다. 따뜻한 숲을 보며 마음이 차분해지고 좋았다. 추석을 이렇게 여유롭게 보내다니.
브런치 연재 준비만 5년. 결국 실패. 나는 뻐꾸기처럼 동생 제니퍼 브런치에 내 이야기를 얹기로 했다. 우후~ 밤이면 내일 아침메뉴 생각에 즐겁고 아침이면 달밤달리기 생각에 즐거운 삶.
즐거운 세상에 즐거운여행자가 되길.
from 로빈슨